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전자상거래 채널이 늘어날수록 기업이 관리해야 할 브랜드 위험도 커진다. 위조상품과 무단판매가 마켓플레이스와 SNS를 넘나드는 가운데 생성형 AI는 브랜드를 모방한 사이트와 광고, 피싱 콘텐츠를 만드는 비용까지 낮추고 있다. 기업에는 여러 국가와 채널을 상시 감시하고 침해 사례의 삭제·제재 결과를 축적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마크비전의 2026년 상반기 고객 데이터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계약 규모와 서비스 적용 범위 확대로 나타났다.
AI 기반 지식재산권(IP) 서비스 기업 마크비전은 2026년 상반기 연간 계약 규모 1억5000만원 이상인 엔터프라이즈 고객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 증가했다고 18일 발표했다.
마크비전, 2026년 상반기 결산… 연간 계약 규모 1.5억 원 이상 엔터프라이즈 고객 3배 증가 (자료 제공: 마크비전)
기존 고객 가운데 보호 대상 브랜드와 관리 국가, 대응할 위험 유형 등을 추가하며 계약 범위를 확장한 고객도 전년보다 약 2배 늘었다. 신규 고객 확보와 함께 기존 고객의 서비스 사용 범위가 커졌다는 점에서 브랜드 보호가 일회성 단속보다 지속적인 운영 업무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크비전은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웰라, 러쉬, 파나소닉, 닛산, 세가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회사가 운영하는 마크AI 브랜드 보호 솔루션은 위조상품과 무단판매, 온라인 사칭 등을 탐지하고 침해 콘텐츠의 삭제와 판매자 제재를 지원한다.
상반기 신규 고객의 60% 이상은 소비재 산업 기업이었다. 업종별 비중은 뷰티·퍼스널케어 19%, 식품 15%, 패션·액세서리와 헬스·건강기능식품이 각각 13%였다.
소비재 기업은 제품 이미지와 상표가 온라인에서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만큼 위조상품 제작과 무단판매의 표적이 되기 쉽다.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성분과 제조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제품이 유통되면 브랜드 평판뿐 아니라 소비자 안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K-뷰티와 K-푸드 기업의 해외 진출이 증가하면서 국가별 판매 채널을 한꺼번에 관리하려는 수요도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 신규 고객 비중은 국내 59%, 일본 19%, 미주 12%, 유럽 10%였다. 전체 활성 고객 가운데 해외 기업은 약 47%를 차지했다. 특히 미주와 유럽에서는 다른 지역보다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고객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위조상품 삭제에서 AI 사칭 차단까지
고객이 대응하려는 위험의 범위도 달라졌다. 국내 신규 고객의 주요 수요는 글로벌 마켓플레이스와 SNS에서 유통되는 위조상품, 비인가 판매자와 그레이마켓으로 인한 유통 질서 훼손, 생성형 AI를 이용한 사칭 사이트와 피싱 차단 등에 집중됐다.
생성형 AI로 브랜드 로고와 제품 이미지, 임직원의 이름을 조합한 콘텐츠를 빠르게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사칭 위험은 판매 플랫폼 밖으로 번지고 있다. 웹사이트와 SNS, 메시징 앱 등 채널마다 침해 사례를 찾고 증거를 확보해야 해 브랜드 보호 조직의 업무 범위도 커진다. 마크비전은 별도의 브랜드 사칭 대응 솔루션을 통해 이러한 채널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실제 고객사의 제재 사례도 공개했다. 헬렌카민스키와 캉골 등을 전개하는 에스제이그룹은 2021년부터 마크AI를 사용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침해 판매 페이지 9259건을 삭제하고 10개국에서 활동한 판매 계정 946개를 제재했다. 마크비전은 이를 통해 최소 273억원의 손실을 예방한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손실 예방액은 실제 회수된 매출이 아니라 침해 판매 규모 등을 바탕으로 산출한 추정치다. 앞서 공개한 에스제이그룹 협업 사례에서도 장기간 모니터링 이후 악성 판매자의 활동과 제재 건수가 감소한 결과를 제시했다.
에이피알(APR)은 메디큐브를 보호하기 위해 10개국의 틱톡샵과 아마존, SNS 등 27개 채널에서 마크AI를 운영하고 있다. 국가별 채널을 통합 관리하며 위조상품 판매 페이지를 삭제하고 침해 판매에 따른 손실을 예방하는 방식이다.
이인섭 마크비전 대표는 “기업들은 이제 좋은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이를 안전하게 운영하는 역량도 중요한 경쟁력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브랜드 보호는 단순한 리스크 대응을 넘어 기업의 글로벌 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운영 역량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계약의 증가는 브랜드 보호 수요의 변화를 가늠할 첫 지표다. 다음 단계에서는 계약액과 제재 건수에 더해 침해 대응 시간, 반복 침해 감소율, 무단판매 축소와 매출 회복 효과를 고객별로 입증해야 한다. 이러한 운영 성과가 축적될 때 브랜드 보호 솔루션은 보안과 컴플라이언스처럼 해외 사업을 구성하는 기본 체계로 정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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