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대학교 캠퍼스에도 4학년 새 학기의 활기가 찾아왔다. 3월은 수강 신청과 전공 서적 구매, 동아리 가입 등 대학생들이 가장 분주하게 움직이는 시기다.
개강을 앞두고 기숙사 입소나 교내 단체 생활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수강 신청만큼이나 반드시 잊지 말고 챙겨야 할 필수 요건이 있다. 바로 '결핵 검진(흉부 X-ray) 결과서' 제출이다. 많은 대학이 단체 생활 중에 발생할 수 있는 호흡기 감염병의 확산을 막고, 학생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결핵 검진 결과서 제출을 엄격하게 의무화하고 있다.
기자가 재학 중인 학교의 기숙사 입사생은 결핵검진 결과서를 필수로 제출해야 한다.
실제로 기자가 재학 중인 대학교 생활관의 경우, 결핵 검진 결과서(진단서) 미제출 시 입사가 불가하며 서류 허위 제출이 적발될 경우 즉시 징계 퇴사 조치될 만큼 관리가 엄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결핵 예방의 날 (질병관리청)
매년 3월 24일은 세계보건기구가 결핵의 심각성을 알리고 예방과 관리를 독려하기 위해 제정한 '결핵 예방의 날'이다. 결핵은 흔히 과거의 질병이나 의료 환경이 열악한 국가에서만 발생하는 질병으로 여기기 쉽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보건 환경에 놓여 있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3년 국제 결핵 발생 현황'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결핵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38명으로 콜롬비아(46명)에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위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최상위권에 속해 있다.
☞ '국내 결핵 발생 현황' 관련 참고 자료(질병관리청 공식학술지)
특히 20대 청년층은 대학교 기숙사, 동아리방, 도서관 등 환기가 어려운 폐쇄된 공간에서 오랜 시간 단체 생활을 할 때가 많다. 결핵은 활동성 결핵 환자의 기침, 재채기, 대화 등을 통해 공기 중으로 배출된 결핵균이 타인의 호흡기로 들어가 감염되는 질병인 만큼, 이러한 환경에서는 감염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와 선제적 예방이 필수적이다.
영등포의 한 보건소 전경 (본인 촬영)
결핵의 선제적 예방과 기숙사 제출용 서류 준비를 위해 거주지 관할 보건소를 직접 방문해 결핵 검진을 받았다. 보건소 방문 전, 신분증과 기숙사 입소 증빙 서류(또는 학교 측 안내문)를 지참하면 검사비를 전액 면제받을 수 있다. 검사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하고 체계적이었다.
보건소 민원실에서 접수증을 작성하고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친 뒤, 탈의실에서 검사용 가운으로 갈아입고 방사선실로 이동해 흉부 X-ray를 촬영하는 데까지 10분 채 걸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보건소의 무료 검진 혜택을 활용하면, 만 원 안팎의 일반 병원 검사 비용 부담 없이 빠르고 정확하게 검사 결과를 발급받을 수 있어 대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검사 결과도 '공공보건포털 e보건소(www.e-health.go.kr)' 누리집을 통해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조회하고 출력할 수 있어 무척 편리했다.
보건소 내부 (본인 촬영)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결핵을 완전히 퇴치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제3차 결핵관리 종합계획'을 수립해 결핵 예방부터 조기 발견, 환자 치료와 격리, 일상 회복까지 전 주기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결핵 발병 위험이 높은 환자의 가족과 밀접 접촉자를 대상으로 잠복 결핵 감염 검진·치료 지원사업도 활발히 추진하며 지역사회 내 숨은 전파 고리를 끊는 데 주력하고 있다.
2주 이상 기침, 가래, 발열,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있으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결핵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는 대국민 홍보까지 병행하고 있다.
셔우드 홀 (한국캐나다학회 KACS)
정부의 정책적 노력과 더불어 우리 사회 곳곳에서도 결핵 퇴치를 위한 오랜 연대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1932년 캐나다인 선교사 셔우드 홀이 처음 발행한 '크리스마스 씰' 모금 캠페인을 꼽을 수 있다.
매년 연말 발행되는 씰로 조성된 결핵 퇴치 기금은 학생 결핵환자 지원뿐 아니라 어르신 환자 복약 지원, 의료 혜택을 받기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 및 북한이탈주민의 결핵 검진, 취약계층의 건강 관리와 생필품 지원 등에 적극 사용된다.
과거 우표 형태였던 씰은 최근 김연아, 펭수, 손흥민 등 유명 인사와 캐릭터를 거쳐 2025년 '브레드이발소 시즌2' 캐릭터에 이르기까지 열쇠고리, 머그컵 등 다양한 일상 굿즈로 진화하며 청년 세대의 자연스러운 기부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러한 전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덕분에 질병으로부터 안전한 캠퍼스와 사회적 울타리가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보건소 내부 (본인 촬영)
결핵 검진은 단순히 기숙사 입소를 위한 행정 서류를 준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뚜렷한 초기 증상이 없어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주변에 전파할 수 있는 결핵의 특성상 정기적이고 선제적인 검진은 나와 친구들, 그리고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이고 확실한 실천 행동이다.
새 학기를 맞아 기숙사나 셰어하우스 등에서 단체 생활을 앞두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관할 보건소를 방문해 결핵 검진을 받아보길 권한다.
2030 청년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검진 참여를 통해 모두가 감염병 불안 없이 건강하고 활기찬 캠퍼스 생활을 누릴 수 있기를 응원한다.
☞ (관련 보도자료) 국내 결핵환자 14년 연속 감소, 고령층 중심 관리 강화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