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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축제에 이어 임산물 축제도 즐겨요

5월의 첫날 노동절, 강원도 홍천으로 향하는 길은 예상보다 더 붐볐다. 여느 때 같으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리던 서울에서 홍천까지의 시간이 거의 4시간 30분이 걸렸다. 어린이날 연휴를 앞두고 이동하는 차량이 한꺼번에 몰린 데다 봄나들이 차량까지 겹친 영향이었다. 홍천으로 진입하자 곳곳에 '홍천 산나물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홍천으로 진입하자 곳곳에 '홍천 산나물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본인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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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첫날 노동절, 강원도 홍천으로 향하는 길은 예상보다 더 붐볐다. 여느 때 같으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리던 서울에서 홍천까지의 시간이 거의 4시간 30분이 걸렸다. 어린이날 연휴를 앞두고 이동하는 차량이 한꺼번에 몰린 데다 봄나들이 차량까지 겹친 영향이었다. 홍천으로 진입하자 곳곳에 '홍천 산나물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홍천으로 진입하자 곳곳에 '홍천 산나물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본인 촬영)

굳이 축제 행사장인 도시산림공원 토리숲까지 가지 않아도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연둣빛으로 물들기 시작한 산과 함께 도시 전체가 산나물 축제를 맞이하는 분위기였다.

◆ 산나물과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홍천 축제장

홍천 산나물축제가 열리는 행사장에서 홍천 팔봉산 당산제를 연계해 관람할 수 있도록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었다. (본인 촬영)

축제가 열리는 도시산림공원 토리숲 입구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셔틀버스 승하차장이 눈에 들어왔다. 토리숲과 팔봉산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이틀 동안 운영하고 있었다. 홍천 산나물축제와 함께 팔봉산 당산제를 연계해 관람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 외지 방문객은 산나물축제를 찾은 김에 팔봉산 당산제까지 둘러볼 수 있어 그야말로 일석이조였다.

팔봉산 당산제는 홍천 팔봉산 일대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 행사다. 지역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제례 성격의 행사로 알려져 있으며, 올해도 전통 제례와 공연 등을 함께 진행했다. '홍천문화재단'은 산나물축제와 팔봉산 당산제를 연결해 단순한 먹거리 축제를 넘어 지역 문화와 관광을 함께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공연장 무대와 객석 뒤편으로 홍천 산나물 판매 부스를 배치해 공연 관람 후 산나물 구매로 이어지도록 동선을 구성했다. (본인 촬영)

축제장 입구에 먹거리장터, 체험 부스, 축제 홍보부스를 배치해 사람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었다. 가운데에는 공연이 열리는 무대와 객석이 마련돼 있었고, 그 뒤편으로 산나물 판매 부스가 길게 이어졌다. 오랜 시간 이동해 홍천까지 도착한 외지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쉬고 먹고 체험하고 마지막으로 산나물 구매까지 이어지면서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동선을 구성한 점도 눈에 띄었다.

축제장 부스의 천장이 높아서 뜨거운 열기를 피하고 산나물의 싱싱한 상태를 유지하려는 주최 측의 고민이 반영돼 있었다. (본인 촬영)

축제장 부스는 일반 축제 현장에서 흔히 보는 천막보다 천장이 높았다. 뜨거운 열기를 피하고 산나물의 싱싱한 상태를 유지하려는 주최 측의 고민이 반영된 모습이었다. 실제로 판매 부스 안은 상대적으로 시원했고, 산나물도 방금 채취한 듯 신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이른 아침부터 산에 올라 직접 산나물을 채취해 축제장으로 가져온 농가들의 노고가 느껴졌다. 판매 부스 곳곳에서는 온 가족이 함께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한 판매 부스에서는 20대로 보이는 딸이 방문객들에게 산나물을 소개하고 있었다.

행사 당일 이른 아침에 산에 올라가 채취한 산나물에서 농가들의 노고가 느껴졌다. (본인 촬영)

"저희 아빠가 아침 일찍 산 위로 올라가서 직접 채취하신 나물이에요. 보세요. 싱싱하죠?"

그는 바구니에 한가득 담긴 산나물을 가리키면서 환하게 웃었다. 막 채취한 산나물에서는 물기 어린 봄기운이 그대로 느껴졌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자리가 아니라 가족이 함께 산에서 채취한 임산물을 직접 소개하고 판매하는 현장이었다.

강원도 홍천군은 전국 시·군 가운데 가장 넓은 면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면적의 약 85%가 산림으로 둘러싸여 있다. 특히 동쪽으로 갈수록 해발고도가 높아지는 지리적 특성 덕분에 청정 고산 산나물이 자생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번 축제는 이러한 홍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산나물과 산양삼 등 지역 임산물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축제 현장에서는 명이나물, 참두릅, 엄나무순 등 다양한 산나물을 판매하고 있었고, 산양삼 판매 부스도 있었다. (본인 촬영)

축제 현장에서는 명이나물, 참두릅, 엄나무순 등 다양한 산나물을 판매하고 있었고 산양삼 판매 부스도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현장에서 구매한 산나물과 산양삼을 홍천 한돈과 함께 바로 구워 먹을 수 있는 식당도 운영하고 있었다. 임산물을 단순히 전시·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먹거리 체험으로 연결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홍천을 대표하는 산나물 가운데 하나인 명이나물로 만든 '명이핫도그' 판매 부스에 사람들이 몰렸다. (본인 촬영)

홍천을 대표하는 산나물 가운데 하나인 명이나물로 만든 '명이핫도그' 판매 부스에는 긴 줄이 이어졌다. 어떤 맛일지 궁금해 필자도 직접 명이핫도그를 먹어봤다. 한입 베어 물자 일반 핫도그보다 기름진 맛이 덜했고 명이나물이 들어간 초록빛 빵에서는 산나물 특유의 향긋함이 느껴졌다. 단순히 지역 특산물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먹거리로 연결하려는 시도가 인상적이었다. 명이핫도그가 앞으로 홍천을 대표하는 먹거리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엿보였다.

홍천을 대표하는 먹거리 중 한돈의 소비 촉진 행사로 마련된 시식 이벤트도 있었다. (본인 촬영)

축제 행사장에서 또 하나 눈길을 끈 것은 한돈 소비 촉진 행사로 마련된 시식 이벤트였다. 홍천은 2025년 축산육성대상 전국 1위 대상을 수상한 지역이기도 하다. 흔히 홍천 하면 한우를 떠올리지만, 한돈 역시 홍천을 대표하는 먹거리 가운데 하나다. 산나물과 함께 지역 농축산물을 함께 알리려는 모습도 축제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 꽃을 감상하는 축제에서 맛보고 체험하는 축제로

공연장 객석 뒤편으로 산나물 판매 부스를 배치하고 있었다. 홍천의 산나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궁금했다. 부스마다 곤드레, 곰취, 삼잎국화, 명이나물, 엄나무순, 참두릅 등을 진열하고 있었고, 산양삼 판매 부스도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었다. 봄철에만 만날 수 있는 산나물 특유의 향긋한 냄새가 행사장 곳곳에 퍼졌다.

방문객들은 산나물을 직접 만져보고 향을 맡거나, 시식한 뒤 구매를 이어갔다. 판매 부스 곳곳에는 농가 연락처와 명함도 비치해 뒀다. 현장 구매에 그치지 않고 이후 재구매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방문객들이 판매 부스에서 산나물무침을 시식한 뒤 구매할 수도 있었다. (본인 촬영)

홍천문화재단 축제운영부에 따르면 "홍천은 전국 최대 규모의 산림 면적을 보유한 지역으로, 해발 600m 이상 고지대에서 자란 다양한 임산물을 홍보·판매해 농가 소득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기 위해 축제를 시작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홍천 산나물 축제는 처음에는 홍천 내면 지역에서 시작됐으며, 올해로 8회를 맞았다. 산림 면적이 넓은 지역 특성을 활용해 지역 대표 임산물을 알리는 축제로 성장해 왔다.

봄꽃 축제가 봄 풍경을 보고 감상하는 축제라면, 산나물 축제는 제철에만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임산물을 맛보고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종합형 축제다. 실제로 현장 분위기는 일반적인 봄꽃 축제와는 조금 달랐다. 사진을 찍고 지나가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산나물 맛을 보고 구매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방문객들은 장바구니를 들고 산나물 부스를 오가며 가격과 조리법을 묻기도 했다.

◆ 임산물 소비가 산촌 지역 경제로 이어지다

우리나라는 전 국토의 약 70%가 산지로 이루어져 있다. 그만큼 산에서 얻을 수 있는 임산물도 다양하다. 봄철이면 두릅, 곰취, 명이, 취나물 같은 산나물이 자라나고, 계절에 따라 버섯과 약초, 산양삼 등 다양한 임산물이 우리의 식탁에 올라간다.

홍천 산나물축제 현장에 설치된 먹거리 부스에 모여든 사람들의 모습 (본인 촬영)

축제운영측에 따르면 매년 방문객과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2024년 축제 방문객은 3만 9734명, 매출은 5억 9879만 5000원이었으며, 2025년에는 방문객 3만 9775명, 매출 6억 4273만 원으로 증가했다. 방문객은 AI 기반 피플 카운터로 집계했으며, 매출은 축제 행사장 참여 부스 운영자들의 판매액을 합산한 수치다.

홍천 산나물축제는 단순히 축제가 열리는 3일 동안 산나물을 판매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축제를 통해 고객을 확보하고 홍천을 알리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따라서 축제에 참여한 농가들도 재배 의욕을 갖게 되고 자연스럽게 소득과 연결될 수 있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흙을 만지고 모종을 심으며, 산나물 재배 과정을 체험하는 부스 (본인 촬영)

축제 현장에는 단순 판매 외에도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었다. 산나물 가방 만들기, 천연염색, 문화상품(굿즈) 만들기, 볼풀 체험, 산양삼 모종 심기 체험 등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뒀다. 임산물 판매 부스는 모두 42곳을 운영했으며, 대표 품목인 명이·곰취·눈개승마·두릅은 부스마다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해 방문객들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는 군 장병 할인 행사도 처음 도입했다. 홍천에 주둔 중인 군 장병이 임산물을 구매하면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지역과 군부대가 함께 상생하자는 취지에서다.

◆ 봄꽃 관광에서 '제철 음식 여행'으로

최근 관광 흐름은 단순히 풍경을 감상하는 데서 체험형·지역형 관광으로 확대되고 있다. 홍천 산나물 축제 역시 이런 변화에 맞춰 지역 문화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었다. 홍천문화재단 축제운영부는 "최근에는 건강과 맛, 휴식·휴양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홍천 산나물축제도 가족 단위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제철 축제'로 만들어 가는 것이 과제"라고 전했다.

현장을 둘러보며 직접 산나물 시식도 해봤다. 향이 진하고 쌉쌀한 맛이 입안에 퍼졌다. 꽃이 눈으로 봄을 느끼게 한다면, 산나물은 입으로 봄을 느끼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가가 산지에서 채취한 산나물을 집으로 가져와서 요리해 먹을 수 있다는 게 축제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본인 촬영)

봄꽃 축제는 여러 번 찾아봤지만, 임산물 축제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단순히 아름다운 꽃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산지에서 직접 수확한 산나물을 구매해 집까지 가져오니 또 다른 보람을 느꼈다.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산나물을 한자리에서 구경할 수 있었던 점도 인상적이었다.

집으로 가져온 산나물을 오래 싱싱하게 보관할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즉시 다듬고 씻은 뒤 끓는 물에 데쳐 양념해 먹는 것이다. 오래 두고 먹으려면 물기를 제거한 뒤 소분해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해동해 무쳐 먹으면 된다. 산나물을 나물로 무쳐 먹는 것 외에도 부침개나 튀김으로 조리하면 또 다른 별미가 된다.

산림청은 봄철을 맞아 국민이 산림을 더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봄꽃·임산물 축제 전국지도'를 제작해 배포했다. 지도에는 산나물, 버섯, 약초 등 임산물을 중심으로 한 축제뿐 아니라 벚꽃, 매화, 철쭉 등 산림과 연계된 봄꽃 축제도 함께 담겼다. 봄꽃에 집중된 관심을 임산물로 확장하고, 임산물 소비 확대와 산촌 지역 경제 활성화를 함께 추진하기 위한 취지다.

산림청이 배포한 '봄꽃·임산물 축제 전국지도' (산림청)

산림청이 배포한 축제 전국지도는 바로 그 지점을 보여주고 있었다. 봄꽃을 감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산을 맛보고 체험하는 봄으로, 우리의 여행 방식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홍천 산나물축제가 끝났더라도 홍천의 산나물을 계속 구매할 수 있다. 축제에 참여한 농가들의 판매 정보와 연락처는 홍천 산나물축제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축제 현장에서 맛봤던 명이, 곰취, 두릅 등 제철 산나물을 온라인으로도 주문할 수 있어 축제가 끝난 뒤에도 홍천의 봄맛을 이어갈 수 있다.

☞ (보도자료) 봄꽃-임산물 축제가 한 눈에…산림청, 2026년 상반기 '봄꽃-임산물 축제 전국지도'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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