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돌봄센터에서 청년인턴으로 활동을 한지 어느덧 한 달을 훌쩍 넘었다.
센터에서 근무하다 보면 돌봄이 필요한 초등학생 아동들과 자연스럽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러던 중, 센터 아동들로부터 새로운 소식을 전해 듣게 됐다.
5월 4일부터 '미성년자 신용카드 발급'이 가능해졌다는 소식이었다.
그동안 미성년자는 법적 가능 연령대가 정해지지 않은 체크카드만 쓸 수 있었기 때문에, 초등학생도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제부터 만 12세 이상 이동에 대한 가족 신용카드 발급이 허용된다. (금융감독원)
지난 4월 28일, 금융위원회에서 보도한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이제까지 성인만 발급할 수 있었던 신용카드를 이제부터는 만 12세 이상 청소년들도 가족 신용카드의 형태로 발급받을 수 있게 됐다고 한다.
한도는 기본 월 10만 원에 제공된다. 부모님의 허락을 받으면 1만 원 단위로 최대 월 50만 원까지 늘릴 수 있다.
기존 법률상 신용카드는 민법상 성인 이상인 사람만 발급할 수 있고, 미성년자는 원칙적으로 가족카드를 포함한 신용카드 발급이 불가능했다.
5월 4일부터는 미성년자의 가족카드 발급 절차도 간소화돼, 별도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없이 미성년자가 카드를 발급할 수 있도록 한다.
여기서 가족 신용카드, 즉 '가족카드'란 무엇일까?
가족카드는 부모가 보유한 신용카드를 기반으로 발급되는 카드를 말한다. 즉, 청소년이 단독으로 신용을 부여받는 구조가 아니라 부모의 신용 한도 내에서 관리형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그러므로 청소년 가족 신용카드를 발급하기 위해서는 신청 카드사에 대한 부모님의 유효 신용카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카드 결제 가능 영역이 제한돼 있으니, 보다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겠다. (카드사 안내 사항)
자녀의 이용 내역이 부모님께 실시간 알림이 가고, 카드 앱에서 간편하게 조회해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자녀의 소비 습관을 관리하기 쉽다.
금융사에서 제공한 신청 방법이다. 발급하고자 하는 카드회사의 규정을 꼼꼼히 확인해 보자! (카드사 안내 사항)
카드 발급을 위해 준비해야 할 서류는 신분증, 학생증을 비롯한 청소년증, 가족관계증명서다.
인터넷 비대면 발급이 제한되고 반드시 영업점에 대면 방문해야 하는 금융사도 있으니, 발급받으려는 카드의 카드사 규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좋겠다.
센터를 이용하는 아동들의 모습 (본인 촬영)
우리 센터를 이용하는 아동들은 센터 이용 전, 하교하면서 친구들과 편의점에 들러 간식을 자주 사 먹는다. 그럴 때마다 '엄마 카드'를 용돈 대신 빌려서 결제하곤 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살펴보니 간식뿐만이 아니었다. 문제집을 사거나 문구류를 구매하는 크고 작은 소비 전반에 전부 '엄마 카드'를 사용하고 있었다.
사실 이러한 '엄마 카드' 사용은 카드 양도에 해당하는 사례로, 현행법상 금지된 항목이다. 사용 시 실사용자와 명의자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법 위반 소지를 안고 있다는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미성년자가 자신의 명의로 카드를 만든다면, 청소년의 결제 편의와 분쟁 위험도 줄어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센터를 이용하는 아동들의 모습. 초등학생이 이용하는 센터이다 보니, '엄카(엄마 카드)'를 이용하는 아동들이 많았다. (본인 촬영)
한 아동은 이제부터 당당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자신만의 카드가 생긴다는 소식이 마냥 설렌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가 하면, 어떤 아동은 '엄마 카드'를 빌려 쓸 때도 절제가 어려운 성격이라 부모님이 불안한 기색을 보이셨다며 조금 멋쩍어했다.
어떤 아동은 가족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언니가 있다며, "우리 부모님께서도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돈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라는 말씀을 신신당부하셨다고 거들었다.
이러한 부모님의 걱정은 괜한 것이 아니다. 신용카드의 결제 방식이 후불인 만큼, 당장 눈에 보이는 금액이 없어 자칫하면 미성년자 과소비 문제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각 가정에서는 카드 한도 설정을 꼭 확인하고, 결제 내역을 공유하거나 기록해 미성년자 신용카드 이용자들이 올바른 소비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기존 만 12세부터 발급할 수 있던 '후불교통 기능이 없는 체크카드'의 발급 가능 연령 역시 변화가 있다. 이제부터는 만 7세 이상 아동이라면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5월부터 만 7세 이상 초등학생에 대한 체크카드를 만들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
체크카드의 경우 신용카드와 달리 법적 발급 연령대가 정해진 것은 아니었다. 이제까지는 대부분의 카드사에서 후불교통카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연령인 만 12세 이상에 맞춰 카드를 발급해 줬는데, 체크카드에서 후불교통카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연령대는 만 12세로 유지하되 일반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 연령대만 조정된 것이라고 한다.
초등학교 입학 연령부터 체크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만 12세 이상부터 발급할 수 있는 '후불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미성년자 체크카드'의 경우, 월 이용 한도가 기존 5만 원에서 10만 원까지 상향 조정된다고 하니 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미성년자분들은 참고하여 혜택을 누려보아도 좋겠다.
센터에서 학습 활동을 진행하는 아동들의 모습 (본인 촬영)
이번 개정으로 직접 후불교통카드 이용 한도 혜택을 받아본 한 아동은 "사실 집이 이사를 가는 바람에 학교까지 매일 버스를 타고 등교하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등교뿐 아니라 친구들과 놀러 갈 때나 학원에 갈 때도 대중교통수단을 자주 이용하는 만큼, 이번에 이용 한도가 두 배가량 늘어나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며 밝게 웃었다.
이번 개정이 미성년자의 적극적인 소비생활 경험을 촉진하고, 바른 경제관념을 형성할 수 있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 미성년 자녀의 가족카드 발급허용 등 혁신금융서비스를 제도화하겠습니다. -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감독규정 입법예고(1.2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