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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위 전기차 타고 서해 관광 “탄소배출 없는 하늘길 열어요”

오는 6월부터 경기 화성시 일대에서 2인승 전기비행기를 타고 서해 상공을 둘러보는 관광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전기비행기 조종사를 양성하는 조종 훈련 과정도 함께 운영된다. 영화 속 미래로만 여겼던 ‘하늘 위 전기차 시대’가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인 첫 비행을 준비하고 있다. ‘K-미래항공 시대’의 출발이다. 그 중심에는 토프모빌리티 정찬영 대표가 있다. 국내 최초로 전기비행기를 들여와 1년여간 시험비행과 안전성을 검증하고 국토교통부, 항공안전기술원(KIAST)으로부터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로 안전 인증까지 받아냈다. 아직 전기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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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부터 경기 화성시 일대에서 2인승 전기비행기를 타고 서해 상공을 둘러보는 관광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전기비행기 조종사를 양성하는 조종 훈련 과정도 함께 운영된다. 영화 속 미래로만 여겼던 ‘하늘 위 전기차 시대’가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인 첫 비행을 준비하고 있다. ‘K-미래항공 시대’의 출발이다.

그 중심에는 토프모빌리티 정찬영 대표가 있다. 국내 최초로 전기비행기를 들여와 1년여간 시험비행과 안전성을 검증하고 국토교통부, 항공안전기술원(KIAST)으로부터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로 안전 인증까지 받아냈다. 아직 전기비행기 산업이 기술과 제도, 인프라 측면에서 모두 초기 단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징적인 이정표라는 평가다.

정 대표의 삶은 늘 ‘하늘’을 향해 있었다. 어린 시절 비행기가 활주로를 박차고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며 막연한 동경을 품었던 그는 실제 항공사 승무원이 됐고 자신의 경험을 책으로 펴낼 만큼 비행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직접 조종간을 잡고 싶어 승무원 퇴사 후 미국으로 건너가 비행기 조종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그의 인생이 또 한 번 바뀐 건 전기비행기를 접하면서부터다. 그는 전기비행기를 단순한 레저산업이 아니라 미래 교통체계를 바꿀 핵심기술로 봤다. 2023년 전기비행기를 활용한 도심항공교통(UAM·Urban Air Mobility) 기업인 토프모빌리티를 설립해 미래항공교통(AAM·Advanced Air Mobility) 시장에 뛰어들었다.

토프모빌리티는 현재 전기비행기 관광 서비스와 항공레저스포츠 조종사 양성 과정, 조종사 훈련 시스템 구축 등을 비롯해 9인승 전기비행기 도입도 추진 중이다. 여기에 배터리 운항 효율 플랫폼 개발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며 미래 항공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 대표가 그리는 미래는 지역 공항을 중심으로 하늘길이 촘촘히 연결되고 항공 모빌리티가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가 미래항공교통 분야에서 기술과 인프라, 운항 시스템을 모두 갖춘 글로벌 선도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바라보는 K-도심항공교통의 미래를 들어봤다.

어렸을 때부터 비행기를 좋아했나.
하늘을 나는 일에 대한 관심이 커 고등학교 때부터 비행기 승무원을 꿈꿨다. 2015년부터 승무원 생활을 시작했는데 비행기를 타는 매 순간이 설렜다. 근무하는 동안 6000시간 넘게 하늘 위에서 생활하며 수많은 도시를 오갔다. 자연스럽게 항공산업 전반에 대한 관심도 깊어졌다. 당시 경험을 담아 ‘낭만 비행’이라는 책도 썼다.

책을 낸 뒤 퇴사를 결심했다.
승무원 생활을 하며 ‘소수의 혁신가가 세상의 흐름을 바꾼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직접 변화의 중심을 경험하고 2019년 퇴사해 미국 실리콘밸리로 갔다. 현지에서 다양한 기업 박람회와 네트워킹 행사에 참여하며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테슬라 관계자도 만났다. 조종사 훈련도 병행했고 사업용 조종사 자격인 CPL(Commercial Pilot License)을 취득했다. CPL은 경비행기 조종뿐 아니라 항공사 입사를 위한 필수 자격 과정 중 하나다.

조종사 자격증 취득 과정도 쉽지 않았을 텐데.
취득까지 약 1년 4개월이 걸렸다. 승무원으로 항공산업을 경험했다면 이번에는 직접 조종석에 앉아보고 싶었다. 자격증을 준비하며 미국 항공산업 구조와 시장 흐름도 꾸준히 공부했다. 하지만 귀국 직후 코로나19가 터지며 항공사 취업이 막혔다. 이후 국내 항공우주·방산 분야 기업에서 스카우트 제안을 받았고 조종 부문 총괄 업무를 맡으며 항공기 유지·보수(MRO)와 방산 분야 경험도 쌓았다. 그러다 도심항공교통 사업에 참여하면서 전기비행기의 가능성을 확신하게 됐다.

전기비행기가 국내 공항 인프라와 잘 맞는다고 보는 이유는.
우리나라에는 지방 공항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지만 실제 운항 노선은 수도권과 제주 등에 집중돼 있다. 기존 대형 항공기는 장거리·대규모 수요에는 효율적이지만 단거리 노선에서는 운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항공기는 이착륙 때 연료 소모가 많다. 반면 단거리 운항에 유리하고 운영 비용과 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다. 특히 지방 공항 활성화 측면에서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기존 항공산업과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앞으로 항공산업은 단순히 더 큰 비행기를 만드는 방향이 아니라 전동화와 친환경 기술 중심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특히 도심항공교통은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라 새로운 기회가 많다. 유럽에서는 이미 활주로 기반 전기비행기 상용화가 시작됐다. 우리도 지금부터 준비하면 충분히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확신했다.

전기비행기를 국내에 들여오는 과정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사업을 하려면 무엇보다 실제 기체를 확보해야 했다. 그래서 세계 최초로 형식 인증을 받은 순수 전기비행기 ‘벨리스 일렉트로(Velis Electro)’를 개발한 슬로베니아 기업 피피스트렐(Pipistrel)을 찾아가 전기비행기를 구매했다. 기체 가격은 약 3억 원 정도였다.

규제 장벽은 어떻게 넘었나.
가장 큰 과제는 국토교통부 안전성 인증이었다. 전기비행기 상용화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분야라 인증 기준과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데 긴 시간이 필요했다. 국토부 역시 유럽과 미국 사례를 참고하며 관련 제도를 하나씩 검토해야 했다. 수차례 보완과 협의를 거친 끝에 2025년 11월 국내 최초 전기비행기 인증을 획득했다. 이어서 국토부로부터 실제 사업 운영이 가능하다는 규제 확인서까지 받으면서 본격적인 운항 서비스 기반을 마련했다.

전기비행기는 상대적으로 작은 기체인데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나.
기존 내연기관 항공기는 엔진 이상이 발생하면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 반면 전기비행기는 여러 개의 배터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설계돼 일부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배터리가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구조다. 또 엔진 소음과 진동이 훨씬 적다. 탑승객 입장에서는 전기차처럼 조용하고 쾌적한 비행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성능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한 번 충전으로 약 1시간 20분 정도 비행할 수 있고 비행 가능 거리는 약 200~250㎞ 수준이다. 서울에서 대전까지 이동 가능한 거리다. 최고속도는 시속 180㎞ 정도다. 비행 후에는 약 1시간 정도 충전하면 다시 운항할 수 있다. 아직 배터리와 충전 기술이 계속 발전하는 단계인 만큼 안정적인 운항을 위한 배터리 관리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결국 배터리 관리 기술이 핵심이라는 뜻인가.
맞다. 현재 전기비행기 유지·관리 시스템과 배터리 데이터 분석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전기비행기는 기존 내연기관 항공기와 달리 배터리와 냉각 시스템 중심의 새로운 관리체계가 필요하다. 이에 맞는 운영 설루션 구축이 핵심이다. 또 바람, 온도, 고도 등 외부 환경에 따라 효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실제 운항 데이터를 얼마나 정밀하게 축적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하고 기후 변화 폭이 큰 만큼 다양한 환경에서 비행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지난 2년간 쌓은 데이터와 운영 경험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기비행기가 국민의 삶을 어떻게 바꿀까.
앞으로는 쇼핑몰 옥상이나 주요 교통 거점 주변에 소형 항공 이동을 위한 인프라가 생겨날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서울 용산역 같은 교통 거점 주변에서 전기비행기나 도심항공교통을 타고 공항이나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비행기가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하는 일상 교통수단이 되는 미래를 앞당기고 싶다.

백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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