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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스라엘의 이란 전쟁과 한국의 대응

무엇보다 정부는 당장 닥쳐오는 큰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국익을 지키는 데 집중해 왔다…정부의 경제 대책은 먼저 국민의 최소한 경제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하고, 우리 산업의 생산 활동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하며, 산업 내에서도 우선순위를 점검해 물량이 흘러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미국의 2월 28일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종전을 장담했던 것과 달리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권 존중이 시대정신이 된 현대사회에서 다수의 민간인을 포함한 수많은 인명 살상이 자행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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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정부는 당장 닥쳐오는 큰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국익을 지키는 데 집중해 왔다…정부의 경제 대책은 먼저 국민의 최소한 경제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하고, 우리 산업의 생산 활동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하며, 산업 내에서도 우선순위를 점검해 물량이 흘러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홍현익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

미국의 2월 28일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종전을 장담했던 것과 달리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권 존중이 시대정신이 된 현대사회에서 다수의 민간인을 포함한 수많은 인명 살상이 자행되는 전쟁의 도발은 오로지 자국에 대한 상대국의 공격이 명백히 임박할 때만 정당화될 여지가 있는데 미국의 전쟁 개시는 이에 너무도 부족한 상태에서 감행됐고 미국은 이를 입증하려 하지도 않았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한국 정부의 입장은 안타까우며 유감스럽지만 매우 신중하고 지혜롭게 대처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정부는 당장 닥쳐오는 큰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국익을 지키는 데 집중해 왔다.

중동지역에 체류 중이던 국민들이 현지시간 14일 '사막의 빛'으로 명명된 이번 작전으로 공군 수송기(KC-330)에 탑승한 후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외교부 제공)

특히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지향하는 이재명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 경제 안정과 국가안보를 최우선으로 배려하고 이에 정책을 펼쳐왔다. 이란과 인근 국가들에 있다가 갑자기 위험에 빠진 우리 국민을 무사히 구출하고 전쟁으로 파생된 석유 등 에너지 수급 위기에 대처해 공급을 확보하고 가격을 안정시키는 등 경제를 안정시켰다. 또 한미동맹을 지키면서 국가안보를 확고히 하고 미국이 요구하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에는 슬기롭게 대응하면서 한미 관계를 안정시켰다.

우리 국민 구출 '사막의 빛' 작전

전쟁이 발발하자 정부는 3월 5일 이란 전역에 대해 여행경보 4단계 '여행금지'를 발령했다. 전쟁이 예상과 달리 장기화하고 악화해 중동 국가들의 항공편이 끊기면서 중동 지역에 있는 한국인들의 신변에 위협이 생겼다. 대사관 지원 버스를 이용해 투르크메니스탄 국경을 넘어 대피시켰고, 민항기와 전세기로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의 교민들을 이송했지만, 그 외 전쟁의 영향을 받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레바논의 한국 교민들은 계속 전쟁의 위협에 노출돼 있었다.

정부는 3월 10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군용기 활용을 결정하고 외교부,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공군과 경찰청이 참여한 정부합동 신속대응팀을 구축해 사막의 빛 작전을 시행했다. 작전의 성사 및 원활한 진행을 위해 조현 외교부 장관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각각 사우디 외교장관 및 국방장관과 통화해 사우디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대응팀이 현지로 급파된 후 외교·국방 관계자들은 시차를 넘어 실시간으로 소통해 공군 급유수송기 시그너스가 거쳐야 하는 10여 개 국가의 영공 통과 승인을 받아내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로 4개국 교민들을 집합시켰다.

지난 14일 김해기지에서 공군 공중급유수송기(KC-330)가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 이륙하고 있다.(사진=외교부 제공)

3월 14일 리야드에 도착한 KC-330 시그너스기와 임무요원들은 한국 교민 204명(한국·일본 복수국적자 1명 포함)과 외국인 7명(외국인 5명, 일본 국적자 2명)을 포함한 총 211명을 급유수송기에 태우고 영공 개방된 나라들을 거쳐 3월 15일 서울공항으로 무사 귀환했다.

정부는 우리 국민을 안전하게 구출해 국민 주인 정신을 실현했다. 게다가 다카이치 일본 총리가 "한국 정부와 한국군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듯이 한일 간 형성되고 있는 우호 관계도 한층 돈독하게 했다.

물가와 경제 안정

전쟁 당일인 2월 28일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제1차 실물경제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연이어 3월 1일에는 차관 주재 2차 회의, 3일에는 필리핀에서 3차 회의를 화상으로 진행하는 등 긴박하게 에너지 가격 인상과 공급망 수급 안정화 방안을 마련했다. 유가 상승, 에너지 수입망 불안정, 주요 무역로 폐쇄 등의 여파가 자원 수급 등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석유 수급, 가스 수급, 해상 물류, 국내 산업 공급망, 전력 수급 안정화 대책을 마련했다.

3월 13일부터 정부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해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이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도록 상한선을 뒀고, 최고가격이 2주 단위로 조정되므로 27일 2차 최고가격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일정 부분 국민의 소비 절약을 요청하고, 차후에 재정으로 정유사 손실을 부담해 주는 대신 정유사들은 가격을 급하게 올리지 않도록 하면서 유류 가격을 최대한 안정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상황이 더 악화하면 에너지 절약 정책과 관련해 차량 5부제·10부제 등의 도입도 검토하는 등 적극 대처하고 있다.

정부의 경제 대책은 먼저 국민의 최소한 경제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하고, 우리 산업의 생산 활동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하며, 산업 내에서도 우선순위를 점검해 물량이 흘러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원유 도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비상 상황이므로 대체 수입선 확보뿐 아니라 정유사에 대한 수급 조정 명령이나 수출제한 조치 같은 비상 플랜도 강구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 대응

전쟁이 장기화하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세계 석유의 20% 정도의 공급이 차질을 빚자, 국제 원유가가 2배 정도로 인상돼 세계 경제가 불안정해졌다. 특히 원유 공급의 91%와 71%, 44%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중동 석유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과 한국, 중국 경제의 타격이 가장 컸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일 인천 연수구 송도 한국가스공사 인천생산기지 터미널에 LNG 수송선이 정박해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3월 14일 호르무즈 해협 폐쇄에 피해를 보고 있는 한·중·일과 프랑스 및 영국에게 해협 개통에 필요한 기뢰 제거 및 유조선 호위를 위한 군함 파견을 요청했다. 사실 미국과 동맹이더라도 침략을 당했을 때 도울 의무가 있는 것이므로 이번 경우에는 파병 의무가 없다. 유럽 동맹국들뿐 아니라 중국도 파병을 거절하면서 항변했듯이 미국이 불을 지르고 나서 함께 끄자고 하는 격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중동 석유에 별로 의존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에 의존하는 나라들이 자국 이익을 챙기는 차원에서 파병하면 미국은 돕겠다는 입장이다. 또 우리 경우에는 에너지 자급률이 84.6%인 중국과 달리 중동 원유 의존도가 매우 높고, 국가안보와 경제 모두 미국과 긴밀한 관계이며 관세 문제와 원자력 협정 개정과 원자력추진잠수함 건조 등의 중요한 현안도 있으므로 유럽 국가들이나 중국처럼 단호히 거절하기는 쉽지 않은 처지다.

이런 맥락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 구사한 외교에서 함의를 얻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한 어려워진 정치적 위상을 치켜세워주기 위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규탄하고 미국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며 원자력, 조선, 희토류 등 핵심 광물 협력 의사 등 미국이 필요한 산업에 2차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시행할 것임을 밝히면서 이란전의 조속한 종전과 한미 관계 발전을 희망한다는 의사표시와 함께 파병은 어렵지만 간접 지원은 제공하겠다는 수준으로 난관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다급한 상황이 전개되자 우리와 상의 없이 패트리어트(PAC-C)와 사드 반출을 시행하는 미국의 모습을 보여준 이번 전쟁의 교훈은 한국의 안보는 결국 우리가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는 국방과 첨단기술력 강화, 그리고 공급망 및 수출로 다원화 등 제반 부분에서의 자강력 배양과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전시작전권을 차질 없이 조속 환수하는 동시에 한미동맹의 우의는 지키고 강화하며 한미일 안보 공조도 유지하되 중국과의 관계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러시아 및 북한과의 관계도 정상화를 거쳐 호혜적인 협력을 도모하는 길을 열어가야 할 것이다.

◆ 홍현익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

27년 간 세종연구소에서 북핵문제, 남북관계, 한미동맹, 한러관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한국의 국가안보와 국가전략을 연구했다. 한반도 정세 안정과 평화 구축 및 평화통일을 위해 화해와 공동번영 및 국익 극대화를 지향하는 실용외교를 주창해왔다. 국정기획위원회 외교안보 분과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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