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장기간·고위험 구조’라는 고질적 한계를 안고 있는 제약바이오벤처의 성장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신약 개발부터 글로벌 진출까지 전주기적으로 지원하는 협업체계를 구축, K-바이오 성장 사다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보건복지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3월 24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합동 정책 간담회를 열고 ‘제약바이오벤처 육성 전주기 협업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기업 성장 단계별 지원 공백을 해소하고 블록버스터 신약 창출 기반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은 2028년까지 반도체 산업(5400억 달러)의 3배 규모로 확대되며 연평균 4.7% 이상의 성장이 전망된다. 우리나라도 의약품 수출 100억 달러 돌파, 바이오 의약품 수출 세계 10위권 진입, 기술 수출 21조 원 달성 등 성과를 냈지만 신약 개발 과정에서 임상단계 자금 단절, 사업화 지연 반복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4UP 전략’ 통해 블록버스터 후보 육성
이번 협업방안의 핵심은 ‘스케일업·스피드업·레벨업·시너지업’으로 구성된 ‘4UP(업) 전략’이다. 중기부의 사업화·연구개발(R&D) 자금 지원 역량과 복지부의 산업 생태계·임상 지원 기능을 결합해 블록버스터 신약 창출 후보 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스케일업’은 민간이 유망기업을 발굴·투자하고 정부가 후속으로 R&D를 뒷받침하는 ‘스케일업 팁스 플랫폼’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선정 기업에는 R&D와 사업화 자금, 인프라 활용 등을 패키지로 제공하고 기술보증과 국가신약개발사업 등 후속 지원에서도 우대를 적용한다. 정책펀드 간 연계를 통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투자 생태계도 구축한다.
아울러 우수 R&D 종료 과제를 대상으로 후속 연구개발과 사업화 자금을 연계하는 ‘이어달리기형 지원체계’를 도입한다. 중기부 스케일업 팁스 R&D 수행 과제가 복지부 후속 대규모 R&D 신청 시 가점을 받는 방식이다.
오픈이노베이션으로 기술이전 속도전
‘스피드업’은 기술이전과 신약 개발 성과 창출 속도를 높이는 데 방점이 찍혔다. 기업 간 협업 발굴부터 기술이전 계약까지 전 과정을 단계별로 지원하고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돕는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 지원사업’과 해외 거점 진출 지원을 연계한다.
국내에서는 제약벤처, AI벤처, 제약사 간 협업 R&D를 확대하고 의료 데이터 활용 지원과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기준 개편도 추진한다. 제약사와 벤처 간 공동 연구를 통해 기술 결합과 파이프라인 확장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인프라 공동 활용·규제 개선 병행
‘레벨업’은 연구개발 인프라와 규제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인천, 오송(충북) 등 주요 거점의 연구장비를 온라인으로 통합·관리하는 체계를 시범운영하고 첨단의료복합단지 간 연계를 통해 장비 공동 활용과 연계 기술 서비스 지원을 강화한다.
또 현장 수요를 반영한 규제 개선 과제를 공동 발굴하고 제약바이오벤처 특화 통계와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정책 정밀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업·연구기관·병원·투자자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
AI 협업·통합 지원… 정책 시너지 극대화
‘시너지업’은 현장 목소리를 중심으로 초기 제약바이오벤처에 대한 정책의 한계와 공백을 메우기 위한 부처 합동 신규 사업 기획을 뜻한다. AI를 활용한 제약바이오벤처-제약사 공동 R&D 사업을 신설해 신약 개발 초기 단계 협업을 촉진한다. ‘K-바이오 기술사업화 함께달리기’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개발 전략 수립부터 인프라 활용, 글로벌 진출까지 통합 지원할 계획이다. 현장 중심으로 정책을 설계해 부처 협업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이번 협업방안을 통해 투자-R&D-사업화-글로벌 진출이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국내에서 개발된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상업적 성과로 이어지는 ‘K-바이오 성장 사다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K-바이오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혁신이 산업의 성장으로, 산업의 성장이 다시 국민 건강 증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빠른 스케일업을 촉진하고 기술이 빠르게 사업화로 이어지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유망 제약바이오벤처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해나가겠다“고 전했다.
이근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