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후 가구 조립이나 집안 보수를 위해 전동드릴이 필요한 때가 있다. 그러나 일 년에 한두 번 쓸 물건을 새로 사기에는 비용과 보관 장소가 마땅치 않아 고민하게 된다. 필자 역시 최근 가구 배치를 바꾸며, 벽면 선반을 달아야 하는 상황에 장비 구매를 망설이던 중, 정부와 지자체의 시설 및 물품을 국민에게 개방하는 '공유누리' 서비스를 떠올렸다.
캠핑 장비부터 회의실까지, 우리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자원을 마치 내 것처럼 똑똑하게 빌려 쓰는 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취재는 필자가 직접 상암동 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를 방문해 전동드릴을 대여하며 겪은 실제 과정을 담았다.
① "우리 동네에 이런 것도 있어?" 공유누리로 보물찾기
'공유누리(www.eshare.go.kr)'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전 국가적 공공자원 개방 누리집이다.
다양한 물품 대여 카테고리를 제공하는 공유누리 누리집
전국 중앙부처, 지자체, 공공기관이 보유한 회의실, 강당, 주차장 등 시설은 물론 방역 분무기, 휠체어, 라돈 측정기 등 생활 밀착형 물품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공유누리 누리집에서 확인한 '전기임팩드릴' 상세 정보와 예약 문의 화면
필자는 먼저 공유누리 누리집에 접속해 '전동드릴'을 검색했다. 내 주변 위치를 설정하자 상암동 행정복지센터를 비롯한 인근 여러 기관의 공구 목록이 한눈에 보였다.
누리집에서는 물품 사진과 대여 가능 여부, 가장 중요한 이용 요금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물품이 무료거나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책정돼 있어 국민의 가계 부담을 줄여주는 실질적인 정책임을 실감했다.
② 전화 한 통으로 확인하고, 방문 신청으로 끝내기
공유누리 앱이나 누리집에서 예약할 수도 있지만, 이번에는 더욱 정확한 확인을 위해 상암동 행정복지센터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
"전동드릴 대여가 가능한가요?"라는 질문에 담당 직원은 친절하게 현재 대여 가능한 수량이 있음을 안내해 줬다.
필요한 공구를 직접 대여하기 위해 방문한 마포구 상암동 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 전경 (본인 촬영)
전화 확인 후 곧바로 상암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했다.
대여 절차는 생각보다 훨씬 간단했다.
성명, 연락처, 사용 목적 등 간단한 정보 작성만으로 대여할 수 있는 '우리 동네 생활공구 대여 신청서' 양식 (본인 촬영)
행정복지센터 내 비치된 대여 신청서에 성명, 연락처, 대여 목적 등 기본적인 정보만 작성하면 모든 준비가 끝난다.
상암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실제 대여한 전동드릴의 모습 (본인 촬영)
신분증 확인 절차를 거친 뒤, 필자는 묵직한 공구함을 건네받을 수 있었다.
복잡한 증빙 서류나 보증금 없이도 국민을 믿고 자원을 공유하는 행정 서비스의 신뢰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③ 공구만 빌려주는 게 아니다? 장소 대관부터 주차장까지
공유 지도를 통해 검색된 상암동 인근 주민센터 및 공공기관의 회의실·다목적실 대여 현황 및 이용 요금 정보 (공유누리 누리집)
공유누리의 진가는 단순히 물품 대여에만 머물지 않는다. 취재 과정에서 확인한 결과, 스터디나 소모임을 위해 무료 또는 저렴하게 대여할 수 있는 지역 내 회의실과 강당 정보도 많았다.
특히 대학생이나 청년 창업가에게는 비싼 사설 스터디룸 대신 공공기관 회의실이 최고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체육시설, 주차장, 심지어 캠핑 장비와 무선 마이크까지 공유 대상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다양했다.
이 모든 자원의 이용 비용을 공유누리 누리집에서 미리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계획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마케터 지망생인 필자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지향하는 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우리 동네 주민센터에서 실현되고 있었다.
④ 이용자 예절: "공유의 가치는 함께 지키는 마음에서"
공공자원을 공유하는 만큼 이용자는 기본적인 예의와 주의 사항을 지켜야 한다. 예약 부도를 방지하고, 빌린 물품은 내 것처럼 소중히 다루며 파손 시 즉시 대처해야 한다. 나에게 필요한 물품이 다른 누군가에게도 절실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상암동 행정복지센터 담당자는 "모두가 함께 쓰는 물품인 만큼, 반납 기한을 지켜 주시는 것이 다음 이용자를 위한 가장 큰 배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성숙한 시민 의식이 뒷받침될 때 공유 경제 문화는 더욱 단단히 뿌리내릴 것이다.
⑤ 직접 체험해 보니: "지갑은 지키고, 일상의 삶은 풍요롭게"
실제로 빌려온 전동드릴 덕분에 미뤄두었던 선반 조립을 완벽하게 끝낼 수 있었다. 만약 이 장비를 새로 샀다면 수만 원의 지출이 발생했겠지만, 공유누리를 통해 비용을 '0원'으로 줄였다. 공공시설물과 물품은 '관공서 전용'이라는 편견을 깨는 순간, 우리 주변의 모든 공간이 나의 생활 공간으로 확장된다.
상암동 행정복지센터를 나오며 필자는 공유누리가 단순한 대여 서비스를 넘어, 국민이 주인으로서 권리를 누리는 현장임을 다시금 확인했다.
◆ "당신의 권리를 공유하세요"
공유누리는 멀리 있지 않다. 지금 당장 스마트폰을 열어 공유누리 앱 또는 누리집에 접속해 보길 권한다. 우리 동네 주민센터가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을 여러분과 나누기 위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실생활에서 즉각적으로 지출을 줄일 수 있는 이 똑똑한 정책을 놓치지 말자.
자원의 선순환을 통해 지구를 지키고, 현명한 소비를 통해 내 지갑도 지키는 길. 그 시작은 바로 우리 동네 공유누리에서부터 시작된다.
앞으로도 정책 기자로서 국민의 일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알뜰살뜰한 정보들을 발 빠르게 전달할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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