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1년간 지역 균형발전과 상생을 핵심 과제로 삼고 비수도권 일자리 확대와 지역 활력 회복에 정책 역량을 집중했다. 이 같은 상생 정책의 성과는 고용지표에서 먼저 확인된다. 정부 출범 전후 10개월을 비교한 결과, 비수도권 취업자 증가폭은 3만 6000명에서 16만 6000명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안정적인 일자리로 평가되는 상용근로자 수가 대폭 증가하는 등 고용의 질이 크게 향상됐다. 전국(수도권+비수도권) 일자리 증가폭도 커졌다. 정부 출범 전 10개월 동안 13만 9000개 증가했던 일자리는 출범 후 10개월 동안 18만 6000개 늘었다. 정부는 전국과 비수도권의 고용이 동시에 확대된 사례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활력 회복의 신호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인구감소지역 89곳 가운데 22곳은 인구가 증가세로 전환됐다. 비수도권 대학의 경쟁률도 2025학년도 5.9대 1에서 2026학년도 6.5대 1로 11.6% 높아졌다. 지방 중심 상생 정책과 지역대학 지원 확대가 성과를 내면서 비수도권 대학의 교육 경쟁력과 선호도가 높아진 결과다.
안전한 일터 만들기 산업재해 사망자
17.5% 감소
”더는 삶의 터전이 죽음의 현장이 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산업재해 감축’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밝혀왔다. 정부는 현재 근로자 1만 명당 0.39명 수준인 산재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0.29명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더 안전한 일터 조성을 위한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대형사고 발생 사업장과 중대재해 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감독 수위를 높이고 위험성 평가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실태를 집중 점검해왔다. 정부는 사각지대 해소와 산재 사망사고 감축을 위해 산업안전감독관을 기존 895명에서 2095명으로 대폭 증원하고 예방 중심의 감독 사업장도 2만 4000개에서 5만 개 규모로 확대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산재 사망자는 113명으로 2022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1분기 기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027년까지 업무상 질병 산재 처리 기간을 120일로 단축한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재인정 절차가 지연되면서 치료비와 생계 부담을 홀로 떠안아야 했던 산재 피해자의 어려움도 한층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올해 1분기(1~3월) 업무상 질병처리 기간은 229.6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60.2일보다 30.6일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창업시대 모두의 창업
1기 5000명 선발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올해 수출 분야는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액은 1200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2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25년 K-뷰티 중소기업 수출은 82억 달러, 온라인 수출은 11억 달러를 기록하며 수출 저변 확대를 이끌었다.
벤처 투자 시장도 회복 흐름이 뚜렷하다. 올해 1분기 벤처펀드 결성액은 4조 4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투자액은 3조 3000억 원으로 역대 두 번째 규모를 나타냈다. 정부의 벤처 생태계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인공지능(AI)·반도체 등 딥테크 분야에서 유니콘기업 4개가 새로 탄생했다.
창업 열기도 뜨겁다. 올해 1월 시작된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에는 6만 3000여 명이 신청해 정부 공모전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6월 9일 1기 5000명이 선발됐다. 모두의 창업은 지난 1월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에서 첫선을 보였다. 당시 이 대통령은 ‘K자형’ 성장에 따른 양극화 심화를 극복할 방법으로 창업 중심 사회로의 전환을 제시하며 프로젝트의 출발을 알렸다. 정부는 단계별 오디션을 거쳐 ‘창업 루키’ 100여 명을 선발해 최대 1억 원의 창업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최종 우승자에게는 상금 5억 원과 벤처 투자 자금 5억 원 등 10억 원 상당의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햇빛소득마을 2030년까지
3000개 이상 조성
정부는 2030년까지 전국에 3000개 이상의 햇빛소득마을을 조성하는 등 재생에너지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햇빛소득마을은 마을 주민 10명 이상이 협동조합을 구성해 마을 내 유휴부지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운영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사업 모델을 말한다. 태양광 설비는 마을회관 지붕, 주차장, 저수지 등 유휴부지와 농지 등에 설치되며 발전 수익은 마을 발전기금으로 환원돼 주민 복지와 지역 현안 해결에 쓰인다.
정부는 연내 햇빛소득마을 700개 이상, 2030년까지 3000개 이상 선정을 목표로 내세웠다. 선정된 마을에는 설비 투자비의 최대 85%를 금리 연 1.75%, 5년 거치 10년 분할 상환 조건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또 행정안전부와 농림축산식품부, 기후에너지환경부로 구성된 추진단을 통해 계통, 부지, 자금 확보, 인허가 등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 해소에도 나설 방침이다.
사업에 참여하려면 마을(행정리) 단위 주민 10명 이상이 주민 70% 이상의 동의와 마을총회 승인을 거쳐 협동조합을 설립해야 한다. 마을 공동체는 주요 의사결정과 발전소 건설·운영, 수익금 활용 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사업 수익은 마을복지 증진과 주민소득 배분 등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발전설비 용량은 300~1000㎾로, 발전소를 건설할 때 태양광 모듈 등 주요 기자재는 국내 생산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전기차 보급 연 20만 대 돌파
태양광 35.5% 보급 확대
정부는 출범 이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고 탄소배출량을 감축한다는 목표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특히 지난해 10월 1일 기후·환경과 에너지 기능을 하나의 부처로 통합하면서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대전환 정책을 일관되고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수송·난방 부문에서는 전면 전기화를 핵심 전략으로 전기차, 히트펌프, 배터리 등 관련 산업 육성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2025년 전기차 보급 대수는 약 22만 1000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2026년 1월부터 4월까지 신규 등록 차량 가운데 전기차 비중이 22%까지 확대됐다. 수입산이 주도해온 전기버스 시장에서는 국산 버스의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해 2025년 기준 66.3%를 기록하며 국산화 확대의 기반을 마련했다.
재생에너지 보급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6년 1분기 태양광 보급 규모는 1087㎿로 전년 동기 대비 35.5% 증가했다. 이와 함께 한낮 태양광발전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서는 등 재생에너지 확대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은 2024년 1조 677억 원에서 2026년 1조 7822억 원으로 늘었다.
취약계층의 냉·난방비 부담을 덜기 위한 에너지바우처 지원도 강화됐다. 지원 대상은 2024년 125만 8000가구에서 153만 2000가구로 늘었으며 기초생활보장수급가구 가운데 2인 이상 다자녀 가구까지 지원 범위가 확대됐다.
5극 3특 국가균형성장 추진
전남·광주 40년 만의 통합
”인공지능(AI)과 기후위기 시대에는 전 국토를 골고루 넓게 쓰는 국토공간 대전환 전략이 필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존 균형발전 정책이 인구·소득·기업·교통인프라·교육·의료 등 주요 자원이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결과를 낳았고 이로 인해 경제적 양극화와 지역 불균형이 심화되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2025년 9월 30일 열린 첫 지방시대위원회 본회의에서 ‘5극 3특 균형성장 전략’을 최종 의결했다. 이를 통해 지역초광역권이 고유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수도권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전 국토를 균형 있게 활용하는 국토공간 대전환 전략을 본격 추진했다.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의 대표적 성과로는 광주광역시·전라남도 통합이 꼽힌다. 2026년 7월 1일 광주와 전남은 1986년 분리된 지 40년 만에 다시 하나로 통합된다. 정부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법’을 시행하면 인구 약 320만 명(전국 5위), 경제 규모 약 159조 원(전국 3위)에 달하는 초광역 자치단체가 출범한다.
지역의 자립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균형성장 거점 육성 정책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초광역 경제권 활성화를 위해 해양수산부 및 SK해운, 에이치라인해운, SM상선 등 대형 해운선사의 본사를 부산으로 속속 이전했으며 현대자동차그룹으로부터 새만금 지역에 9조 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이끌어내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매달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시작
10개 군 인구 4.7% 증가
정부는 2026년 2월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69개 군 가운데 시범지역을 선정해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을 시작했다. 실제 거주 주민에게 매달 15만 원을 카드 또는 모바일 형태의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해 지역 내 소비를 활성화하고 지방소멸 위기를 막겠다는 취지다.
시범사업 대상지로는 경기 연천, 강원 정선, 충북 옥천, 충남 청양, 전북 장수·순창, 전남 곡성·신안, 경북 영양, 경남 남해 등 총 10개 군이 선정됐다.
사업 시행 이후 비어가던 농촌에 활력이 돌고 있다. 2026년 4월 기준 10개 시범지역의 인구는 도입 전과 비교해 평균 4.7% 증가했다. 특히 청년 인구는 평균 6.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전남 신안의 청년 인구가 13.8%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어 경남 남해(8.7%), 경북 영양(8.3%) 순으로 나타났다. 소비 인프라를 가늠할 수 있는 신규 가맹점 수도 시범지역 선정 이후 13.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시범사업 확대 요구가 커짐에 따라 2026년 4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관련 예산 706억 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정부는 추가 공모를 거쳐 지난 6월 11일 7개 지역을 추가 선정했다. 강원 화천, 전남 구례 등 7개 지역도 8월부터 월 15만 원의 농어촌 기본소득이 지급될 예정이다.
‘고향사랑기부제’ 1500억 돌파
균형성장 이끄는 핵심 정책으로
2025년 고향사랑기부제 모금액은 총 1515억 원으로 집계돼 제도 시행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4년 모금액 879억 원보다 72% 증가한 규모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자신의 주소지를 제외한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지역 소멸에 대응하고 지방 재정 확충을 지원하기 위해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기부자에게 지역 특산물로 제공되는 답례품 매출도 2025년 352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24년 207억 원에서 1년 만에 약 70% 증가했다.
정부는 제도 시행 3년 차인 2025년 기부 한도 상향과 세액공제율 확대, 민간 플랫폼 도입 등 제도 개선에 나섰다. 기존 전용 포털 중심의 기부 체계를 개선해 온·오프라인 금융앱과 민간 플랫폼에서도 기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연간 기부 한도를 기존 5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상향하고, 기부자가 의료·교육·문화 등 원하는 사업을 직접 지정할 수 있는 ‘지정기부제’를 도입했다.
정부는 모금된 1515억 원을 소아과 병원 운영 지원과 청년 창업 공간 조성, 독거노인 돌봄 인프라 확충 등 지역 현안 사업에 활용했다고 밝혔다. 고향사랑기부제가 단순한 기부를 넘어 지방 재정의 한계를 보완하고 균형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정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강정미·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