창업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_00 창업의 이유
나는 열여덟살부터 스물여섯이 된 올해까지, 수많은 작은 비즈니스와, 2년간의 스타트업, 그리고 두 번의 창업을 경험했다. 지금은 마케팅 1인기업을 운영하고 있고, 대략 대기업 직장인 2~3배정도의 매출을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다. 돈 버는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고 배운 기간이 8년, 그 중 프리랜서나 1인기업가로 일한 기간이 4~5년쯤 되니,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몇 마디 조언을 해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창업관련 강의나 유튜브 등, 어디에서도 이야기하지 않는, 창업하기 전에 알야야 할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시리즈로 엮어 보려고 한다.
모두가 망해가는 코로나 시대에 무슨 창업을 이야기하냐고 할 수 있겠지만, 1.모두가 망해간다고 생각하는 것은 절대 착각이고, 2.누군가 망하는 시대는 새로운 기회가 생겨나는 시대이기 때문에, 그 어떤 때보다 지금 창업을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고 알맞은 타이밍이라고 본다.
나는 창업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한다. 또, 현재 직장인이라면 언제든지 사업을 운영하러 나올 준비가,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언제든 회사에 들어갈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장인에게 사업 준비는 언제 추락할지 모르는 비행기에서 낙하산을 메고 대기하는 것이고,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재취업은 다음 사업 준비를 위해 잠시 비를 피하는 것이다. 무조건 창업도 틀렸고, 무조건 취업도 틀렸다. 그러나, 유연성과 생존력은 무조건 옳다. 세상 어디에서든 일을 만들어내고, 그 일을 통해 돈을 만들어낼 능력을 갖추려면, 창업을 배우고, 창업을 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취준생을 위한 컨텐츠는 넘쳐나지만, 창업준비생들을 위한 컨텐츠는 거의 존재하지 않아서, 창업과 취업 모두를 직접 경험해 본 내가 직접 쓰기로 했다.
창업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첫번째 아티클은 창업의 이유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한다. 창업을 해야 할 이유에 대해서는, 경제적인 이유만을 들 생각이다. 창업에는 현금흐름 이외에 다른 이유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다음 아티클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다. 창업을 해야 할 이유, 시작해 보자.
1. 근로소득은 위험한 소득이다
나는 안정적인 소득을, 일정한 현금흐름을 물가상승률보다 더 높은 인상폭으로 가져가는 것으로 정의한다. 이런 기준으로 봤을 때, 대략 8~90년대까지는 근로소득이 굉장히 안정적인 소득이었다. 60년대에서 90년대까지 30년간은 기업이 매년 고용을 확대했고, 물가가 오른 것보다 연봉이 빠르게 올랐고, 저축을 하면 높은 금리 덕에 약 10년정도면 자산을 형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자본소득이 근로소득을 빠르게 따라잡았고, 고용이 정체되었고, 금리가 내렸다. 기업이 큰 성장을 이루던 시대에는, 기업이 커지면서 근로자의 경제규모도 같이 커졌지만, 저성장 시대가 오면서 정체되고, 쪼그라들었다. 그래서, 근로소득은 더이상 안전한 소득이 아니다. 오히려 위험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평균 고용 기간도 짧아지고, 연봉 인상폭도 줄었다. 근로소득은 2~30대에 경제활동의 스타트를 끊는 소득으로서의 가치는 분명히 크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볼 때는, 언젠가 없어질 소득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근로소득이 위험한 또 하나의 이유는, 의존적인 소득이기 때문이다. 컨트롤할 수 없는 외부 리스크를 안고 있는 것이다. 월급은, 고객이 회사를 싫어하면 사라지고, 회사가 돈을 못 벌면 사라지고, 회사가 당신을 싫어하는 순간 사라진다. 자진 퇴사 이외에는 모든 리스크가 외부에 있다. 근로소득은 조직이라는 안전한 울타리에서, 적당한 영역만큼만 움직이고, 조직의 방향에 맞춰 생각하는 착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용돈과도 같다. 근로소득은 스스로의 능력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잘 한 것에서 일부를 용돈으로 나눠받은 것이고, 또, 회사의 말을 잘 들어서 받은 용돈이다. 그렇게 말 잘 듣는 어른이로 15~20년을 산 사람이 갑자기 희망퇴직을 당한다면? 가진 것 없이, 배운 것 없이, 용돈이 끊긴 상황과 똑같은 처지가 될 수밖에 없다. 착각하지 마라. 월급의 크기는, 절대로 당신의 능력이 아니다. 회사의 능력을 자신의 것이라고 믿는 호가호위일 뿐.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고, 회사의 규모가 클수록 그 변화를 잘 따라가기 어렵다.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기에 조직의 이름값에 기대는 것을(리스크를 외부에 두는 것을) 그만두고, 소득의 원천, 소득의 이유, 그리고 리스크 또한 스스로에게로 가져와야 한다. 직장인이라면, 지금 당장은 준비가 부족해서 독립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생각보다 빠른 시일 내에 뛰어내려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세상이 아무리 변화해도 살아남으려면, 착한 아이여서 용돈을 받는 게 아니라, 잘난 아이여서 스스로 돈을 벌어야 한다. 내가 속한 조직이 아니라, 나 스스로가 제로베이스부터 시작해서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2. 사업체와 사업 경험은 고가치 자산이다
양의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은 자산, 음의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은 부채다. 앞서, 회사에 소속된 것은 더이상 안정적인 자산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렇지만, 창업을 하면, 운영하는 사업체와 그런 사업체를 운영하는 스스로가 자산이 된다. 기본적으로, 회사의 이름값에 기대지 않은 상황에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기 때문이다. 시키는 일을 잘 하는 것과, 없던 일을 만들어서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기업은 일을 일으킨다는 뜻이다. 없던 일을 만들어서 일으키는 능력과 경험은 두고두고 쌓이는 자산이 된다.
변동성이 큰 상황일수록, 유연한 대처가 가능한 사람이 이득을 본다. 시대나 상황이 아무리 급변해도, 창업의 경험으로 탄탄한 생존력을 쌓아 둔다면 몰아치는 파도를 기회로 쓸 수 있다. 시장 상황이 나빠져서 폐업을 하더라도, 돈을 버는 기술을 체득한 상태라면, 새로운 사업체를 시작할 수 있다. 고정비용이 거의 없는 사업이라면, 말 그대로 존버를 할 수도 있고 말이다.
게다가, 창업에는 현금흐름 상승의 제한폭이 없다. 회사에 소속된 상태라면, 정해진 연차별 연봉테이블에 근거해서 급여가 나오지만, 창업은 내가 잘 하는만큼 크게 키워낼 수 있다. 한계가 없다는 것, 천장이 뚫려있다는 것은 인간의 심리에 거대한 영향을 미친다. 층고 2.6미터인 교실에서 공부한 학생들보다, 3미터인 교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창의력이 두 배 차이가 난다고 한다. “지금부터 5년 더 일하면 지금보다 연봉 2천만원 더 받겠네”하는 사람과, “지금부터 5년 더 일하면 매출을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까?” 생각하는 사람의 5년 후 삶의 크기는 얼마나 차이가 날 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누군가는, 현금흐름이 하락 방향으로도 제한폭이 없다고 반문을 할 수 있을 텐데, 그런 생각 하는 사람이라면, 미안하지만 사업 생각하지 말고, 이 글도 더 읽지 말기를 바란다. 그대를 위한 처방은, 나도 잘 모르겠다.
3. 남들보다 잘 하는 것 하나만 있으면 돈이 되는 세상이다
하늘 아래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다시 말하면, 내가 확실하게 가진 킥이 있다면, 남들보다 잘 하는 것 하나만 있다면, 어디에 뛰어들어도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편의점 점주가 되더라도, 개인택시 기사가 되더라도, 블로그를 하더라도, IT 스타트업을 시작하더라도, 내가 특출나게 잘 할 수 있는 것을 서비스에 잘 녹여내면 된다. 중고 전자기기 거래에 자신이 있다면, 가격대에 맞는 중고 노트북을 골라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시작하면 되고, PPT 디자인에 자신이 있다면, PPT 템플릿을 만들어 파는 것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면 된다. 작게 시작하고, 업그레이드하고, 한계를 느끼면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그렇게 키워가면 된다. 이미 존재하는 중고시장을 온라인으로 처음 가져온 것은 중고나라였고, 중고나라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모바일 서비스 대응을 제대로 못 한 중고나라를 이긴 건 당근마켓이었다. 이미 있는 비즈니스에, 거대 경쟁자가 있는 종목에서, 자신이 잘 하는 것을 섞어서 시작한 당근마켓은 최근 조 단위 밸류에이션을 목표로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성이 늘어난 만큼, 기회도 다양해졌다. 그래서, 창업의 기회가 굉장히 많이 열려있다. 내가 불편함을 느낀 일상의 소재 하나만 가지고도, 수천억 밸류에이션을 받는 회사를 만들어낼 수 있다. 게다가, 지금은 이미 같은 종목에 존재하는 서비스가 있어도, 언제든 그것을 뛰어넘을 수도 있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의 흐름을,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창업뿐이라고 생각한다.
시리즈 다음 글: 창업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01_창업을 고민할 때
Johnny Kim 김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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