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기후변화 대응 작물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합성생물학* 기반 앱시스산(ABA)** 수용체 설계 원천기술 확보에 성공했다.
* 합성생물학: 생명체를 구성 요소 단위로 이해하고 설계해 새로운 기능을 갖는 생물 시스템을 만드는 학문
** 앱시스산(ABA): 식물이 가뭄, 염 스트레스 등에 대응하기 위해 생성하는 대표적인 스트레스 호르몬
최근 기후변화로 가뭄, 고온 등 환경 스트레스가 심해지면서 작물 생산성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작물 환경 스트레스 대응 능력을 분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조절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식물은 가뭄 등 환경 스트레스를 받으면 앱시스산을 생성하고 앱시스산이 수용체(PYL*)와 결합해 단백질 탈인산화 효소(PP2C)** 활성을 억제한다. 이렇게 되면, 스트레스 대응 신호가 활성화돼 식물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게 된다.
* PYL: 앱시스산을 인식해 신호전달을 시작하는 앱시스산 수용체 단백질
** 단백질 탈인산화 효소(PP2C): 앱시스산 신호를 억제하는 단백질. 앱시스산 수용체와 결합하면 억제 기능이 해제됨.
연구진은 벼 앱시스산 수용체(OsPYL5)를 대상으로 돌연변이를 유도한 후 효모를 이용해 이를 분석*했다. 이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앱시스산 없이도 단백질 탈인산화 효소와 결합해 스트레스 대응 신호를 활성화하는 새로운 수용체를 선발했다.
* 효모 이중하이브리드(Yeast two-hybrid) 분석법
이와 함께 연구진은 이 새로운 수용체 단백질 내 특정 아미노산 잔기* 2개가 앱시스산이 없이도 신호 활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혔다. 두 잔기를 동시에 변이시켰을 때 신호 활성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앱시스산이 없어도 스트레스 대응 신호를 활성화할 수 있는 앱시스산 수용체 설계 가능성을 확인했다.
* 단백질 내에서 연결된 상태의 아미노산
이 수용체를 과발현한 벼를 분석한 결과, 기존 벼 품종보다 가뭄이나 염 스트레스 상황에서 생존율과 생체량이 유의적으로 증가하는 등 환경 스트레스 저항성이 크게 향상됐다. 특히 가뭄 처리 후 회복 단계에서 높은 생존율을 보여 뚜렷한 가뭄 저항성 개선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Plant Cell & Environment (IF 6.2)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또한,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낸 사람들(한빛사)' 논문으로 선정돼 연구 가치를 인정받았다. 특허출원*도 완료해 산업적 활용 기반도 확보한 상태다.
* ABA 수용체 돌연변이 및 이의 용도(10-2448536)
농촌진흥청 식물소재바이오공학과 이시철 과장은 "이번 연구는 자연계의 신호전달 체계를 밝히는 수준을 넘어 핵심 단백질을 설계해 새로운 기능을 부여한 합성생물학적 성과"라며, "식물호르몬 의존적 신호체계를 재설계함으로써 작물의 환경 적응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 점에서 의의가 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