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통일', 이 단어들은 우리에게 얼마나 가깝게 느껴질까? 아마 많은 이들이 일상과는 동떨어진 거대 담론이나 딱딱한 강의실의 풍경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지난 5월 30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호수공원 운답원에서 열린 '동탄에 평화온:담' 현장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평화의 온기를 담아 전한다'는 따뜻한 의미를 지닌 이 행사는 평화를 우리 집 앞 익숙한 아파트 단지 인근으로 가져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풀어냈다.
동탄호수공원에서 열린 '동탄에 평화온:담' (본인 촬영)
이번 행사는 5월 25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제14회 평화통일교육주간'을 기념하여 개최됐다. 평화통일교육주간은 2013년 제1회 행사를 시작으로 2018년 법정 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매년 통일부·교육부·지자체·민간단체가 협력하여 전국적인 프로그램을 전개해 왔다. 올해 통일부는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각종 문화 행사와 체험·참여 중심의 이벤트로 '동탄에 평화온:담'을 개최했다.
'동탄에 평화온:담' 부스 배치도와 일정표 (본인 촬영)
◆ 캐릭터 '꾸꾸'와 함께 떠나는 평화 여행
'동탄에 평화온:담' 축제에서 볼 수 있는 DMZ에 사는 가상의 조류 캐릭터 '꾸꾸' (본인 촬영)
동탄에서 20년 가까이 살아온 주민으로서 늘 걷던 동탄호수공원이 평화와 통일의 가치를 체험하는 무대로 변모한 모습은 무척 신선했다. 이번 행사는 DMZ에 사는 가상의 조류 캐릭터 '꾸꾸'를 중심으로 한 참여형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구성되어 방문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사람들의 평화를 향한 관심과 사랑을 먹고 사는 '꾸꾸'는 행사장에 대형 공기 조형물, 키링 그리고 굿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들을 만났다.
'동탄에 평화온:담'에서의 '멸종위기평화' 미션 부스 (본인 촬영)
현장에는 평화 그림 책방, 공방 체험, 간식 부스 등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다채로운 공간이 운영됐다. 특히 통일부 청년 인턴들이 직접 기획한 '꾸꾸담!', '멸종위기평화', '평화광산', '꾸꾸의 옹달샘' 등 4가지 테마의 미션 부스는 행사의 재미를 더했다. 아이들이 미션을 수행하며 사라진 꾸꾸를 찾아내거나 꾸꾸의 알을 부화시키는 과정은 평화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몸소 체험하는 귀한 시간이 됐다.
◆ 오감으로 느끼는 평화 문화 체험
행사장 곳곳에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참여형 콘텐츠가 가득했다. 나는 아이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실을 엮어 한반도 지도를 완성해 가는 한반도 모양의 '스트링아트' 부스를 관람했다. 아이들의 작은 손으로 완성해 가는 지도는 평화라는 거창한 주제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체험할 수 있었다. 또한, 뜨개 공방 부스에서는 이웃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주민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반도 모양의 '스트링아트' 체험도 할 수 있었다. (본인 촬영)
어린 자녀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한수연 씨(동탄 거주, 42세)는 "평소 평화나 통일이라는 단어는 너무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는데, 집 앞 가까운 공원에서 아이와 함께 체험하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정말 좋았다"라고 말했다. 세대 간 소통의 장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이 외에도 버블 퍼포먼스, 벌룬 퍼포먼스, 디아블로 요요 공연 등 다채로운 문화 공연이 무대를 채웠다. 특히 정교한 손놀림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디아블로 요요 공연을 관람할 때는 아이들의 환호성이 공원 전체에 가득 퍼지며, 활기찬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동탄에 평화온:담' 에서의 '디아블로 요요' 공연 (본인 촬영)
◆ 일상으로 스며든 평화 메시지
이번 행사의 의미는 최근의 남북 관계 변화와 맞물려 더욱 깊게 다가온다. 얼마 전 수원에서 열린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서 북한 내고향 여자축구단과 수원FC 위민이 빗속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공동 응원단의 응원 속에서 진행된 이 경기는 남북 스포츠 교류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현장을 찾은 관중들은 승패를 넘어 오랜만에 재개된 남북 교류의 현장을 지켜보며 깊은 감동을 나눴다.
'동탄에 평화온:담'에서 축제를 즐기는 시민 (본인 촬영)
'동탄에 평화온:담' 역시 광역 대도시 중심의 행사에서 벗어나, 시·군 단위 생활 현장으로 찾아가는 '평화공감 문화 프로젝트'로서, 지역 사회가 주도하는 풀뿌리 평화 문화의 확산을 증명했다. 통일 정책이 국민의 실제 삶과 가까이 닿아 있을 때 정책 수용성과 참여율이 높아진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성공적인 사례다. 평화는 멀리 있는 거창한 과제가 아니라, 오늘 우리가 공원에서 아이들과 함께 만들고 웃으며 나누는 대화 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이러한 일상 밀착형 평화 행사가 향후 다른 지자체로 확산된다면, 우리 사회의 평화 통일 공감대는 한층 더 두터워질 것이다.
☞ (보도자료) 동탄호수공원에서 「동탄에 평화온:담」 개최
☞ (정책뉴스) 빗속에서 다시 만난 남북여자축구…수원에 울린 '공동 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