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하고도 훈장이 전수되지 못한 독립유공자를 기리고 이들의 후손 찾기 사업을 알리는 ‘독립유공자 미전수 훈장 전시회’가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대문형무소 상설전시공간에선 2024년부터 ‘광복, 영광 그리고 남겨진 훈장’을 주제로 이재명 지사(1962년 대통령장)와 장인환 지사(1962년 대통령장) 등 독립유공자 16인의 훈장을 전시하고 있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6월 초 찾은 전시관은 평일 오전인데도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옛 창고를 개조한 전시 공간은 옥사 등 주요 관람 동선에서 다소 떨어져 있었지만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이 많았고 홀로 찾은 관람객도 눈에 띄었다. 관람객은 각각의 패널에 새겨진 독립유공자의 업적을 살피고 이들에게 내려진 훈장의 의미를 되새기며 전시를 둘러봤다. 한참 동안 발걸음을 멈춘 채 대한민국장, 대통령장, 독립장, 애국장, 애족장 등 건국훈장을 비롯해 건국포장, 대통령 표창 등 독립유공자 포상 실물을 하나하나 유심히 살피는 사람도 있었다.
전시관 한편에서는 독립운동가의 꺾이지 않는 정신을 입체적으로 되살린 전시가 관람객의 눈길을 붙잡았다. 흰 저고리와 검은 치마를 입은 소녀가 독립운동가의 글을 낭독하는 홀로그램 영상이 상영되고 보는 각도에 따라 수감 전후 모습이 교차하는 액자 속에는 유관순 열사와 안창호 선생, 한용운 지사의 얼굴이 담겼다.
양산·예천·예산에 제주까지 전시 확산
미전수 훈장을 통해 독립운동가를 기억하려는 움직임은 올해 들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경남 양산시립독립기념관은 지난 1월부터 서두성 지사(2005년 애국장)를 비롯한 양산 지역 독립유공자 6인의 미전수 훈장을 전시하고 있다. 경북 예천박물관은 4월부터 ‘훈장은 녹슬지 않는다’ 기획전을 통해 황하청 지사(1991년 애국장)와 고윤한 지사(1995년 애국장) 등 예천 출신 독립유공자 9인의 훈장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연말까지 계속된다. 충남 예산 대흥초등학교에서도 대흥초 출신 독립유공자 5인의 미전수 훈장 전시가 8월 7일까지 이어진다. 앞서 제주항일기념관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인 4월 11일부터 이신형 지사(2019년 애족장) 등 독립유공자 4인의 훈장을 5월 23일까지 전시했다.
국가보훈부는 앞으로도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박물관의 참여를 확대해 지역에 숨겨진 독립유공자의 삶과 공적을 재조명, 해당 지역 주민들의 역사적 자긍심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독립유공자 후손을 찾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고유선 기자 독립유공자 후손찾기 훈장 미전수
독립유공자 7279명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독립유공자 1만 8162명 중 후손을 찾지 못해 훈장을 전수하지 못한 독립유공자는 7279명이다.
선대에 독립을 위해 헌신한 어른이 있다면 보훈부 공훈전자사료관(e-gonghun.mpva.go.kr) ‘독립유공자 후손찾기’ 메뉴에서 유공자 검색을 추천한다. 검색을 통해 명단에 등록된 독립유공자의 후손에 해당하는 경우 제적등본, 족보 등 관련자료를 갖춰 보훈부에 후손 신청을 하면 된다.
심사 결과 후손으로 확인될 경우 훈장이 전수된다. 직계가족이 있는 경우에는 제일 연장자에게, 직계가족이 없거나 현 상황에서 확인되지 않는 경우 방계가족에 전수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