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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 "예술을 통한 사랑과 이해"

한국의 정신건강 문제는 심각하다. '2024년 자살사망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연령표준화 자살률(연령 구조의 차이를 제거한 표준화 사망률)은 OECD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26.2명으로 집계됐다. 국립정신건강센터가 발간한 '2024년 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에서도 우울감, 스트레스, 불면 등 15개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 응답자가 73.6%로 나타나,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사람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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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정신건강 문제의 현주소와 구조적 한계

한국의 정신건강 문제는 심각하다. '2024년 자살사망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연령표준화 자살률(연령 구조의 차이를 제거한 표준화 사망률)은 OECD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26.2명으로 집계됐다. 국립정신건강센터가 발간한 '2024년 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에서도 우울감, 스트레스, 불면 등 15개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 응답자가 73.6%로 나타나,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사람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통계 관련 정책뉴스) 지난해 자살사망률 13년 만에 최대…복지부, 자살예방 정책 역량 집중

이처럼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사람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인식과 대응도 확대되고 있다. '2024년 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 응답자 중 27.0%는 상담 또는 병원 방문을 했다고 답했으며, 42.2%는 정신건강 문제를 인지한 뒤 즉시 치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수용도는 2년 전과 큰 차이가 없고, 사회적 수용도 여전히 정체돼 있어 정신질환자에 대한 낙인 해소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2024년 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 (국립정신건강센터)

◆ 세계 자폐증 인식의 날을 기념한 특별 전시회, '사(4)랑과 이(2)해'를 다녀오다

이에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세계 자폐증 인식의 날 기념하여 발달 장애 예술가들을 위한 특별 전시회를 개최했다. 사랑(4)과 이해(2)로 '우리 사이(42)'를 잇는다는 기획 의도 아래 개최된 이번 전시회에는 김승현·심규철 작가가 참여했다. 이번 전시회는 두 작가가 바라보는 서로 다른 세계와 시선을 엿볼 수 있어 새로웠다.

사(4)랑과 이(2)해 전시회 (본인 촬영)

먼저 김승현 작가는 '바다'를 소재로 작품을 구성했다. 총 4점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우리의 유토피아를 찾아서'였다. 상상력을 가미한 해양 생물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먼저 눈에 띄었고, 강렬하면서도 조화로운 색감이 어우러져, 마치 현실이 아닌 상상 속 해저 세계로 들어온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작품의 수중 배경은 유년 시절 부모님 손을 잡고 자주 방문했던 수족관을 다시 방문한 것 같은 느낌을 주어 추억을 회상하게 한다. 작가의 어머니에 따르면, 김승현 작가 역시 가족들이 매주 함께 수족관을 방문했을 때 해양 생물들의 아름다운 색감에 매료돼 따라 그렸다고 한다. 작가는 "경외감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두려움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바다'라는 공간을 통해 상상과 이상세계가 공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라며 작품의 배경을 설명했다.

김승현 작가의 '우리의 유토피아를 찾아서' 작품 (본인 촬영)

이와 달리 심규철 작가는 게임 캐릭터와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작품을 구성했다. 작가의 매니저이자 어머니에 따르면,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세계를 애니메이션과 게임 속 캐릭터를 활용해 반복적으로 재구성하며 작업을 이어왔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 전시된 총 4점의 작품 중 필자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고구려의 행군'이었다.

해당 작품은 2025년 제4회 아르브뤼미술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고구려 고분벽화 안악 3호분의 행렬도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작가는 "신고구려 전기를 읽고 그들의 강인한 전투력과 투지를 작품으로 담아내고 싶었다"라며, 분할화면을 활용해 고구려 무인들의 모습을 표현했다. 단색으로만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가로 약 3m 규모에 말, 수레, 호위무사 등이 세밀하게 묘사된 장면들은 압도적인 분위기와 강렬한 몰입감을 자아냈다.

심규철 작가의 '고구려의 행군' 작품 (본인 촬영)

전시장 한편에는 이젤보드와 작가들의 작품이 담긴 무료 엽서가 마련돼 있다.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이젤보드 게시판에는 '사랑'과 '이해'의 정의, 그리고 두 개념의 공통점을 적을 수 있도록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사랑과 이해에 대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읽으며 필자 역시 사회를 유지하는 기반이 되는 사랑과 이해에 대해 사유해 볼 수 있었다. 김승현 작가의 어머니께서도 "김승현 작가 역시 자신만의 세계 속에 담긴 사랑과 이해를 그림으로 소통하고, 그렇게 관객과의 사이를 잇고자 전시에 참여했다"라며 작가와 한 발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전시회가 되길 희망했다.

사랑과 이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젤보드 (본인 촬영)

◆ 예술을 통한 정신건강 낙인 완화, 새로운 정책 접근의 가능성

이처럼 예술을 매개로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 개선을 시도한 전시회는 사회적 낙인을 완화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국의 Inside-Outsider 전시는 기존 낙인 해소 캠페인이 오히려 정신건강 문제를 '타자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문제의식에 기반해,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 전문가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표현하도록 했다. 호주의 Big Anxiety Festival은 가상현실(VR), 미디어 아트 등 전시를 활용해 불안 및 정신질환을 직접 체험하는 체험형 예술로 낙인을 해소하고자 한 사례다.

예술 활동이 개인의 정서적 표현을 촉진하고 사회적 연결과 공감을 강화해,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발표한 세계보건기구(WHO)의 'What is the evidence on the role of the arts in improving health and well-being?' 보고서 내용을 참고할 때, 이번 전시회는 한국 사회에 구조적으로 내재한 낙인을 완화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마음이 건강한 사회를 향한 정책과 실천의 과제

해당 전시회는 4월 2일부터 6월 30일까지 개최될 예정으로,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국립정신건강센터 지하 1층 갤러리 M에서 관람할 수 있다. 총 8점의 작품만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회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동시에 사랑과 이해에 대해 고찰해 볼 수 있는 기회인 만큼, 한 번쯤 방문해 보길 권한다.

김승현 작가의 4개 작품 전시 현황 (본인 촬영)

심규철 작가의 4개 작품 전시 현황 (본인 촬영)

본 전시회 외에도 정부는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낙인을 줄이기 위해 '정신건강보도 권고기준'을 발표한 바 있다. 일시적인 정신과적 위기 상황을 겪은 정신질환자를 지지하고 상담하기 위한 동료지원쉼터와 정신재활시설을 확충해 지역사회 적응을 돕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또한, 보건복지부는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에 당사자, 가족,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를 포함해 향후 5년간 정신건강복지정책 추진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이 차별 없는 지역사회 구축과 결속력 강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 (보도자료) 4월 2일 세계 자폐증 인식의 날 기념 전시 및 사인회

☞ (보도자료) 당사자, 가족, 전문가와 함께 만들어 나가는 정신건강복지 5개년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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