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광복부터 1948년 정부 수립까지의 3년은 잃어버린 우리의 이름을 되찾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세우며 우리말과 문화, 기억을 회복해나간 치열한 여정이었다. ‘1945-1948 역사 되찾기, 다시 우리로’ 특별전은 격동의 해방 공간 속에서 정체성을 회복하고 국가를 세워가던 당시의 노력을 조명한다. ‘다시 우리로’ 돌아가려는 염원과 새로운 나라에 대한 기대가 교차하던 해방기의 풍경을 전한다.
전시는 ‘되찾은 말, 되찾은 삶’, ‘다시 잇는 역사’, ‘다시 일어서는 우리’ 등 크게 3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신문과 방송에서 들려오는 우리말, 교실에서 한글을 배우는 아이들의 모습 등 한글이 스며들어 변화한 일상의 모습을 살펴본다. 최초의 우리말 사전 ‘말모이’ 원고, ‘훈민정음 해례본’의 첫 영인본 등이 전시된다. 2부에서는 식민지배로 단절됐던 과거를 다시 잇고 역사의 연속성을 회복하는 과정을 다룬다. 조선총독부에 넘어갔다 반환된 ‘국새 칙명지보’, 우리 손으로 이뤄진 첫 국립박물관 발굴조사인 경주 호우총 발굴에서 나온 청동용기 등이 소개된다. 3부에서는 순국선열 추모와 각종 국경일 제정이 공동체의 기억을 복원하고 연대를 강화하는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이순신 장군과 관련한 병풍 ‘팔사품도’와 ‘해남 명량대첩비’ 탁본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기간 ~3월 31일 장소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
확장의 순간: 설박·이성경
완결된 결과를 제시하기보다 젊은 작가들이 쌓아온 창작의 밀도와 앞으로 펼쳐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성경의 작업이 관람자를 감각과 정서가 응축된 경계의 공간으로 이끈다면, 설박은 한국 전통 수묵산수의 재료와 사유를 출발점으로 삼아 자연의 에너지를 현대적 표현으로 풀어낸다.
기간 ~4월 5일 장소 함평군립미술관 제1·2 전시실
춘식이의 봄
첫인상은 투박하지만 볼수록 정감이 생기는 ‘순정남’ 캐릭터를 통해 주변에서 소외되는 인물들을 담아냈다. 과장된 몸의 형태와 강렬한 색채로 각자의 자리에서 분투하는 삶에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건넨다.
기간 ~4월 25일 장소 갤러리 마레
무대의 보이지 않는 기술들
명동예술극장의 공연이 없는 화요일, 인문학 강연 ‘명동人문학’이 돌아왔다. 6월 9일까지 총 8회 진행되며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성, 예술에 마찰을 일으키는 과학기술의 속도 등을 주제로 한 고찰이 이어진다. 3회 차에서는 무대미술가 박동우 홍익대 교수가 각 시대의 과학기술이 공연예술에 어떻게 활용돼왔는지 살펴본다.
일시 3월 31일 오후 7시 30분 장소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 AI 파도 앞 창작자를 위한
생존 가이드
인공지능(AI)이 글을 쓰고 음악과 영상을 만들어내는 시대에 ‘창작’을 이야기하는 방식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예술하는 법학자’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정연덕 교수가 신간 ‘창작 본능’(어웨이크)을 통해 그 해답을 제시한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으로 화가이자 공연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정교한 논리와 예술가의 현장감을 결합해 창작의 본질을 짚는다.
0.1초 만에 결괏값을 내놓는 생성형 AI의 해일은 창작의 문턱을 허물고 창작자에게 깊은 무력감을 안겼다. 내 화풍과 문체가 무한히 복제되는 환경에서 ‘인간의 창작’이 지니는 의미가 새롭게 제기된다. 저자는 그 답을 ‘과정’과 ‘책임’에서 찾는다.
그는 ”생성은 AI의 몫이지만 가치의 확정은 인간의 권리“라고 강조하며 창작자가 가치와 의미를 최종적으로 승인하는 편집자이자 감정의 해석자로서 창작 주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책임지지 않는 AI와 달리 자신의 이름을 걸고 결과를 확정하는 인간의 서명이야말로 창작자가 주권을 지키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창작에 매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패를 해석하고 의미를 축적하며 변화해 가는 과정은 AI가 결과를 대신할 수 없는 인간만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부록으로 수록된 ‘AI 시대 창작자를 위한 카피라이트 Q&A’에는 지브리 화풍 도용, 아이들 사진 누리소통망(SNS) 공개 등 일상에서 마주하는 법적 고민에 대해 저자의 날카로운 해법이 담겼다.
더 정글
2016년 프랑스 칼레의 난민캠프 실화를 바탕으로 칼레에서 영국으로 밀입국하려는 난민들의 이야기다. 9개국 출신 인물들이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종교적 배경 속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겪는 갈등을 그린다. 난민캠프에서의 삶과 희망, 철거 과정, 그리고 공존을 모색하는 이야기가 밀도 있게 전개된다.
기간 ~4월 5일 장소 연희예술극장
럭키고시원
북한산 아래 낡은 고시원에 저마다의 실패와 상처를 안고 모여든 인물들이 ‘행운’과 ‘행복’의 의미를 찾아간다. 달동네 고시원을 배경으로 청춘의 좌절과 회복, 소소한 연대 속에서 작은 행복을 발견해가는 삶의 순간들을 그려낸다.
기간 3월 26일~4월 5일 장소 지구인아트홀
살목지
기이한 소문이 끊이지 않는 저수지 ‘살목지’에 로드뷰 촬영팀이 발을 들이면서 벌어지는 공포영화다. 실제 충남 예산군에 있는 저수지를 배경으로 일상과 맞닿은 공간에서 공포를 극대화한다.
개봉일 4월 8일
우시다 토모하루 피아노 리사이틀
일본 클래식 피아니스트 우시다 토모하루는 최연소로 유니버설 클래식 레이블을 통해 데뷔한 연주자다. 최근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3라운드에서 쇼팽 피아노 소나타 3번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영상으로 화제를 모았던 그 연주가 이번 무대에서 실연으로 펼쳐진다.
일시 4월 8일 오후 8시 장소 롯데콘서트홀
2026 누구나 클래식 with 강릉시립교향악단
깊이 있는 해석으로 호평받는 지휘자 정민이 강릉시립교향악단을 지휘하고 첼리스트 문태국이 협연한다. 강릉시향은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과 말러의 ‘교향곡 제5번’을 연주한다. 김대환 단국대 음악예술대학 교수가 해설자로 나서 작품의 배경과 특징을 설명한다.
일시 4월 14일 오후 7시 30분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이근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