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귀어귀촌을 꿈꾸지만, 막막하셨죠? 오늘 행사에 문의할 수 있는 부스들이 많으니, 바다를 더 가까이 느껴보고 다양한 지원 정책과 체험 프로그램들을 꼼꼼히 살펴보셔서 유익한 정보 많이 얻고 가시길 바랍니다"
사회자의 말에 무대 아래 앉아 있던 시민들의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26년 귀어귀촌·어촌관광 한마당' (본인 촬영)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 시원한 바다가 펼쳐졌다. 해양수산부가 주최하고 한국어촌어항공단이 주관한 '2026년 귀어귀촌·어촌관광 한마당'이 5월 11일부터 13일까지 광화문광장 놀이마당에서 열렸다.
'어촌 올래'라는 슬로건 아래 귀어귀촌 인구유입존, 어촌관광존, 특화상품존이라는 세 가지 구역으로 구성된 이번 행사는 도시민에게 어촌의 매력을 알리고 귀어귀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국의 귀어귀촌센터와 지자체 그리고 어촌마을과 유관 공공기관 등 총 30개 기관과 단체가 참여해 광화문광장을 활기로 가득 채웠다.
행사 마지막 날인 13일 행사장은 일찍부터 제법 북적였다. 각 부스에서는 귀어귀촌에 관한 맞춤형 상담과 정책 홍보가 한창이었고 다채로운 이벤트로 방문객들의 흥미를 북돋았다.
'수산물 한입 여행'에서 한 여성이 주꾸미 시식을 하고 있다. (본인 촬영)
무대에서는 바다의 특징을 살려 수산물을 맛보는 한입 수산물 코너가 진행됐다. 이날 제공된 특별 메뉴는 서해 식재료를 활용한 주꾸미 세비체로, 신선한 주꾸미를 라임과 시트러스 허브로 밑간을 한 요리다.
음식을 맛본 시민들은 100점 만점에 200점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고, 다른 시민은 주꾸미에서 새콤달콤한 맛이 나는 것이 신기하다며 감탄했다. 필자 역시 한입 시식했는데, 조그맣게 자른 주꾸미의 풍미가 양상추와 잘 어우러져 꽤 맛있었다.
작지만, 신선한 주꾸미의 맛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본인 촬영)
이번 행사는 야간 프로그램까지 도입해 다채로움을 더했다. 작년에 호응이 좋았던 바다멍 소리 명상은 어촌의 고즈넉한 풍경과 파도 소리를 활용해 방문객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선사했다. 아울러 퇴근길 직장인도 즐길 수 있도록 밤 8시까지 운영시간을 늘렸으며 미드나잇 웨이브 & 사운드 리부트라는 야간 프로그램을 통해 도심 속에서 고요한 밤바다의 정취를 느껴보는 특별한 시간도 마련됐다.
행사 프로그램에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 (본인 촬영)
각 부스에서는 지역별 특색을 살린 어촌 관광지와 체험 휴양 마을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일과 휴식을 병행할 수 있는 어촌형 워케이션 정보와 우수 어촌 특화상품 등 다양한 어촌 관광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었다. 우연히 광장을 지나가다 들렸다는 20대 여성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조개로 장식한 석고 방향제도 만들었다.
부스마다 지원 정책에 관한 홍보 책자가 놓여있고 상담을 하고 있었다. (본인 촬영)
이번 행사에서 관람객들의 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단연 귀어귀촌 정책 상담이었다. 현장에서는 전국 각 지역 귀어귀촌센터가 참여해 1대1 맞춤형 상담으로 실질적인 지원 정책을 안내했다.
통영시 귀어귀촌센터 부스 (본인 촬영)
상담 부스를 둘러보던 중 통영시 귀어귀촌센터 관계자와 만났다. 그는 통영은 어선어업이 활성화되어 있고 먹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낚시하러 왔다가 정착한 사람도 있다며 젊은 세대가 귀한 만큼 의지만 있다면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정부 지원에 더해 각 지자체의 추가 혜택도 받을 수 있단다. 인구 소멸 대응 차원에서 지자체별로 별도의 정착 지원금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정부 지원과 중복 수령이 가능하다고.
통영시 관계자는 지역마다 기본 소득 개념으로 정착 가구에 지원하는 생활비 사업이 다양하므로 꼼꼼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이 말을 듣자 좀 더 궁금해졌다. 행사를 주관한 귀어귀촌 종합센터를 찾아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한국어촌어항공단 귀어귀촌종합센터 최석훈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최석훈 귀어귀촌종합센터 센터장 (본인 촬영)
Q. 귀어가 귀농에 비해 덜 알려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귀농은 오픈된 정보도 많고 산업 규모도 커서 다들 잘 알고 계십니다. 반면 어촌은 배가 있어야 할 것 같고, 바다 자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친근하게 다가오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Q. 어떤 연령대가 많이 정착하는지 궁금합니다.
A. 매년 귀어 실태 조사를 해보면 귀농은 60대가 많은 반면, 귀어는 50대가 가장 많습니다. 아무래도 청년층이 진입하면 정책적 지원이 더 많아서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100세 시대인 만큼 몸만 건강하시다면 나이 제한 없이 누구나 도전할 수 있습니다.
Q. 대표적인 지원 정책을 소개해 주신다면?
A. 청년에게 3년 동안 생활비를 지원해 주는 청년 어촌 정착 지원 사업이 있습니다. 첫해는 매월 110만 원 이듬해는 100만 원 3년 차에는 90만 원을 무상 지원합니다. 고령 어업인의 어업권을 이양받아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어업인 후계자 제도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Q. 어촌 생활 경험이 없어도 귀어귀촌을 할 수 있을까요?
A.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귀어 학교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4주에서 6주 동안 무상으로 숙식하며 자격증 취득과 기술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본인이 희망하는 지역의 어업인 선배들과 멘토링을 연결해 주기 때문에 초기 정착 네트워크를 쌓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Q. 어촌계 진입 장벽이 높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A. 어촌계 역시 새로운 인력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특히 청년층을 크게 환영하고 있으니 두려움 갖지 말고 상담을 받아보시면 좋겠습니다. 현재 다양한 정책 지원을 통해 진입 문턱을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습니다.
Q. 소득 부분은 어떤가요?
A. 통계적으로 보면 귀어의 기대 소득 자체는 귀농보다 2배 이상 높습니다. 귀농은 작물을 심고 가꾸며 수확을 기다려야 하지만 귀어는 당일 바다에 나가 수확한 수산물을 유통 시스템을 통해 바로 판매할 수 있어 판로 걱정이 적은 편입니다.
Q. 창업 자금은 얼마나 지원되나요?
A. 정책 지원금이 최대 3억 원까지 융자 지원됩니다. 소형 선박 한 척을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을 기준으로 책정된 것입니다. 대규모 양식장은 시설 비용이 많이 들지만, 청년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어선어업은 1억 원 내외의 소자본으로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소형 선박은 조업 조건에 따라 선장 면허가 필요 없고 어촌계 자격 없이도 가능합니다.
부스에서 최신 정책과 관련해 들어볼 수 있었다. (본인 촬영)
이와 같은 현장의 움직임에 발맞추어 정부의 중장기 계획도 구체화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말 '제4차 어촌·어항발전기본계획'을 확정하고 어촌 생활 인구 1000만 명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에 따라 수산 어촌 기업체를 거점어항 인근에 집적하는 어촌발전특구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수산업 혁신 선도 지구 지정 등이 추진된다. 또 섬 지역의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동식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복버스(어촌복지버스)를 도입하고 어촌의 친환경 자원을 활용한 바다 마을 연금 모델도 확산할 계획이다.
각 지역 귀어귀촌센터 및 귀어학교가 참여했다. (직접 촬영)
해양수산부와 한국어촌어항공단은 귀어귀촌 로드맵을 통해 예비 귀어인 단계부터 안정적인 정착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귀어귀촌 종합정보 플랫폼과 상담 채널을 통해 기초 정보를 안내하고 전국 각 지역의 귀어학교를 통해 현장 실습과 기술 전수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현재 인천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전남 경북 경남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귀어학교와 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어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사흘간의 행사는 막을 내렸지만,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들의 목소리는 하나로 모아졌다. 인구 고령화로 시름하는 우리 바다에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젊은 도전자들의 활력이라는 점이다.
이번 행사는 바다와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직접 촬영)
치열한 도심 속 경쟁에서 살짝 벗어나 푸른 바다에서 나만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싶다면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일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든든한 징검다리를 놓아주고 있는 만큼 귀어귀촌 종합정보 플랫폼을 통해 첫걸음을 내디뎌 보는 것은 어떨까.
* 귀어귀촌종합센터 문의(1899-9597) ☞ 귀어귀촌 종합센터 누리집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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