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법인 명의를 이용해 고가 슈퍼카를 사적으로 운용하거나 사주 일가의 호화 생활에 사용한 혐의가 있는 19개 법인을 대상으로 대규모 세무조사에 착수한다. 일부 기업은 운행기록부를 조작하거나 차량을 사주에게 무상 이전하는 방식으로 법인 자산을 은닉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20년 법인 명의 슈퍼카 사적 사용과 세금 탈루혐의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해 사회에 경종을 울린 바 있었음에도 각종 SNS에 인증샷으로 부를 과시하는 행태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고가 법인차량을 이용한 변칙척 탈세행위를 막기 위해 2016년부터 전용보험 가입과 운행기록부 작성을 의무화했고 2024년부터 8000만 원 이상 법인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왔다.
그럼에도 '법인차량 신규등록 현황' 통계에 따르면 1억 원 이상 고가 법인차량 감소 효과는 일시적이었을 뿐, 오히려 연두색 번호판이 '진정한 부의 상징'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퍼지면서 법인의 고가 차량 구매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법인들의 탈루행태 또한 진화해 연두색 번호판 도입 초기, 낙인효과를 회피하기 위해 8000만 원 이상의 차량을 취득하면서 가액을 낮춰 다운 계약서를 작성하고 취득가액을 축소 신고하는 등 편법을 쓰거나 초고가 슈퍼카를 업무용으로 신고한 후 사주 자녀들이 유흥주점, 클럽, 골프장 등 사적 용도로 사용하고 운행기록부를 조작하며 사주에게 차량을 무상 이전하고도 법인자산으로 허위로 기재한 것이 확인됐다.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도시공사 번호판제작소. 2024.1.8.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에 국세청은 법인차량 사적 사용 문제를 정밀 분석했으며, 그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법인 탈루유형들을 추가적으로 포착했다. 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19개 법인들이 소유한 고가 차량은 총 90대, 약 300억 원 상당의 규모이며, 전체 탈루혐의 금액은 약 3000억 원에 이른다.
착수사례1. 사주는 법인 명의로 슈퍼카를 구매하거나, 법인 비용으로 고급 룸살롱 출입, 고액 급여 수취 등의 방법으로 법인자금 유출 (국세청 제공)
한 사주는 고가 슈퍼카를 법인 자금으로 구매해 업무와 무관하게 회사 내 전시용으로 사용하고, 고급 룸살롱을 수차례 드나들며 유흥비 약 15억 원을 법인 비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한 법인은 법인 자금을 유용해 수십억 원 상당의 슈퍼카를 구매하기도 했다. 조사 대상자는 법인 명의로 총 8억 원 상당의 고가 슈퍼카 3대를 취득해 사주 일가가 골프장, 특급호텔, 백화점, 고급 스파 방문 등 사적으로 사용하며 호화·사치 생활을 향유했다.
아울러, 일부 사주 일가는 미술품, 명품의류, 보석류 등 고가 사치품과 백화점 상품권을 법인 신용카드로 지속적으로 구매하고, 사주 일가의 고급 단독주택에 수억 원대의 인테리어와 수입 가구 구입을 법인 비용으로 처리하기도 했다.
착수사례2. 자녀의 해외 유학 귀국에 맞춰 법인 명의 슈퍼카를 구입하여 사적 사용하게 하고, 빌딩 취득자금을 증여하였으나 증여세 무신고 (국세청 제공)
해외 유학 중인 사주 자녀의 귀국 시기에 맞춰 약 3억 원에 이르는 수입 스포츠카를 법인 명의로 구입한 뒤 자녀에게 제공하거나, 사적 용도로 사용하던 법인 슈퍼카를 자녀에게 저가 양도하기도 했다.
또한, 법인에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자녀들에게 수억 원의 가공 인건비를 지급하는 등 사주 일가 배 불리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여왔다.
국세청은 법인들의 그릇된 인식과 불법적 관행이 방치된다면 국민들에게 깊은 박탈감을 안겨줄 수 있는 만큼, 법인의 편법·탈법적 행위뿐 아니라 사주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을 조사하고 탈루혐의 있는 관련 기업까지 철저히 검증할 계획이다.
일시보관, 금융계좌 추적, 디지털 포렌식 기법 등 활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합당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물론, 조사과정에서 매출 축소 또는 법인자금 유출을 위해 차명계좌를 이용하거나 증빙을 조작하는 등 고의로 세금을 포탈한 행위가 확인되는 경우,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고발 조치하는 등 엄정하게 대처할 예정이다.
문의: 국세청 조사국 조사2과(044-204-3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