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7년 상용화 대비 제도 정비 ▶ 범정부 차원 가이드라인 마련 목표
정부가 2027년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앞두고 사고 발생 시 책임 기준과 보상절차 정비에 본격 착수했다. 사람이 직접 운전하지 않는 자율주행 특성상 사고 책임을 가리는 과정이 복잡해지는 만큼 제도적 공백을 줄여 피해자가 빠르고 공정하게 보상받을 수 있게 하려는 취지다.
현재는 2020년 개정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라 피해자를 우선 보호한 뒤 책임 주체를 따지는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혼선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자율주행차 사고는 차량 결함뿐 아니라 자율주행시스템, 운송플랫폼, 소프트웨어, 사이버보안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얽힐 수 있어 단순 교통사고보다 분석 과정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로 인해 피해자 보상 지연과 보험 처리 과정의 불확실성도 문제로 꼽혀왔다. 겉으로는 단순 접촉사고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센서 오작동, 시스템 판단 오류, 관리 주체의 책임 여부 등을 세밀하게 따져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1월 ‘자율주행 실증도시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하반기부터 광주광역시에서 200대 규모의 자율주행차 운행을 예고했다. 실제 도로 기반 시험이 본격화하면서 사고 대응 기준을 마련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자율주행차 사고책임 TF’를 구성했다. 국토교통부가 총괄하고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이 간사를 맡으며 법조계·공학계·보험업계·산업계 전문가 18명이 참여한다. TF의 핵심 과제는 사고 유형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책임 판단 기준과 절차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범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보험 처리와 보상 절차를 표준화한다는 계획이다. 사고 발생 시 책임 공방으로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피해자 보호를 신속히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TF는 연말까지 사고책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한편 관련 법령 개정 과제도 발굴할 방침이다. 실증도시에서 운영될 전용 보험 상품과 보상 프로세스도 함께 점검해 자율주행 시대에 맞는 사고 대응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는 ”자율주행 상용화 시대를 위해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TF를 통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자율주행 환경을 조성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