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채색의 정적이 흐르는 회색빛 공간, 묵직한 돌 하나가 조용히 앉아 있어요.
흔히 회색은 차갑고 쓸쓸한 색이라고 하지만 김도연 학생이 그려낸 공간은 평온하고 아늑해 보입니다.
화면 중앙에서 원고지를 마주하고 있는 ‘돌 시인’이 이 고요한 세계의 주인공입니다.
도연이는 돌 시인이 차분한 성격이며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설명합니다.
내성적인 아이의 내면을 이보다 더 완벽하게 대변할 수 있을까요.
단단하고 무뚝뚝한 돌 시인에게는 반전의 능력이 숨어 있습니다.
자기 주변에 꽃을 피우고 오색 무지개를 만들 수 있어요.
삭막한 세상일지라도 동심과 상상력을 품고 있다면 언제든 주변을 향기롭고 찬란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꼭 외로운 것은 아닙니다.
마음속에서는 예쁜 꽃과 더 큰 무지개가 자라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글 김윤섭
예술나눔 공익재단 아이프칠드런 이사장, 숙명여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