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6개 제지사 가격 담합 행위 제재
- 3년 10개월간 인쇄용지 판매가격을 담합한 행위에 대해
독자적 가격재결정 명령 등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3,383억 원 부과 -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 이하 '공정위')는 6개 인쇄용지 제조·판매 사업자*(이하 '제지사')들이 약 3년 10개월(2021.2월 ~ 2024.12월)에 걸쳐 인쇄용지 전제품의 가격 인상을 합의하고 실행한 행위에 대해 향후 법위반행위 금지명령, 독자적 가격재결정 명령 등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3,383억 원을 부과하고 2개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하였다.
* 참여사업자: 무림에스피(주), 무림페이퍼(주), 무림피앤피(주), 한국제지(주), 한솔제지(주), 홍원제지(주) (이하 '주식회사' 생략)
* 고발 대상 법인: 한국제지, 홍원제지
인쇄용지는 교과서, 단행본, 잡지, 화보 등 다양한 인쇄물의 중요 원재료로 사용되는 만큼, 제지사들의 가격 담합은 인쇄업체와 출판사의 제작비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 특히 제지사들은 코로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민경제 전반이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원가 상승 부담을 거래상대방에게 전가하기 위해 가격담합을 하였으며, 이를 통해 자신의 부당이득을 극대화하였다.
6개 제지사들은 2021년 2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정기적·비정기적으로 최소 60회 이상 회합을 하면서, 총 7차례에 걸쳐 인쇄용지 기준가격을 인상하거나(2회) 할인율을 축소하는(5회) 방식으로 판매가격* 인상을 합의하였고, 한 번의 실패도 없이 합의된 대로 가격을 인상하였다.
특히, 담합을 주도한 제지사 임직원들은 담합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의사연락 과정에서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근처 공중전화, 식당 전화, 타 부서 직원의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은밀하게 연락을 취하였으며, 연락처는 별도 종이에 이니셜, 가명 등으로 메모하였다. 또한, 거래처에 가격 인상을 먼저 통보하는 업체에 거래처의 반발이 집중될 수 있으므로 담합 참여 회사 간의 통보 순서도 합의하였으며, 합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동전, 주사위 등을 던져 순서를 결정하기도 하였다.
국내 인쇄용지 판매시장에서 95%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제지사들의 담합 기간 동안 판매가격이 평균 71% 상승하였다. 그 결과 해당 사업자들은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반면, 그로 인한 피해는 중간 유통사를 거쳐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되었다.
이 사건의 과징금 부과 규모(3,383억 원)는 그간 공정위가 담합 사건에 부과한 과징금 중 5번째로 큰 금액이며, 제지업체 담합 사건에 부과한 과징금 중에는 최대 금액이다.
또한, 인쇄용지 제조에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해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용이하지 않은 반면, 6개 제지사들은 과거에도 반복적으로 법위반을 하는 등 담합행위가 관행적으로 고착화되어 있는 점을 고려해 공정위는 시장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적극적인 시정조치를 부과하였다.
구체적으로, 마지막 7차 합의 이후 전체 거래처를 대상으로 한 기준가격이 변경되지 않아 아직 합의의 영향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각 제지사들이 국내에서 판매하는 인쇄용지 관련 제품에 대해 담합 전 경쟁을 회복하는 수준으로 가격을 독자적으로 재결정하고 향후 3년간 반기마다 변경 내역을 보고하도록 하였다. 이번 조치는 밀가루 담합 건(2006년 4월) 이후 두 번째에 해당된다.
이 사건은 국내 인쇄용지 판매시장에서 은밀하게 지속되어 온 대형 제지사들에 의한 가격담합의 폐해를 시정한 것으로, 중동전쟁의 충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쇄업체, 출판업계 및 중소 유통업체 등의 부담 완화에 기여하고, 국민들의 교육비, 도서구입비 등 생활비 인상을 가져오는 독과점사업자의 담합 소지를 봉쇄해 경쟁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도 공정위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담합행위에 대한 감시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며, 적발될 경우 예외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법 집행을 할 계획이다. 아울러 밀가루, 전분당, 계란 등 식료품 분야 담합 사건에 대한 심의도 신속하게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