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4월 9일 ”중동 전쟁이 단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에 상당히 큰 위협을 가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대한민국 경제 체제가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 제1차 전체회의를 열고 ”중동 전쟁은 한편으로 보면 위기지만 또 한편으로 보면 기회이기도 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의장인 대통령에게 대내외 경제 전략에 대한 자문 역할을 수행하는 기구로 이번 회의는 국민주권정부 출범 후 처음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중동발 위기에 따른 경제 대응과 함께 한국 경제 체질 개선 및 지속 성장 전략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위기 국면이 되면 과거 금 모으기처럼 국가 공동체 전체를 위해 함께하려고 노력하는 위대한 국민들“이라며 ”이번 위기 국면도 모두가 변화를 받아들일 마음의 자세를 갖고 있어 실제 국정을 담당하는 우리가 잘 준비하면 또다시 이 국면을 기회로 만들어 새롭게 도약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집행을 담당하는 우리가 어떤 마음과 자세로 어떤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언제 이 상황이 정리될지 알기 어렵다“며 ”단기적으로, 중기적으로, 장기적으로 잘 대비해서 국민들이 더 이상 고통을 겪지 않고 희망적인 미래를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 일자리 문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들은 열심히 일하고 싶지만 기회가 없다. 기업은 경력 있는 청년을 요구하고 청년들은 경력을 쌓을 기회가 없다“며 ”그 부분은 국가 공동체가 기회를 만들어줘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한일 협력 큰 역할
앞으로도 활약 기대“
이 대통령은 4월 8일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총리와 오찬을 함께하며 한일관계 발전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오찬은 이시바 전 총리가 아산정책연구원이 주최한 콘퍼런스를 계기로 방한하며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며 ”총리 재임 시절 한일관계가 상당히 많이 안정됐고 이후 협력도 잘 이어지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복잡한 국제 환경 속에서 큰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이시바 전 총리는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1년이라는 짧은 임기였지만 외교에서 가장 중시한 것은 일한관계 발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과 한국의 관계를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관계로 만들고 싶다“며 협력 강화 의지를 강조했다.
이시바 전 총리는 또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세 차례 대통령과 만났다. 대단히 인상적이었다“며 ”양국이 정치뿐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전 총리는 2025년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처음 회담을 한 데 이어 8월 일본 도쿄와 9월 부산에서 정상 간 ‘셔틀 방문’ 형식으로 회담을 가진 바 있다.
”대한민국 큰 위기
내부적 단합 중요“
이 대통령은 4월 7일 여야 지도부와 만나 ”지금 대한민국이 상당히 큰 위기에 처한 게 분명하다“며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 특히 외부 요인에 의해 우리 공동체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는 내부적 단합이 정말 중요하다“며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여야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여야정 민생경제 협의체 회담 및 오찬을 주재했다. 이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여야 대표가 청와대에서 만난 것은 2025년 9월 8일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먼저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 장기화와 관련해 ”내부적 요인은 많이 개선되고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외부적 요인, 또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서 벌어진 일로 대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며 ”야당에서도 여당에서도 많이 배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마뜩잖다거나 부족한 부분도 많이 있을 것이다. 의견을 제안해 주시면 진지하게 함께 고민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26조 2000억 원 규모인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된 소득하위 70%에 대한 고유가 피해 지원금과 관련한 야당 측 비판에 대해 ”현찰 나눠주기라고 하는 것은 조금 과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대외적 위기에 의한, 특히 유류값 급상승으로 인한 국민의 어려움을 지원해 드리기 위해 소위 전쟁 피해 지원금을 준비한 것“이라며 ”유류대 인상으로 파생되는 물가상승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로 인한 고통을 조금이라도 보전해 드려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편성된 예산의 재원이 빚을 내거나 또는 다른 데서 억지로 만들거나 국민에게 증세해서 만든 게 아니고 작년 하반기에 정말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그를 통해서 경제가 일정 부분 회복이 되면서 예상보다 더 늘어난 세수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헌을 위한 야당의 협조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된 지가 너무 많은 세월이 지나서 좀 안 맞는 옷처럼 돼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5·18(민주화운동) 때마다 야당은 여당일 때도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게재하겠다’고 말씀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부마민주항쟁의 헌법 전문 반영 문제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야당이 부마항쟁도 같이 넣자고 이야기했는데 저는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순차적, 점진적 개헌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수용해 주시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추경 통과 즉시 집행
사전준비에 만전“
이 대통령은 4월 6일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되는 즉시 최단 기간 예산 집행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사전준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제4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중동 전쟁 장기화의 충격이 민생경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전쟁의 상처는 오랜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세심하게 살피는 노력과 함께 대외 변수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취약한 우리 경제 구조를 근본부터 새롭게 개편하는 경제·산업 대전환에도 속도를 내야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과거 오일쇼크를 겪고도 여전히 특정 지역에 편중된 에너지 수급처를 다변화해야 한다“며 ”화석연료 중심의 산업체계를 과감하고 신속하게 전환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어 ”IMF 외환위기를 IT 강국 도약의 계기로 삼았던 것처럼 이번 중동발 위기를 재생에너지 강국으로 나아가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관계부처에 에너지 수급 다변화와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에 속도를 낼 것을 지시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대북 무인기 침투 사건’과 관련해 ”비록 우리 정부의 의도는 아니지만 일부의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동으로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이 유발된 데 대해 북측에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으로 우려가 컸을 접경지역 주민 여러분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관계부처는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즉각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당장 집행 가능한 조치를 신속하게 취해달라“고 지시했다.
국회의 개헌안 발의에 대해서는 ”이미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히 이루어진 구체적 사안부터 부분적이고 단계적으로 개헌을 추진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라며 ”이해타산을 따지지 말고, 정략적인 판단보다는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삶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에 가능한 합의가 될 수 있도록 설득하고 또 타협하고 토론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정미 기자 아누틴 태국 총리 재선 축하 통화
‘에너지 공급망 불안정’ 속 공조 공감대
이재명 대통령은 4월 7일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와 통화하고 총리 재선출을 축하했다. 지난 2월 태국 총선에서 보수 품짜이타이당의 대승을 이끈 아누틴 총리는 3월 다시 선출되며 연임했다. 태국 총리의 연임은 탁신 전 총리 이후 20년 만이다.
아누틴 총리는 이 대통령의 축하에 사의를 표하며 ”태국이 글로벌 불확실성 상황에서 전략적 동반자인 한국과의 협력에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재선출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더욱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통화에서 경제, 안보, 치안, 문화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심화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현재 협상 중인 양국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조기에 타결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자는 데에도 의견을 모았다. 또한 최근 중동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안정 상황 속에서 긴밀하게 공조하기로 했다.
아울러 아누틴 총리는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한국의 노력과 정책을 높이 평가하며 확고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도 태국의 지지에 사의를 표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