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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아웃! 처벌에서 예방으로 ‘유스폴넷’이 뛰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골목길. 아침의 적막을 깨는 소리는 다름 아닌 초등학생의 시뮬레이션 사격 체험이다. ‘영등포청소년경찰학교’에 모인 5학년 학생들은 표적을 맞히며 환호했지만 현장을 지도하는 학교전담경찰관(SPO)의 표정은 단호했다. 이 체험의 목적은 범죄의 무게와 법의 엄중함을 몸으로 익히는 데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피해(2.5%)와 가해(1.1%) 응답률은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이다. 특히 언어·신체폭력은 감소한 반면 집단따돌림과 사이버폭력은 증가하며 양상이 다변화했다.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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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총 들어! 사수 거총! 사격 개시!“

”타당! 타당! 탕탕-!“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골목길. 아침의 적막을 깨는 소리는 다름 아닌 초등학생의 시뮬레이션 사격 체험이다. ‘영등포청소년경찰학교’에 모인 5학년 학생들은 표적을 맞히며 환호했지만 현장을 지도하는 학교전담경찰관(SPO)의 표정은 단호했다. 이 체험의 목적은 범죄의 무게와 법의 엄중함을 몸으로 익히는 데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피해(2.5%)와 가해(1.1%) 응답률은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이다. 특히 언어·신체폭력은 감소한 반면 집단따돌림과 사이버폭력은 증가하며 양상이 다변화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2025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이버폭력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 비율은 42.3%에 달했다. 문자나 인스턴트 메시지를 통해 사이버폭력을 겪은 청소년 비율도 가해자 43.8%, 피해자 41.4%로 나타났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사이버폭력이 심각하다고 느낀 청소년 비율은 10명 중 9명에 이르렀다. 교육 현장에서는 정서교육 강화와 함께 디지털 환경에 대응하는 예방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소년 보호·학교폭력 예방 종합 플랫폼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해 경찰청이 내놓은 해법이 청소년 보호·학교폭력 예방 플랫폼 ‘유스폴넷(Youth Pol-Net)’이다. 유스폴넷은 2022년 SPO 제도 도입 10주년을 계기로 구축됐다. 2023년 12월 전국 청소년경찰학교 시스템과 통합하면서 단순 홍보 채널을 넘어 청소년 보호활동과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아우르는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으로 기능이 확대됐다.

유스폴넷 운영을 담당하는 청소년보호과 이지은 경사는 ”유스폴넷은 정보 제공을 넘어 학생, SPO, 지역사회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연결되는 안전망“이라며 ”도서·산간지역 학생들도 예방 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유스폴넷에서는 학교폭력 예방 교육자료 열람·다운로드는 물론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 ▲경찰단계 청소년 선도제도 ▲청소년 치안 정책자문단 ▲청소년경찰학교 등 다양한 관련 정책과 프로그램 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경사는 ”4월부터 유스폴넷 사이트에서 전국 모든 학교 담당 SPO를 조회할 수 있다“며 ”다문화가정 비중이 높은 지역을 위해 중국어 교육 자료를 올리고 연령대별 맞춤형 콘텐츠를 보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체험으로 배운다, 청소년경찰학교
유스폴넷이 ‘디지털 지구대’라면 청소년경찰학교는 이를 현실에서 구현하는 교육 현장이다. 2014년 도입된 이후 현재 전국 57곳에서 운영 중이며 체험형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폭력 예방 효과를 높이고 있다.

이날 영등포청소년경찰학교에서는 입교식을 시작으로 ▲학교폭력 예방교육 ▲경찰 직업 체험 ▲지문채취·사격 실습 ▲역할극 등이 진행됐다.

먼저 범죄 예방 교육을 마친 학생들은 경찰 직업 체험을 했다. 수갑과 삼단봉을 직접 만져보고 유치장에 들어가보며 범죄의 결과를 직관적으로 경험했다. 지문채취 시간, 실습에 참여한 학생들의 눈이 더 반짝거렸다. 교육을 맡은 서울 영등포경찰서 소속 SPO 신승호 경사가 ”지문은 절대 숨길 수 없다. 범죄는 반드시 밝혀진다“고 말하자 학생들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마지막 역할극에서는 피해자와 가해자 역할로 나눠 실제 상황을 재연했다. 연기가 진행될수록 분위기가 진지해졌다. 일부 학생은 피해자의 감정에 몰입해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총 세 시간 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은 ”법과 질서의 중요성을 느꼈다“, ”경찰이라는 직업을 더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청소년경찰학교 체험은 유스폴넷을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개인과 단체 누구나 원하는 지역과 시간을 선택해 참여할 수 있다. 권장 참여인원은 7~8명 정도지만 실제로는 학급 단위의 단체 참여가 많다. 초등학교 5학년 전후가 가장 교육 효과가 크다고 한다.

참여에는 나이 제한이 없어 경찰을 꿈꾸는 성인 수험생도 종종 찾는다. 또 교권 침해나 선도심사위원회에서 특별교육 처분을 받은 위기 청소년을 위한 치유 프로그램으로도 활용된다. 신 경사는 ”처음엔 소극적이던 학생들이 체험을 통해 적극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소속으로 8년째 SPO로 활동 중인 양병윤 경위는 ”학교폭력 대응이 점차 처벌 위주로 흐르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며 ”경찰학교만큼은 아이들에게 교육과 치유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 1100여 명의 SPO가 뛴다
유스폴넷, 청소년경찰학교와 함께 학교폭력 예방 시스템을 떠받치는 또 하나의 축은 학교전담경찰관(SPO)이다. 이들은 청소년경찰학교 교육뿐 아니라 전국 학교를 순회하며 학교 근처 유해업소 점검, 등굣길 교통안전 출동, 마약·도박 교육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SPO는 2012년 193명으로 시작해 현재 1100명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1인당 평균 10.6개의 학교를 담당하고 있어 인력 부족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신 경사는 ”SPO로 배정돼 제복을 입고 학교에 갔는데 학생들이 ‘무슨 일 있느냐’, ‘경찰이 왜 왔느냐’ 물으며 긴장했다“면서 ”학생들에게 SPO 존재가 경각심과 동시에 보호받고 있다는 신호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처벌을 넘어 예방으로, 청소년경찰학교와 SPO를 중심으로 한 유스폴넷의 학교폭력 대응체계가 현장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서하나 기자 유스폴넷의 주요 프로그램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
24시간 학교폭력 신고 접수 및 상담 창구다. 누구나 국번 없이 117을 누르면 즉시 신고 접수부터 상담까지 받을 수 있다. 실시간 일대일 상담이나 문자, 앱 등을 통해 사건 종결까지 피해자를 지원한다. 필요한 경우 경찰 수사 연계나 보호조치 등을 지원하는 24시간 운영 기관으로 연결된다.

경찰단계 청소년 선도 제도
범죄심리 전문가가 참여해 청소년의 환경과 성향을 분석하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재범 방지와 사회 복귀를 돕는다. 경찰 자체적으로 운영하거나 전문단체 또는 신경정신과의 힘을 빌려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청소년치안정책자문단
학생 중심의 학교폭력 예방과 청소년의 치안 정책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만들었다. 2025년 초·중학생 ‘명예경찰소년소녀단’과 중·고등학생 ‘청소년참여정책자문단’을 통합했다. 지금까지 총 876개교에서 3046명의 학생이 활동했다.

안전Dream(아동·여성·장애인 경찰지원센터)
학교폭력 신고 창구로 117 전화신고 외에도 112 긴급출동, #0117 문자신고, 온라인 ‘안전Dream’ 게시판 등이 열려있다. 안전Dream은 경찰에서 직접 운영하는 실종아동 및 성범죄, 학교·가정폭력 신고 사이트다.

학교폭력 예방교육 표준교육자료
누구나 무료로 학교폭력 예방교육 표준교육자료를 이용할 수 있다. ▲초·중·고등 연령별 학생 ▲학교 가정 밖 청소년 ▲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를 보호하는 보호자 등 대상별 눈높이와 목적에 맞춰 제작됐다. 청소년경찰학교 체험이 어렵거나 먼 지역에서도 자료를 활용해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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