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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한복판에 펼쳐진 숲푸드 '봄철 임산물이 만든 식탁'

올봄 외국 요리를 즐겨 하던 아이가 봄동을 사 왔다. 아이는 신나게 봄동을 씻더니 봄동 비빔밥을 만들어 맛있게 먹었다. 덕분에 가족들도 오랜만에 같은 메뉴로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젊은 세대에게 봄동이 유행이라는 건 잘 몰랐지만, 아이의 그런 행동이 반가웠다. 나아가 유행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건강한 입맛으로 이끌 수는 없을까 하는 바람도 생겼다. '2026년 우리 임산물 숲푸드 대축제' 가 열린 광화문광장 (본인 촬영)
#국민리포터 #정책브리핑

올봄 외국 요리를 즐겨 하던 아이가 봄동을 사 왔다. 아이는 신나게 봄동을 씻더니 봄동 비빔밥을 만들어 맛있게 먹었다. 덕분에 가족들도 오랜만에 같은 메뉴로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젊은 세대에게 봄동이 유행이라는 건 잘 몰랐지만, 아이의 그런 행동이 반가웠다. 나아가 유행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건강한 입맛으로 이끌 수는 없을까 하는 바람도 생겼다.

'2026년 우리 임산물 숲푸드 대축제' 가 열린 광화문광장 (본인 촬영)

5월 13일에서 14일 양일간 광화문광장에서는 산림청과 한국임업진흥원이 '2026년 우리 임산물 숲푸드 대축제'가 열렸다. 이번 축제는 지난 3월부터 네이버쇼핑, 우체국쇼핑, 마켓컬리 등에서 진행된 온라인 기획전의 열기를 오프라인으로 이어 우수한 임산물을 오감으로 체험하고 직거래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숲푸드는 국내에서 재배한 임산물 및 그 가공품을 대상으로 하는 임산물 공동 브랜드다. 우수한 국내산 먹거리 임산물의 가치를 알리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행사장까지 20m 남았다는 표지판이 보였다. (본인 촬영)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를 맞은 '2026년 우리 임산물 숲푸드 대축제' 행사장을 찾았다. 광장에서 두리번거리는데 행사장까지 20m가 남았다는 표지판이 보였다. 누구 아이디어였을까, 직접 산에 오르지 않아도 시작부터 건강에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표지판을 보고 힘을 내서 걸었다.

서울 광화문광장 육조마당은 이미 싱그러운 초록빛 정원이었다. 빌딩 숲인 도심 한복판에서 코끝을 스치는 진한 흙 내음과 산나물의 향긋한 내음이 정겹게 느껴졌다. 초여름을 방불케 하는 날씨였지만 힐링을 받아서였을까. 참석한 사람들 표정은 평온해 보였다.

행사장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다. (본인 촬영)

"저는 국가 브랜드인 '숲푸드'를 발음이 비슷한 '슈퍼푸드(Super Food)'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몸에 좋은 항산화 성분과 면역력 강화 기능이 가득하니까요."

잠시 후 개막식에서 박은식 산림청장이 말하자 객석에서 박수 소리가 들렸다. 박 청장은 숲푸드가 좋은 세 가지 이유를 설명했다.

"나를 살리고, 지역을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식재료가 우리 숲푸드입니다. 우선 건강에 좋잖아요. 또 소비가 늘어나면 지역 임업인들과 산촌 경제가 살아납니다. 마지막으로 숲푸드는 지구를 살리는데요. 일반 농작물은 나무를 베어내고 경작지를 만들지만 숲푸드는 숲을 그대로 유지한 채 생산되거든요."

이어진 개회사에서 최무열 한국임업진흥원장은 지난해 영남권 대형 산불 피해를 이겨내고도 귀한 임산물을 선보인 임업인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달의 우수 임업인' 시상을 하고 있다. (본인 촬영)

이달의 우수 임업인 시상도 이어졌다. 산림청은 우수한 품질의 단기 소득 임산물을 재배하며 임업 발전과 임가 소득 증대에 기여한 우수 임업인을 격려하기 위해 매달 '이달의 임업인'을 선정하고 있다.

개막식의 백미는 '숲푸드 시연회'였다. 첫날은 한식의 대모이자 2020년 아시아 최고 여성 셰프로 선정된 조희숙 한식 공간 대표 셰프가 '산나물 말이밥'과 '산나물 쌈(구절판)'을 시연했다. 앞치마와 조리 모자, 위생 장갑을 갖춘 박은식 산림청장과 함께 무대에 나란히 섰다.

박은식 산림청장과 조희숙 요리사가 '숲푸드 시연회'에서 만든 요리를 보여주고 있다. (본인 촬영)

시연에 앞서 조희숙 요리사는 산나물의 가치를 전하며 시연 음식을 소개했다.

"흔히 산나물 요리라고 하면 비빔밥이나 장아찌 정도만 떠올리시는데 사실 종류가 정말 다양해요. 오늘은 임업인들의 정성과 귀한 가치를 고스란히 담아 가장 귀한 손님께 대접할 수 있는 메뉴가 뭘까 고민하다가 두 가지 요리를 준비했습니다."

박 청장이 '산나물 말이밥'을 말고 있다. (본인 촬영)

조 셰프는 김 대신 머위잎과 곰취잎을 펼쳤다. 밥도 곤드레로 지은 밥을 쓰고 계란 지단 대신 생고사리전과 산에서 자란 표고버섯 조림 등을 속 재료로 넣었다. 박 청장이 조심스럽게 말아 올리자, 단면이 꽃 같은 '산나물 말이밥'이 완성됐다.

두 번째 메뉴는 채소와 단백질, 탄수화물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산나물 쌈'이었다. 전통 구절판 틀에 능개승마, 곰취, 엄나무 순 등 다채로운 산나물을 채 썰어 담고 메밀전병과 편육을 곁들였다.

옆에는 싱싱한 산나물을 놓아 비교해 볼 수 있었다. 시식해 보니 더위를 날려줄 상큼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같은 나물처럼 보여도 맛이 제각각인 것도 신기했다. 정갈하게 놓인 요리를 본 사람들은 예술 작품 같다며 감탄했다.

시연회에서 만든 임산물 요리를 돌아가며 조금씩 시식해 볼 수 있었다. (본인 촬영)

조 셰프는 "한 끼에 수십만 원씩 하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 내놓아도 전혀 손색없는 메뉴"라며 가정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특별한 팁을 공개했다. 시중에서 쉽게 구하는 왕 만두피를 기름기 없이 노릇하게 구워 전병 대신 사용하는 방법이다. 만두피의 바삭함과 산나물의 아삭함이 더해져 두 맛을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손님을 초대했을 때 꼭 써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관계자들이 임산물 정원으로 꾸며진 곳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본인 촬영)

무대 뒤편에는 산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산나물 정원'이 조성돼 있었다. 곰취, 참나물 등 사계절의 생명력을 머금은 16종 500여 본의 산나물이 싱그럽게 자라고 있어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었다. 마지막 날에는 모종 나눔도 한다고 했다.

각 곳의 임산물을 구매하거나 시식해 볼 수 있었다. (본인 촬영)

행사장 양옆으로는 부스가 늘어서 있었다. 올해는 소비자가 원하는 두릅, 산나물, 표고버섯, 더덕 같은 제품을 한눈에 비교하고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품목별로 배치했다. 나물은 물론 한국산 피칸, 산양삼, 오미자즙 등을 좋은 가격에 살 수 있었다.

더덕을 파는 부스에서 시식하고 있는 시카고 출신 여성을 만났다. 그는 8년째 한국에 살고 있는데 더덕을 먹는 건 처음이라며 신기해했다. 맛이 어떠냐고 물으니 더덕 라떼가 우유와 비슷하면서도 고소해서 마음에 든다고 답했다. 나도 한입 맛보고 몇 병 샀다.

더덕몽의 강수일 대표 (본인 촬영)

"조부모님이 하시던 1차 농산물 판매에서 벗어나 더덕을 세계에 알리고 싶었어요. 더덕의 꿈을 담아 브랜드 이름을 더덕몽이라 지었죠. 숲푸드의 세계화를 향한 저희의 꿈이기도 합니다."

더덕 라떼를 팔던 더덕몽의 강수일 대표는 충남 예산에서 올라왔다. 이력이 독특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였던 그는 항공사 승무원이었던 아내와 결혼 후 2년간 여행을 다니다가 문득 도시 생활이 체질에 맞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아내 외가에서 오랫동안 더덕 농사를 지었기에 고향으로 내려와 일을 돕다 보니 더덕이 가진 매력과 가능성에 완전히 빠졌단다. 할머니와 아버지가 지켜온 가업을 이어받아 7년째 임업인으로 살고 있다.

사람들이 임업인이 가져온 병풍취를 구경하고 있다. (본인 촬영)

"우산인 줄 알았어요."

다른 부스에서 임업인이 지역에서 가져온 커다란 산나물을 보여주자 구경하던 사람이 놀라며 말했다. "이거 엄청 귀한 나물이에요. 병풍취라고 맛과 향도 뛰어나죠."

'내 몸에 맞는 임산물 처방전'을 받았다. (본인 촬영)

행사는 다채로운 이벤트도 함께했다. 심박수로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해 필요한 산나물을 처방해 주는 '내 몸에 맞는 임산물 처방전'을 비롯해 월별 제철 임산물 스티커와 건강 부적을 나눠줬다. 나는 면역력 충전이 필요하다며 산양삼과 표고, 오미자 등을 추천받았다.

곰취와 독초인 동의나물 차이를 알려주고 있다. (본인 촬영)

독초와 산나물을 구분하는 교육 부스도 눈에 띄었다. 봄철 빈번히 일어나는 중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곳이었다.

"이게 아무래도 독초 같은데요?"

망설이던 남성이 한 식물을 가리키자, 진행요원이 설명했다.

"이건 곰취고요, 이게 동의나물이라는 독초예요. 비슷해 보이지만 곰취는 잎에 톱니 모양이 있어서 구분할 수 있어요." 그는 곰취의 잎을 자세히 보여주며 강조했다.

산불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도 함께 했다. (본인 촬영)

산불 피해 임업인을 돕기 위한 성금 모금 이벤트도 눈길을 끌었다. 산불 사진전도 열렸다. 산불로 탄 나무를 전시하며 산불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도 함께했다.

이번 축제를 통해 다양한 임산물을 알게 돼 만족스럽다. 지난해 어수리나물을 처음 알았다면, 올해는 병풍취를 만났다. 또 독초와 구분하는 법도 배웠다.

이름이 붙인 임산물들을 직접 볼 수 있었다. (본인 촬영)

우리나라는 국토의 3분의 2가 산이다. 그러다 보니 임산물 종류도 다양하다. 하지만 비슷하게 생긴 독초들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검증된 숲푸드를 찾는 게 안심이 된다. 앞으로 임업인들이 정성껏 키운 숲푸드가 더 많은 이들의 식탁에 오르길 바란다.

아이의 봄동 비빔밥에 이어 다음에는 어떤 숲푸드를 맛볼 수 있을까. 우리 숲과 임산물에 대한 관심이 일상 속 건강한 식문화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

☞ (보도자료) 2026 우리임산물 숲푸드 대축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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