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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딱 한 시간! 건강도 환경도 모두 챙겨요!

지난 5월 7일 목요일 퇴근시간 경기도 광명에 사는 30대 직장인 A씨는 평소와는 다른 퇴근길을 택했다. 그가 향한 곳은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 앞. 그곳에는 집게와 봉투를 든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A씨도 자연스럽게 그 사이에 섞였다. 퇴근길 플로깅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간단한 안내와 준비운동을 마친 참가자들은 광명 먹자골목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인도와 도로 주변에는 담배꽁초와 작은 생활쓰레기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특히 사람들이 오래 머무는 야외 운동기구 주변이나 골목 구석에는 쓰레기가 많이 쌓여 있었다. 참가자들은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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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7일 목요일 퇴근시간 경기도 광명에 사는 30대 직장인 A씨는 평소와는 다른 퇴근길을 택했다. 그가 향한 곳은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 앞. 그곳에는 집게와 봉투를 든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A씨도 자연스럽게 그 사이에 섞였다. 퇴근길 플로깅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간단한 안내와 준비운동을 마친 참가자들은 광명 먹자골목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인도와 도로 주변에는 담배꽁초와 작은 생활쓰레기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특히 사람들이 오래 머무는 야외 운동기구 주변이나 골목 구석에는 쓰레기가 많이 쌓여 있었다. 참가자들은 자동차 주변이나 평소 무심코 지나치던 곳까지 살펴보며 쓰레기를 수거했다. 처음에는 봉투가 가벼웠지만 한 시간쯤 지나자 제법 묵직해졌다. 단지 동네 몇 블록을 걸었을 뿐인데 생각보다 많은 쓰레기가 모였다.

A씨는 ”동아리 활동으로 플로깅에 참여했다“며 ”이렇게 동네 쓰레기를 직접 줍는 작은 노력이 쌓이면 환경이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담배꽁초는 버리는 사람이 많아 제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플로깅 참여 인원이 많아질수록 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플로깅에 직접 참여한 후 A씨는 환경보호가 거창한 실천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느꼈다고 했다. 퇴근길에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내서 동네를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것만으로도 거리의 변화가 눈에 보였고 활동이 끝난 뒤 뿌듯함도 컸다.

일상 속 환경실천
플로깅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갈수록 증가하는 생활쓰레기 문제가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2024년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에 따르면 생활계폐기물 발생량은 연간 2376만 톤으로 전년(2241만 톤)보다 약 6% 증가했다. 5년 전인 2019년(2116만 톤)과 비교하면 약 12.3% 늘어난 수치다. 전체 폐기물 가운데 생활계폐기물이 차지하는 비중도 13.2%로 전년보다 확대됐다.

이처럼 일상 속 폐기물 문제가 커지면서 플로깅처럼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환경실천 활동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플로깅은 스웨덴어로 이삭을 줍는다는 ‘플로카 우프(plocka upp)’과 달리기를 뜻하는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다. 국내에서는 ‘줍깅’이라고도 불린다. 걷거나 뛰면서 쓰레기를 줍는 환경정화 스포츠 활동으로 2016년 스웨덴에서 시작된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됐다.

최근에는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생활체육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KSPO)이 최근 발표한 2026년 봄철에 즐기기 좋은 ‘5대 생활체육’ 가운데 하나로 플로깅(Plogging)을 선정하기도 했다.

”조깅보다 근육 사용량 많다“
플로깅의 장점은 단순한 환경정화 활동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쓰레기를 줍기 위해 몸을 반복해서 굽혔다 펴는 플로깅의 자세 때문이다. 플로깅할 때 다리를 구부리는 것은 근력운동인 스쿼트 자세와 유사하다. 스쿼트는 허벅지가 무릎과 수평이 될 때까지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 운동으로 옆구리, 허벅지, 엉덩이, 종아리 등 여러 부분에 자극을 주어 군살을 잡아주고 근육을 키우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조깅보다 근육 사용량이 많고 운동 강도도 높다고 한다. 스웨덴 건강 앱 ‘라이프섬(Lifesum)’에 따르면 30분 동안 조깅만 하는 사람은 평균 235㎉를 소모하지만 같은 시간 동안 플로깅을 하면 288㎉를 소비했다고 한다.

활동시간이 길어질수록 무거워지는 쓰레기봉투를 들고 이동하는 점도 추가적인 운동 효과를 만든다. 무게감 있는 쓰레기봉투를 들거나 집게로 쓰레기를 줍는 행동은 팔 근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플로깅 중에는 허리를 펴고 허벅지와 엉덩이 힘으로 쓰레기를 줍는 자세를 유지하면 된다. 빠르고 크게 움직이며 쓰레기를 주울 때 허리보다 하체의 힘을 쓰는 것도 요령이다. 등산처럼 오르막을 포함한 코스를 활용하면 하체 단련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무엇보다 참가자들은 단순한 운동 이상의 만족감을 이야기한다. 깨끗해진 거리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환경보호에 기여했다는 성취감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환경 캠페인 넘어 생활체육 문화로
플로깅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찾을 수 없지만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뜨거운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플로깅’ 해시태그는 22만 건, 영문 ‘#plogging’은 36만 건을 넘어섰다. 한국식 표현인 ‘#줍깅’ 검색 결과도 6만 7000건에 달한다. 플로깅 완료 인증을 뜻하는 ‘#오플완’ 태그는 1000건 이상 확인돼 플로깅이 단순한 환경 캠페인을 넘어 하나의 생활체육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플로깅 참여를 원한다면 주로 SNS, 네이버 카페,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에서 ‘플로깅’, ‘줍깅’ 등을 검색하면 지역별 모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직장인 대상 봉사 동아리나 사내 동아리 등에서 주최하는 행사를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피크닉이 활발한 봄철 공원, 한강 등지에는 더 많은 쓰레기가 발생하기 때문에 플로깅 활동이 한층 활발하다. 환경의 날(6월 5일), 세계 물의 날(3월 22일) 등을 전후로는 지역 플로깅 행사가 집중된다. 국내에선 한강권을 중심으로 플로깅 운동이 활발하다.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단체는 물론 기업도 다양한 활동을 접목한 플로깅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여행·여가 플랫폼 ‘여기어때’가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진행한 ‘쓰봉클럽’도 그중 하나다. 2022년 시작된 시즌1은 2000명이 수도권 인근 9개 산을 돌며 플로깅을 진행, 약 1600L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그 다음해인 시즌2는 충남·강원·경남·제주 등에서 1000명이 참가해 10L 쓰레기봉투 1만 장분 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매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동호회 형식의 모임도 다양하다.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플로깅 모임 ‘공크루’는 2023년 모임을 시작해 100명 넘는 회원을 모으며 서초구 공식 봉사단체로 등록됐다. 해수욕장에서 ‘탄피’만 줍는 활동이나 담배꽁초가 많이 버려진 빗물받이에 그림을 그리는 아트워크 등 다양한 플로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제주도는 지자체 중 처음으로 2025년 플로깅 모바일 앱을 출시했다. ‘제주플로깅’에 접속하면 플로깅 달력을 통해 직접 참여 가능한 일정이나 단체를 검색할 수 있다. 플로깅 현황에 대한 안내도 있다. 5월 11일 기준 총 5919명의 인원이 제주플로깅 활동을 통해 3만 1652㎏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거창한 캠페인이 아니어도 된다. 퇴근길 한 시간 동네를 걸으며 쓰레기 하나를 줍는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환경을 바꾸는 첫 실천이 되고 있다.

서하나 기자 인터뷰 | 황승용 지구닦는사람들 대표 ”쓰레기 줍는 마음을 모두 가지면 환경문제도 사라질 것“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황승용 ‘지구닦는사람들’ 대표는 혼자 1년 정도 쓰레기를 주웠다.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올린 그의 활동 사진을 보고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는 2020년 3월 공식 플로깅 모임인 ‘지구닦는사람들’을 만들었다. 네 명으로 출발한 오픈채팅방 인원은 현재 700명이 넘는다. 그는 대표라는 부담스러운 호칭 대신 지구를 닦는 모임의 장(將)이란 의미로 스스로를 ‘닦장’이라 칭한다.

플로깅 누적 활동 참가자 1만 4000명, 누적 쓰레기 수거량은 19톤을 넘어섰다. 그 공로로 2022년 12월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장을 수상했다. 그는 일상 속 실천 가능한 환경보호 활동을 소개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지구닦는 페스티벌’, 국내 최초 쓰레기 없는 마라톤 ‘무해런’ 개최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Q. ‘지구닦는사람들’ 설립 계기는.
‘거북이 코에 빨대가 낀 영상’을 우연히 본 후 마음이 계속 불편했다. 그러다 온라인에서 플로깅 스승을 만났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여덟 살 어린이 ‘라이언 힉맨’은 세 살 때부터 쓰레기를 줍고 주운 쓰레기를 재활용센터에 팔아 해양 생명 보호 단체에 기부하고 있었다. 그가 5년 동안 쓰레기를 주워 모은 돈이 무려 5000만 원이 넘었다. 그 영상을 본 이후 혼자 1년 정도 쓰레기를 주웠다. 이런 활동을 SNS에 올렸더니 함께하고 싶다는 연락이 이어졌다. 대부분 혼자서는 용기가 나지 않는데 같이할 수 있겠냐는 내용이었다. 비영리법인 ‘지구닦는사람들’의 시작이었다.

Q. 성공적인 플로깅 활동 사례를 소개해달라.
아무리 쓰레기를 주워도 좁은 뒷골목이나 화단, 주차장 같은 곳에 방치된 담배꽁초는 사라지지 않았다. 게다가 담배꽁초 필터가 ‘셀룰로스 아세테이트’라는 플라스틱 섬유계로 미세플라스틱을 발생시키고 썩는 데 10년이나 걸린다는 것을 배우며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총 3회에 걸쳐 11만 개가 넘는 담배꽁초를 주워 제조사로 보내는 ‘꽁초어택’을 진행했다. 초등학생부터 어르신까지 전국에서 많은 분이 동참했고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 170통이 넘는 편지를 보냈다.

‘담배꽁초 필터를 자연에서 썩는 소재로 만들어달라’, ‘담배꽁초를 꼭 쓰레기통에 버려달라는 문구를 포함해라’, ‘담배꽁초 수거 시 할인이나 보상금을 지급해달라“는 등의 메시지를 담았는데 제조사와 기후부 장관에게 정식 초청을 받았다. 현실적인 제약이 있어 모든 아이디어가 반영되진 못했지만 생분해 필터에 대한 개발 확답을 받았다. 서울시 일부 구에서는 ‘담배꽁초 수거 보상금제’가 시행됐다. 시민들의 행동이 세상을 바꾸는 순간이었다.

Q. 플로깅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쓰레기를 많이 줍기보다는 쓰레기를 줍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꿈꾼다. 최근 러닝이 인기를 끌면서 마라톤 쓰레기가 문제가 되자 국내 최초 쓰레기 없는 마라톤 ‘무해런’을 기획했다. 1000명이 모인 대회에서 쓰레기가 한 개도 나오지 않는 기적이 벌어졌다. 쓰레기를 줍는 것으로 세상을 바꿀 순 없겠지만 기꺼이 쓰레기를 주울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많아지면 환경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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