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트업·투자 💰 지원사업 🚀 K-Startup 🏦 정책자금 🏛 나라장터 📰 보도자료 📋 정책뉴스
📋 정책뉴스

양계 구독 서비스로 라오스 마을을 바꾸다 “딱 5년 버티니 길이 보이더라”

태국과 베트남 사이에 자리 잡은 내륙국가 라오스. 메콩강을 따라 작은 농촌 마을이 이어지고 많은 주민이 여전히 농업으로 생계를 이어간다. 거대한 시장은 아니지만 그만큼 아직 비어 있는 산업도 많다.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라오스 초임 공무원의 월급은 약 120달러. 하지만 양계 구독 서비스 기업 ‘그린굿스(Green Goods)’와 함께 양계를 시작한 시골 마을 여성들은 매달 300달러 안팎의 소득을 올린다. 집 앞마당에서 닭을 키워 얻은 수익은 아이들의 교육비와 가족의 생계로 이어진다. 사업 수익을 재투자에
#K-공감 #정책브리핑

라오스 스타트업 ‘그린굿스’ 이재원 대표
태국과 베트남 사이에 자리 잡은 내륙국가 라오스. 메콩강을 따라 작은 농촌 마을이 이어지고 많은 주민이 여전히 농업으로 생계를 이어간다. 거대한 시장은 아니지만 그만큼 아직 비어 있는 산업도 많다.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라오스 초임 공무원의 월급은 약 120달러. 하지만 양계 구독 서비스 기업 ‘그린굿스(Green Goods)’와 함께 양계를 시작한 시골 마을 여성들은 매달 300달러 안팎의 소득을 올린다. 집 앞마당에서 닭을 키워 얻은 수익은 아이들의 교육비와 가족의 생계로 이어진다. 사업 수익을 재투자에 주로 사용하는 남성과 달리 여성이 사업을 할 경우 교육에 쓰는 비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현장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그린굿스와 협력하는 소농인의 약 70~75%는 여성이다.

그린굿스는 라오스 소농에 양계 전 과정을 지원한다. 모계(母鷄)를 키워 알을 부화시킨 뒤 병아리를 농가에 분양하고 사육 과정에서 백신과 수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농가가 생산한 달걀과 닭고기는 회사가 전량 수매한다. 회사가 일정한 주기로 병아리를 공급하고 생산물을 책임지고 구매하는 구조다. 그린굿스는 이를 ‘양계 구독 서비스’라고 부른다. 라오스에서 보기 드문 신선 축산물 유통 시스템이다.

라오스에 ‘지속 가능한 농업 생태계’의 씨앗을 심은 인물은 한국인 청년 창업가 이재원 그린굿스 대표다. 학창 시절 그는 사업가라기보다 ‘해외봉사를 좋아하는 연구자’에 가까웠다. 아프리카와 유럽 등지에서 봉사 활동을 이어가다 우연히 라오스 중부 캄무안(Khammouane)주의 한 시골 마을에서 우물 공사를 한 경험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현지 동포 사업가와의 인연을 계기로 창업에 도전, 올해로 8년째 사업가의 길을 걷고 있다.

초기에는 유엔(UN) 조달 등 국제기구 사업에 참여하며 성장 기반을 다졌다. 현재 파트너 농가는 약 360곳에 이른다. 창업 첫해 2만 4000달러였던 매출은 지난해 80만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이 대표는 라오스에서 만난 배우자와 가정을 꾸리며 현지에서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라오스에서 특별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이 대표가 자신의 경험을 청년들과 나누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3월 5일 인천 송도 재외동포웰컴센터에서 열린 재외동포청 주최 ‘한상 CEO 초청, 청년 해외 진출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그를 만났다.

라오스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라오스는 인구 700만의 내륙국가다. 주변으로는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물가는 의외로 비싼 편이며 식문화가 발달하지 않아 주로 훈제나 절임 식품을 먹는다. 동남아에서 유일하게 찹쌀을 주식(主食)으로 한다. 무엇보다 나에게 라오스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좋은 사람들이 있는 나라다. 실제로 정착을 결심한 이유도 사람들 영향이 컸다. 사업적으로는 시장 규모가 작다 보니 개인 자금으로도 창업이 가능했고 ‘친환경’이란 정부 정책도 프리미엄 달걀이라는 사업의 지향점과 잘 맞았다. 당시 라오스에는 프리미엄 달걀이라는 시장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린굿스는 자연방사 인증(HUMANE), 축산우수관리 인증(GAHP), 식품안전관리 인증(HACCP), 우수 제조관리 기준(GMP) 등 네 종류의 글로벌 친환경 인증을 취득했다. 현재 주 고객층은 고소득층이나 해외 주재원들, 힐튼과 아마리 같은 5성급 호텔 등이다.

언어 문제는 어떻게 극복했나.
소통은 대부분 라오스어로 한다. 언어에 대해 겁이 많았는데 라오스에 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극복하기 어려운 건 언어가 아니라 문화다. 언어의 목표는 결국 물건을 파는 것이기 때문에 필요한 몇 가지 표현만 잘 익히면 된다. 어느 나라든 3개월 정도 열심히 버티면 어느 정도 해결된다. 하지만 문화는 다르다. 상대방 문화를 빨리 이해할수록 신뢰도 깊어진다. 처음엔 라오스를 잘 이해한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라오스에서 만난 배우자와 5년을 함께 살고 나서야 조금 이해한다고 느낀다. 그동안 한국적인 사고로 모든 것을 판단해왔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의 그린굿스를 키워내기까지 가장 어려웠던 순간을 꼽는다면.
매일매일이 어려웠다. 사실 처음에는 사업을 잘 모르고 시작했다. 펀딩을 받거나 심사를 통과하는 일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실제 경영이나 인사관리는 쉽지 않았다. 특히 초창기에는 직원 퇴직금을 마련하기 위해 목돈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가장 힘들었다.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주변에서 ”딱 5년만 버텨보라“고 조언했다. 신기하게도 5년이 지나자 사업 규모가 커지고 그렇게 힘들던 자금 문제도 조금씩 풀려나갔다. 지금은 아시아개발은행(ADB)과 투자 논의가 진행 중이다. 국제축산연구소(ILRI)와 함께 연구를 진행하는 등 예상하지 못한 곳과도 협력하고 있다. 예전에는 고객을 찾아다니던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하는 수준이 됐고 직원 월급도 판매 수익만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단계로 성장했다.

재외동포청에서 채용을 지원하는 ‘동포기업’ 사업에도 참여했다고.
최근 한국 인재를 채용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해외를 중심으로 활동하다 보니 한국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재외동포청에 우리 기업을 소개하고 검증을 거쳐 동포기업 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 덕분에 최근 인재를 채용했고 곧 라오스로 함께 들어갈 예정이다. 그린굿스가 기본급여, 왕복 항공권, 주거 등을 제공하고 추가로 재외동포청에서 6개월 동안 월 110만 원을 지원한다.

라오스 외 다른 나라에도 진출할 계획이 있나.
중국을 보고 있다. 지난해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중국해외농업연구소에서 주최한 해커톤대회에서 1등을 하고 중국 출장을 다녀왔다. 방문한 도시의 인구가 8000만 명이었고 아파트 한 단지에만 20만 명이 살고 있었다. 그 도시가 중국에서는 인구 기준 20위에 불과한 ‘작은 도시’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규모의 경제가 갖춰져 있다 보니 오히려 주문량을 맞추기 어려울 수도 있다. 우선은 중국 시장을 고려하고 있지만 최근 캄보디아 쪽에서도 병아리를 사겠다는 문의가 들어왔다. 캄보디아와 태국, 베트남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그린굿스의 궁극적인 비전은 무엇인가.
첫 번째 목표는 라오스에서 신뢰받는 농업 기업이 되는 것이다. 농업은 단기간에 돈을 벌고 빠지는 사업이 아니다. 농촌과 함께 장기적으로 가야 한다. 가끔 ‘투입 대비 효과’라는 관점으로 농업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 소농이 양질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또 하나는 식량안보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는 일이다. 생각보다 농업은 ‘하이테크’ 산업이다. 닭의 품종은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고 한국도 많은 품종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실정이다. 라오스나 메콩 지역에서 하이테크 기반 농업을 발전시키는 기업이 되고 싶다.

라오스 진출을 꿈꾸는 국내 청년에게 조언한다면.
2019년 처음 라오스에 왔을 때 또래 창업가가 5~6명 정도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한국으로 돌아갔다. 중요한 것은 한국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버티기 어렵다는 점이다. 나 역시 창업 초기 월수입이 20만 원 정도에 불과했다. 한국 기준으로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동일한 자본금으로 시작한 현지 창업가들은 그 수준에 만족한다. 그들과 경쟁하려면 이런 부분을 감수해야 한다. 해외에서 살아남은 교민들을 보면 힘들지 않았던 사람은 거의 없다. 개발도상국에 가서 조금만 고생하면 누구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린굿스를 어떤 기업으로 키워가고 싶은가.
최근 직원 두 명을 태국과 한국으로 유학 보냈다. 돌아오면 한 명은 양계 기술자, 다른 한 명은 식품산업 기술자가 되어 회사와 함께 양계 발전을 이끌 계획이다. 어차피 시간은 흐른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뿌리를 단단히 내리기 위해 사람에 투자를 많이 하고 싶다. 라오스에서 살며 깨달은 것 중 하나는 한국이 개발도상국이던 시절 대기업이 했던 사업 모델이 지금의 라오스와 잘 맞는다는 점이다. 라오스에서 기간산업을 일군다는 마음으로 접근하고 있다. 라오스에서는 늘 우리를 이렇게 소개한다. ”푸억 하오 맨 버리삿 라오. 푸억 하오 짜 보 오억 짝 라오.(우리는 라오스 기업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라오스를 떠나지 않을 겁니다.)“

서하나 기자

🔗 원문 공고 바로가기

외부 기관의 공식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최신 정보는 원문을 확인하세요.

← 목록으로
🔗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