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끼임 등의 농기계 사고정보를 119로 자동 연계하는 시스템이 운영되며, 고령농·여성농·외국인노동자 등 취약계층 안전관리 강화 조치도 시행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림분야 재해율을 낮추고 안전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농림분야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수립·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대책은 농촌지역 고령화와 기계화 확대 등에 따른 농림분야 작업 현장의 사고를 최소화해 농업인과 임업인의 생명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정부는 농작업 안전재해 예방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대책을 추진해 왔으나, 농촌진흥청·산림청 등 기관별로 개별 추진돼 영농현장의 재해율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실제 농림분야 재해율은 전체 산업재해율의 약 7.5배에 달하고, 사망률은 3.1배 수준이다. (2024년 농업인안전보험 재해율 기준)
이에 정부는 농식품부, 농진청, 산림청 등 관계기관이 함께 참여해 '국가가 책임지는 안전한 일터, 건강한 농업인과 함께 잘사는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정하고, 2030년까지 농림분야 재해율 25% 감축을 목표로 5대 전략 18개 과제를 추진한다.
5대 전략은 ▲현장 체감형 농기계 안전성 확보 ▲농업시설 안전관리 고도화 ▲취약계층 맞춤형 안전관리 강화 ▲예방 중심 안전문화 확산 및 기술개발 확대 ▲안전관리 기반 강화 등이다.
7일 오전 부산 강서구 죽동동 들녘에서 농민 김경양씨가 농기계를 이용해 모내기하고 있다. 2026.5.7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농기계 사고 줄이고 벌목작업 안전관리 강화
정부는 농림분야 사고의 절반 이상이 농기계 사고에서 발생하는 점을 고려해 농기계 전도·전복, 끼임·절단, 교통사고 등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추진한다.
2024년 농업인 사망자 297명 가운데 농기계 사고 사망자는 174명으로 59%를 차지했다.
전도·전복 사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전구조물 의무설치 대상 농기계를 기존 트랙터·운반차·로더·승용제초기 4종에서 지게차와 굴착기를 포함한 6종으로 확대한다.
안전벨트 설치가 의무화된 승용형 농기계에는 미착용 때 90초간 경보음이 발생하는 경보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관련 제도개선을 올해 하반기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농기계 사고 발생 때 사고정보를 119에 자동으로 연계하는 시스템도 운영한다.
정부는 사고감지 단말기 1297대를 설치하고 전남·강원·경북 소방본부와 119 시스템 연계 시범운영을 추진한다.
야간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농기계 반사판 설치기준도 자동차 기준과 동일한 수준으로 강화한다.
기존 직경 6.6㎝ 이상 적색 반사기 기준에 더해 내년 상반기부터는 자동차 안전기준에 따른 길이 14㎝ 이상 적색·황색 또는 백색 사선의 후부 반사판을 추가 설치하도록 할 예정이다.
불법개조 등 유통·사용단계 위험요소 점검도 강화한다. 사후 검정 대상은 299개 모델에서 350개 모델로 확대하고, 기준 미달 때 검정 적합 취소 등 제재 조치도 강화한다.
사고율이 높은 경운기는 고령농이 소유한 노후 경운기의 폐차를 유도하고, 기존 보행형 운전대를 핸들형으로 개조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파쇄기는 신체 접근 때 자동으로 멈추는 기능과 역회전 기능을 의무화하고, 미숙련자의 사고 예방을 위해 전문가가 함께하는 공동파쇄를 강화한다.
깊은 산림에서 이뤄지는 벌목작업의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도 추진한다.
정부는 고용노동부와 협력해 유압식 벌목기와 안전모 등 안전기계·장비 구입 비용의 70%를 최대 3000만 원 한도로 지원한다.
또 산림기술자 등 자격을 갖추거나 관련 교육을 이수한 사람만 벌목작업을 할 수 있도록 유해·위험작업 취업제한 규칙 개정을 추진한다.
벌목감독 현장대리인 배치기준도 강화한다.
기존에는 현장대리인 1명이 3개 사업장을 관리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1명이 1개 사업장을 집중 관리하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폭염특보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2일 오전 전남 함평군 학교면 한 한우 축사에서 축산업자가 폭염 스트레스 완화제가 섞인 사료를 배급하고 있다. 2025.7.2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축사·유통시설·저수지 안전관리 고도화
정부는 질식·추락사고가 빈번한 축사시설의 사고예방 대책도 강화한다.
양돈장의 슬러리피트, 집수조, 분뇨처리시설 등 작업공간별 질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한돈협회와 협업해 환기팬·덕트, 송기마스크 등 안전장비 공동구매를 지원한다.
또 해당 시설을 정기적이고 의무적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축사시설현대화 사업 대상자에게는 안전난간과 표지판 설치 등 추락·질식사고 예방 조치를 의무화한다.
폭염과 폭설에 대비한 환기팬, 채광창 덮개 설치 등 안전시설에 대해서는 소규모 농가 지원을 강화한다.
고용노동부와 협업해 지붕 추락사고 예방을 위한 추락방호망, 안전매트 등 추락방지시설 설치 비용 지원사업도 추진한다. 지원 규모는 비용의 60~95% 수준이다.
산지유통센터(APC), 미곡종합처리장(RPC) 등 농산물 유통시설에 대해서는 안전점검 결과에 따라 개보수 자금 등에 인센티브나 페널티를 부여한다.
추락 위험이 높은 저수지와 용배수로, 연결농로에는 안전펜스와 난간 등 접근 차단시설을 설치한다.
위험안내판과 야간조명 등 안전시설도 함께 확충한다.
소규모 저수지 5만㎥ 미만 시설은 긴급시설물 점검 대상에 포함해 홍수기 등 누수 위험기에 점검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 고령농·여성농·외국인노동자 맞춤형 안전관리 강화
정부는 고령농, 여성농, 외국인노동자 등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안전관리도 강화한다.
고령농의 폭염시기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선도농업인과 연계한 현장 밀착 관리를 실시한다.
질병 조기 발견을 위해 왕진버스 사업도 확대한다.
왕진버스 사업은 올해 264개소, 7만5000명에서 내년 353개소, 8만4000명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고령농이 안전교육을 받을 때 영농도우미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해 교육 참여도 높인다.
여성농을 위한 건강·안전 지원도 확대한다.
쪼그려 앉기 등 특정 자세의 장시간 지속·반복 작업이 많은 여성농의 근골격계, 심혈관계, 비뇨기 질환 예방을 위해 특수건강검진 대상 연령을 현행 51~70세에서 내년 51~80세로 완화한다.
들녘 공동화장실도 신규 설치한다. 올해는 농어촌상생협력기금 2억5000만 원을 활용해 50개소를 시범 설치할 예정이다.
여성 친화형 농기계도 기존 27종에 더해 25종을 추가 개발한다.
외국인노동자의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도 강화한다.
계절노동자(E-8)는 비자 신청 때 외국인노동자와 농가의 안전 체크리스트 제출을 의무화한다.
체크리스트 진단 결과 안전 취약농가로 확인되면 농업교육안전지도사 자격증 취득자 105명으로 구성된 농작업안전관리단 등을 활용해 안전교육과 지도를 강화한다.
축산분야에 배정되는 고용허가제(E-9) 외국인노동자에게는 축산단체와 협업해 추가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태국어, 베트남어, 네팔어 등 9개 국어로 된 동영상, 리플릿, 카드뉴스 등 교육자료도 제작해 외국인노동자의 안전의식을 높일 계획이다.
◆ 안전교육 의무화하고 예방기술 개발 확대
정부는 농촌 현장에 안전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교통안전 캠페인과 같은 경각심을 주는 슬로건을 개발하고, 지방정부와 농협 등 농촌지역 유관기관을 통해 확산한다.
농촌진흥청의 농작업안전관리자를 활용한 컨설팅도 강화한다.
농작업안전관리자는 안전보건 자격 보유자나 경력자를 선발해 일정 교육을 이수한 뒤 농작업 안전 컨설팅 등을 수행하는 인력이다.
정부는 농작업안전관리자를 올해 40명에서 내년 88명으로 늘리고, 컨설팅 대상도 2000농가에서 5000농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혹서기 등 위험시기에는 농촌지역 출신 자녀가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걸도록 하는 전국민 캠페인도 추진한다.
안전교육도 정책지원과 연계해 강화한다.
청년농 영농정착지원사업 대상자 의무교육 과정에 농기계 안전교육을 추가하고, 농기계 구입자금 대출 신청 때 안전교육 이수 수료증 제출을 의무화한다.
경운기 등 사고가 잦은 농기계에 대해서는 시군농업기술센터를 중심으로 운전실무와 여성농 맞춤형 등 실습 중심 안전교육 과정 2개를 신설한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기술개발도 확대한다.
정부는 어깨와 허리 부담을 줄이는 착용형 근력보조 웨어러블 장비 등 근골격계 질환 예방 편이장비를 개발하고 현장 적합성 평가를 실시한다.
농촌진흥청의 현장실증을 통해 검증된 승용형 마늘수집기, 토양소독기, 중소형 스마트팜 방제로봇 등 소형·경량화 농기계는 정부지원 대상 농업기계로 지정한다.
이미 개발된 농기계의 보급도 확대할 계획이다.
◆ 농작업안전재해예방법 제정 추진…안전통계 기반도 강화
정부는 농림분야 안전재해 예방 과제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현행 보험 중심의 '농어업인안전보험법'을 분리해 가칭 '농작업안전재해예방법' 제정을 추진한다.
농업인안전보험도 산재보험 수준으로 강화한다.
이를 위해 2028년까지 현행 상품을 보장수준이 높은 상품으로 단계적으로 통합하고, 안전사고 발생 때 고용농업인의 배상책임을 면제하는 규정도 검토할 계획이다.
정책 수립과 추진을 위한 통계 기반도 강화한다.
정부는 올해 농작업 사망재해통계를 국가승인통계로 관리하고, 2028년까지 비사망재해 통계도 정보 수집체계를 정비해 국가승인통계화할 방침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농림업인의 재해를 최소화하고 안전한 농작업장 환경 조성을 위해 즉시 시행 가능한 과제부터 우선 추진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종합대책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과 점검을 통해 농림분야 안전관리 시스템을 완비해 나가 농업인과 임업인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의: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재해지원팀(044-201-2872), 농촌진흥청 농업인안전과(063-238-1031), 산림청 산림안전보건일자리팀(042-481-4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