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소장 이승재)는 오는 6월 3일부터 8월 30일까지 덕수궁 돈덕전(서울 중구)에서 한·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선물과 기록, 한국-프랑스 우정의 140년, '반화: 상서로운 마음'」을 개최한다.
<반화(盤花)>는 1886년 조불수호통상조약(朝佛修好通商條約) 체결 이후 고종이 사디 카르노(Marie François Sadi Carnot, 1837~1894) 프랑스 대통령에게 전한 외교 선물이다. 지난 4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국빈 방한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140년 전 수교의 출발을 알린 이 <반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반화 오마주'를 마크롱 대통령에게 선물하며, 변함없는 미래 협력의 의지를 전한 바 있다. 이번 특별전은 <반화>의 원형을 중심으로 조선 왕실의 길상(吉祥) 문화와 근대 외교의 역사를 조명하고, 두 나라가 140년간 이어온 우정과 문화 교류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이다.
* 반화(盤花): 연꽃잎 모양의 금속 화반 위에 소나무·측백나무·모란·난초 등 꽃과 나무를 금속과 나무, 보석으로 정교하게 장식한 공예품
* 길상(吉祥) 문양: 장수·복·부귀 등 좋은 뜻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기물·글자·동식물·자연물 등을 무늬로 표현한 전통 문양
<반화>는 1953년 사디 카르노 대통령의 후손에 의해 "코리아의 왕으로부터 받은 선물"이라는 기록과 함께 프랑스 국립기메아시아예술박물관에 기증되었으며, 이후 국가유산청의 두 차례 실태조사를 통해 양국 수교 이후 전해진 외교 선물임이 확인되었다. 원본의 국내 공개를 추진하였으나 국외 운송에 따른 파손 우려로 복제품을 제작해 선보인다. 이번 특별전에 앞서 여러 차례 전문가 자문을 거쳐 활용 방향과 제작 방안을 구체화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국가무형유산 보유자 김영희 옥장(玉匠)이 전통 재료를 사용해 <반화>를 정성껏 되살려냈다.
이번 특별전은 <반화>가 격변기 외교 선물로 채택된 배경을 조선 왕실의 꽃과 나무에 대한 인식과 외교를 통해 활로를 모색했던 시대적 상황 속에서 살펴본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 '시대를 품은 꽃, 반화'에서는 조선시대 화훼 완상(즐겨 구경함) 문화의 역사적 흐름을 조명한다. 15세기 이후 문인 중심으로 자리 잡은 꽃 완상 문화가 17~18세기 완물 감상 문화의 유입과 함께 더욱 다채롭게 발전하였으며, 새로운 외교 관계 속에서 반화로 발현되었음을 살펴볼 수 있다.
* 완물 감상 문화: 골동·서화·정교한 공예품 등 진귀한 기물을 곁에 두고 수집·감상하던 문화
2부 ▲ '반화의 꽃과 나무에 담긴 길상'에서는 반화를 외교 선물로 선택하며 조선 왕실이 외교 상대국에 전하고자 했던 마음을, 모란·소나무·연꽃 등 반화를 이루는 요소에 담긴 길상의 의미와 왕실 유물을 통해 조명한다.
중심 꽃인 모란은 '꽃의 왕(花王)'으로 불리며 부귀영화와 태평성대를 상징하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왕실 의례에 두루 쓰인 모란도 병풍과 청화백자 등을 선보여 반화에 담긴 의미를 다채로운 모란 장식 궁중 기물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반화는 장수와 절개, 영원성을 상징하는 소나무·측백나무 한 쌍으로 구성되었는데, 이와 같은 도상은 조선 왕실의 대표적인 병풍인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에서도 나타나 전시장에서 비교 감상할 수 있다. 받침의 연꽃 문양은 번영과 자손 번창을 상징하며, 이와 같은 도상을 <자수 수저집> 등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이 밖에도 <반화>에 장식된 난초·매화·목련 등을 조선후기 난과 매화를 그린 병풍과 함께 선보여 반화에 담긴 길상의 의미를 한층 더 깊게 살펴볼 수 있다.
3부 ▲ '장인의 손끝에서 깨어난 반화'에서는 2024년 국가유산청과 아모레퍼시픽 설화수의 후원협약을 통해 김영희 옥장이 제작한 <반화>의 복제품 두 쌍 중 한 쌍과, 소장처의 관장 인터뷰 영상 등을 선보인다. 전시실 입구에서는 관람객의 손짓에 반응하여 반화가 생생한 입자(파티클)로 살아 움직이는 양방향(인터랙티브) 영상 도 감상할 수 있다.
대형 미디어아트도 함께 선보인다. '반화의 숲: 신선들의 낙원'이 돈덕전 1층에 위치한 27m 규모의 발광 다이오드(LED) 미디어월에 펼쳐진다. 무채색이던 <반화>의 꽃들이 색과 빛을 찾아가며 황금빛 소나무·측백나무와 사슴·학이 거니는 신선들의 낙원을 표현한 압도적인 디지털 영상으로 구현되었다. 복제품 제작에 활용된 귀한 전통 재료들을 소개하는 실감 영상 8종도 함께 선보이며, 조경 디자인을 더해 관람객이 영상과 공간 속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다.
이번 특별전은 휴관일인 매주 월요일을 제외한 화~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입장 마감 오후 5시)까지 덕수궁을 방문하는 관람객이라면 누구나 무료(단, 덕수궁 입장료는 별도)로 관람 가능하다. 다만, 6월 4일(목)은 관련 행사로 인하여 임시 휴관한다.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국민 누구나 편안하게 국가유산을 향유할 수 있도록 문화 접근성을 확대하고, 앞으로도 대한제국 외교의 상징적 공간인 돈덕전에서 근대 외교 문화유산 관련 전시를 지속적으로 공개하여 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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