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AI 도입 경쟁이 빨라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망분리’가 가장 큰 장벽으로 꼽힌다. 생성형 AI 활용 수요는 커졌지만 데이터 외부 반출 제한과 보안 규제로 인해 최신 AI 모델을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 어려운 사례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최근 금융권은 “규제를 우회할 것인가”보다 “규제 안에서 어떻게 현실적으로 AI를 운영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데이터·AI 솔루션 기업 클리브(Cleave)를 운영하는 탤런트리가 네이버클라우드와 손잡은 배경도 여기에 있다.
양사는 AI·클라우드 기술 기반 금융 데이터 플랫폼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핵심은 망분리 환경 안에서도 최신 오픈소스 LLM을 활용할 수 있는 금융 특화 AI 인프라 구축이다.
현재 국내 금융기관들은 클라우드와 외부 AI 서비스 활용에 제약이 많다. 혁신금융서비스 제도를 활용하는 방식도 존재하지만 승인 절차와 적용 범위 한계 때문에 빠르게 진화하는 AI 모델을 즉시 활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클리브와 네이버클라우드는 금융보안원 안전성 평가를 통과한 클라우드 환경 안에 오픈소스 AI 모델 기반 플랫폼을 직접 구축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외부 API를 연결하는 대신 금융사 내부망 안에서 최신 오픈소스 모델을 운영하고, 필요에 따라 버전을 교체하는 구조다. 최근 오픈소스 LLM 성능이 빠르게 올라오면서 금융권에서도 “자체 통제 가능한 AI” 수요가 커지는 점도 반영됐다.
클리브, 네이버클라우드와 업무 협약 체결식 (사진 제공: 클리브)
“파운데이션 모델 종속 줄인다”…금융권 오픈소스 AI 확산 조짐
최근 금융권 AI 전략은 폐쇄형 모델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초기에는 ChatGPT 같은 글로벌 파운데이션 모델 활용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보안과 비용, 데이터 통제 문제로 인해 오픈소스 기반 자체 구축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금융사는 고객 데이터와 거래 정보 등 민감 데이터를 다루는 만큼 “데이터가 어디로 나가는가”가 핵심 이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네이버클라우드가 GPU 서버와 쿠버네티스(NKS) 기반 AI 운영 인프라를 제공하고, 클리브는 금융 데이터 플랫폼과 AI 에이전트 설계를 맡는다. 양사는 증권사를 시작으로 은행과 보험, 카드사 등 금융업권 전반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클리브는 최근 금융권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행하며 데이터·AI 특화 조직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토스·토스증권과 배달의민족, 네이버 출신 데이터·AI 인력들이 합류해 금융 도메인 중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AI 시장에서는 최근 “누가 더 큰 모델을 쓰느냐”보다 “누가 규제 산업 안에서 실제 운영 가능한 구조를 먼저 만드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금융과 의료, 공공 영역에서 오픈소스 기반 프라이빗 AI 구축 경쟁이 빨라지는 이유다.
안찬봉 클리브 대표는 “규제를 지키면서도 금융기관이 실제로 AI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며 “고객 데이터를 보호하면서 AI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금융 산업은 안전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융권이 현실적으로 AI를 도입할 수 있는 인프라 환경 구축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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