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이 3월 15일(현지시간) 폐회식을 끝으로 10일간의 감동을 뒤로하고 막을 내렸다. 55개국 611명의 선수들은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컬링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폐회식에서 4년 뒤 2030 프랑스 알프스 동계패럴림픽을 기약하며 아쉬운 작별을 나눴다. 우리 대표팀은 스노보드의 이제혁과 휠체어컬링 믹스더블의 백혜진이 기수로 나서 태극기를 들었다. 폐회식 피날레는 이탈리아 출신의 일렉트로닉 그룹 ‘플래닛 펑크(Planet Funk)’가 장식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며 종합순위 13위에 올랐다. 당초 목표였던 금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대회 초반 일찌감치 달성하고 역대 동계패럴림픽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의 주인공은 단연 김윤지였다. 대표팀이 따낸 메달 7개 가운데 5개를 홀로 책임지며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보여줬다. 김윤지는 3월 8일 ‘바이애슬론 12.5㎞ 스프린트 좌식’ 금메달을 시작으로 10일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추적 좌식’ 은메달, 11일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10㎞ 인터벌스타트 좌식’ 은메달, 12일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스프린트 좌식’ 은메달을 잇달아 따냈다. 이어 16일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20㎞ 인터벌스타트 좌식에서 다시 금메달을 추가했다. 이로써 김윤지는 한국 선수 최초로 동계패럴림픽 2관왕에 올랐고 ‘단일 대회 메달 5개’라는 새 역사를 썼다. 동·하계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통틀어 한 대회에서 5개의 메달을 딴 것도 김윤지가 처음이다.
특히 크로스컨트리 스키 20㎞ 인터벌스타트 좌식은 김윤지가 처음 도전한 무대였다. 앞선 스프린트와 인터벌스타트 경기에서 초반 오버페이스로 ‘패럴림픽 24개 메달’의 전설 옥사나 마스터스(미국)에게 역전을 허용했던 경험이 밑거름이 됐다. 이날은 페이스를 조절하는 노련한 운영으로 설욕에 성공하며 마스터스가 버티고 있는 노르딕스키 무대에 새로운 강자의 등장을 알렸다.
김윤지는 금메달을 따낸 직후 ”앞선 경기에서 페이스 조절 실패로 옥사나 마스터스 선수에게 역전당하고 많이 배웠다“며 ”모든 종목을 골고루 잘하는 ‘육각형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른 종목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가 이어졌다. 스노보드의 이제혁은 남자 크로스(SB-LL2)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패럴림픽 스노보드 사상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휠체어컬링 믹스더블에서는 백혜진-이용석 조가 은메달을 획득하며 2010 밴쿠버 대회(당시 혼성단체팀 은메달) 이후 16년 만에 다시 메달을 가져왔다.
2030 프랑스 알프스 대회를 향해!
이번 대회는 단순한 성과를 넘어 한국 장애인 스포츠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 무대였다. 메달이 일부 종목에 집중됐던 구조에서 벗어나 설상 전반으로 저변이 넓어졌고 10~20대 젊은 선수들의 성장도 두드러졌다. 이번 대회에서 확인한 ‘세대교체’와 ‘종목 다변화’를 발판 삼아 한국 장애인 스포츠는 2030 프랑스 알프스를 향해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장애인체육회와 함께 3월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대회를 마치고 귀국한 대한민국 선수단을 위해 환영행사를 마련했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양오열 선수단장 등 선수단 및 가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동계패럴림픽의 새 역사를 쓴 선수단에 꽃다발을 전달하고 한계를 넘어선 도전에 대해 격려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최휘영 장관은 ”우리 선수들의 불굴의 의지와 눈부신 결실은 대한민국 동계 스포츠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며 ”역대 최고의 성적으로 국민에게 자부심을 안겨준 선수들과 이들을 위해 헌신한 가족, 지도자 등 모든 관계자에 깊은 존경을 표한다. 문체부는 앞으로도 선수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백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