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지역에 뜻밖의 반가운 문화 공연 소식이 찾아왔습니다. 창극콘서트 '토선생 용궁가다'였습니다. 창극이라는 장르에 관심이 생겨 포스터를 한참 바라보던 중 '2026년 국립극장 지역 문화거점 공연'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요즘 문화 관련 행사를 보면 '지역 순회', '지역 상생', '지역 문화거점'이라는 표현이 자주 보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처음 관람하는 창극콘서트 '토선생 용궁가다' (본인 촬영)
'2026년 국립극장 지역 문화거점 공연'이 어떤 사업인지 찾아봤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국립극장은 1950년 창설된 국내 최초의 국립 공연예술기관으로, 전통 공연예술의 보존과 창작, 보급을 위해 다양한 공연과 사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 등 주요 예술단체의 공연을 지역과 공유하며 수도권 중심의 공연 환경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의 핵심은 수도권에 집중된 우수 공연 콘텐츠를 지역으로 직접 이동시켜, 시민들이 생활권 안에서 다양한 공연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지역 공연장을 단순한 대관 공간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공연과 관객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문화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지역 문화거점 활성화를 위해 '2026년 국립극장 지역 문화거점 공연' (본인 촬영)
2024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올해로 3회차를 맞이했는데요. 2026년에는 군산시를 비롯해 무안군, 제천시, 함안군, 영주시, 삼척시 등 다양한 지역이 선정됐습니다. 각 지역에서는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직접 찾아가 공연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지역마다 공연 성격은 조금씩 다르지만, 지역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점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창극콘서트 '토선생 용궁가다' 포스터를 보고 가장 먼저 놀랐던 부분은 '관람료'였습니다. 전석 5000원에 65세 이상은 50% 할인도 가능했습니다. 공연 제작과 운영비의 약 70%를 국립극장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라고 합니다. 단순히 관람료가 낮다는 의미를 넘어 지역에서도 수준 높은 공연을 관람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공연장으로 더 이끌었습니다.
창극콘서트 '토선생 용궁가다'를 보기 위해 줄을 선 관람객 (본인 촬영)
지난 5월 16일 토요일, 공연이 열리는 군산예술의전당으로 향했습니다. 공연장 로비는 예상보다 많은 관객들로 붐볐습니다.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객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평소 전통 공연을 어렵게 느끼던 사람들도 부담 없는 가격과 친근한 제목 덕분에 자연스럽게 공연장을 찾은 분위기였습니다.
저는 창극콘서트는 첫 관람이었는데요. 처음에는 판소리처럼 한 사람이 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형식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공연은 훨씬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독창과 합창이 번갈아 등장했고, 배우들의 연기와 움직임이 더해지면서 장르 그대로 콘서트에 가까운 느낌이었습니다. 이야기 전개도 빠르게 이어져 지루할 틈이 아예 없었습니다.
'2026 국립극장 지역 문화거점 공연'의 일환으로 지역 문화 향유 (본인 촬영)
무대에는 피리, 가야금, 아쟁, 거문고, 대금 등 다양한 국악기가 함께했는데요. 악기마다 음색이 달라 장면의 분위기를 한층 더 끌어 올렸습니다. 조용한 장면에서는 소리가 절제됐고, 긴장감이 올라가는 장면에서는 연주와 장단이 함께 강해지면서 몰입감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장단이 빨라지는 구간에서는 저의 어깨가 저절로 들썩이고 있었습니다. 공연 중간에 등장한 '새타령'과 '범 내려온다'라는 분위기를 한층 더 살려주었습니다. 익숙한 선율 덕분에 객석에서도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왔고, 옆자리 관객은 흥얼거리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지역으로 찾아온 국립 창극단 공연 (본인 촬영)
이번 공연을 통해 문화예술이 지역 속으로 누구나 가까이 누릴 수 있는 문화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 무척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지역 균형 발전이 화두인 요즘, 문화 역시 조금씩 변화하고 있음을 체감하는 황홀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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