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다. 기분 나빠질 것 같아 사장님께는 말 안 했지만 다시는 안 갈 겁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순대국밥집을 운영하는 박 사장은 요즘 마음이 무겁습니다. 식당 리뷰에 비난 글이 올라오더니 유사 댓글이 잇따르면서 한 달 만에 매출이 30% 넘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플랫폼 시대에 별점과 리뷰는 사업자에게 ‘제2의 간판’입니다. 그런데 그 ‘간판’을 경쟁업체나 악성 이용자가 의도적으로 훼손한다면 어떨까요? 허위·악성 리뷰로 피해를 입은 사업자는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악성 리뷰, 어떤 경우에 형사처벌이 될까요?
물론 모든 악성 리뷰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건 아닙니다. 법은 ‘표현의 자유’와 ‘사업자 보호’ 사이의 균형을 중요하게 봅니다. 형사처벌로 이어지려면 아래 세 가지 중 하나에 해당해야 합니다.
① 명예훼손-비방할 목적이 인정되는 경우
배달 앱이나 포털에 올린 리뷰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제70조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사실을 적시했더라도 비방 목적이 인정되는 경우, 허위사실을 적시한 경우 모두 해당됩니다.
핵심은 ‘비방할 목적’이 있었느냐입니다. 단순히 해당 사업자에게 불리한 내용을 올렸다고 해서 바로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소비자가 직접 겪은 일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쓴 리뷰라면 비방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히고 있습니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도10392 판결) 즉 진짜 경험을 쓴 리뷰는 보호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내용이 허위일 때는 비방할 목적이 인정될 여지가 큽니다.
② 업무방해죄-고의로 거짓 정보를 퍼뜨린 경우
허위 리뷰로 소비자를 오인하게 만들고 정상적인 영업을 방해했다면 형법 제314조 업무방해죄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경쟁업체가 직원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허위 리뷰를 게시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③ 모욕죄-사실 적시 없이 경멸적 표현만 쓴 경우
‘위생 개념도 없는 쓰레기 집’, ‘사장이 사기꾼’ 같은 구체적 사실 없이 욕설이나 경멸적 표현만 사용했다면 형법 제311조 모욕죄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모욕죄는 1년 이하의 징역·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의정부지방법원은 경쟁관계에 있는 족발·피자 가게 리뷰에 ‘허위광고’, ‘지인작업 매장’이라는 허위 글을 배달의민족 앱에 6일간 14차례 게시한 피고인에게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업무방해죄를 함께 적용해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2021. 11. 25. 선고 2021고정919 판결)
악성 리뷰, 이렇게 대응하세요
허위·악성 리뷰로 피해를 입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증거 확보와 신고 절차를 차근차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기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삭제 속도와 이후 법적 대응 결과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STEP 1. 증거 확보부터 하세요. 캡처는 빠를수록 좋습니다.
리뷰는 언제든 삭제되거나 수정될 수 있습니다. 발견 즉시 URL 주소창이 보이도록 전체 화면을 캡처하고 날짜와 시간도 함께 남겨두세요. 동일 작성자가 여러 플랫폼에 반복 게시했다면 관련 자료를 모두 확보해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STEP 2. 플랫폼에 신고·삭제를 요청하세요.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 등 주요 플랫폼은 허위 리뷰 신고 절차를 운영합니다. 신고할 때는 ‘어떤 내용이, 왜 사실과 다른지’를 객관적 자료와 함께 제출해야 처리 속도가 빨라집니다. 플랫폼이 신고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신고 이력 자체가 향후 법적 조치를 위한 입증 자료가 됩니다.
STEP 3. 익명 작성자도 특정할 수 있습니다.
작성자가 익명이라고 해서 대응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에 따라 피해자는 플랫폼에 임시조치(최대 30일간 게시 중단)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임시조치는 플랫폼 사업자의 검토를 거쳐 시행되므로 반드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후 형사고소가 진행되면 수사기관은 플랫폼으로부터 작성자의 가입 정보와 IP 주소 등을 제공받아 작성자를 특정할 수 있습니다.
STEP 4. 형사고소와 민사소송, 함께 검토하세요.
형사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동시에 진행할 수 있습니다. 형사고소는 ‘위법 행위가 있음’을 공식 확인받는 방법이고, 민사소송은 실제 피해(매출 감소, 정신적 손해 등)를 금전으로 보상받는 방법입니다. 형사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민사 가처분(본 재판 전에 급하게 불법행위를 막는 조치)으로 리뷰 게시를 먼저 중단시키는 방법도 있습니다.
악성 리뷰 하나가 수년간 쌓아온 신뢰를 흔들 수 있는 시대입니다. 성실하게 일해온 사업자에게 법은 든든한 파트너가 돼줍니다. 다만 감정이 아닌 증거로 싸워야 합니다. ‘진짜 리뷰’와 ‘허위 리뷰’ 사이의 경계를 법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피해를 입었다면 절차에 따라 당당히 대응하세요.
장변의 돈이 되는 Tip
악성 리뷰, 이렇게 대비·대응하세요
1. 평소에 증거를 쌓아두세요. 주방 CCTV 영상, 위생점검 기록, 직원 교육일지를 꾸준히 보관해두면 허위 리뷰에 즉시 반박할 수 있습니다. 법정 다툼은 결국 증거 싸움입니다.
2. 리뷰는 발견 즉시 캡처하세요. URL이 보이는 전체 화면을 저장해두세요.
플랫폼이 자체 삭제하더라도 소송에 쓸 증거는 사업자가 직접 확보해야 합니다.
3. 플랫폼 임시조치를 먼저 활용하세요. 정보통신망법에 따른 임시조치(최대 30일 게시 중단)는 플랫폼에 무료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법적 조치 이전에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가장 빠른 수단입니다.
4. 감정이 아닌 절차로 싸우세요. 리뷰에 흥분해서 대댓글을 쓰는 등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납니다. 증거를 확보하고 절차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결국 이기는 방법입니다.
장영화
기업의 시작과 성장을 돕는 스타트업 전문 변호사이자 창업 15년 차 기업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