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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제2함대사령부·국립대전현충원에서 기억하는 서해를 지킨 영웅들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올해는 3월 27일)인 '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 등으로 희생된 장병들을 기리고 국민의 안보의식을 되새기고자 제정된 국가 기념일이다. 하지만 기념일이 날짜로만 기억되는 경우가 많아 그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현장을 직접 마주할 필요가 있다. 이에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최전선인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와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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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월 넷째 금요일(올해는 3월 27일)인 '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 등으로 희생된 장병들을 기리고 국민의 안보의식을 되새기고자 제정된 국가 기념일이다.

하지만 기념일이 날짜로만 기억되는 경우가 많아 그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현장을 직접 마주할 필요가 있다. 이에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최전선인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와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았다.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 (본인 촬영)

먼저, 해군 제2함대사령부는 서해를 담당하는 핵심 부대로 동해 1함대, 남해 3함대와 함께 대한민국 해군의 3대 축을 이룬다. 특히 서해는 북한과 가장 가까운 해역으로 전략적으로 가장 긴장도가 높은 지역이다. 실제로 사령부에 들어서면 넓은 부지와 함께 부두에 정박한 군함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장병들은 최대 수개월씩 출항하며 서해 경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 있는 서해 수호관과 천안함 기념관은 이러한 서해의 긴장과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공간이다. 전시관과 주변에는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포격전 등 서해에서 발생한 주요 사건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리돼 있었다. 단순한 설명을 넘어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사진과 자료들은 '왜 서해수호의 날이 제정됐는지'를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만든다.

천안함 기념관에서 마주한 천안함 46용사 (본인 촬영)

◆ 그날의 역사 앞에서…참수리 357호정과 천안함이 남긴 질문

서해 수호관에서는 제2연평해전을 중심으로 서해에서 벌어진 충돌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전시관 내부에는 당시 교전 상황과 작전 흐름이 상세하게 정리돼 있으며, 단순한 설명을 넘어 현장의 긴박함을 전달하는 자료들이 이어진다.

故 윤영하 소령을 비롯한 제2연평해전 6용사 (본인 촬영)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참수리 357호정이다. 실제 선체가 전시돼 있어 전투의 흔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선체 곳곳에 남아 있는 붉은 표시들은 총탄이 관통한 자리로, 단순한 표식이 아니라 그날의 치열했던 교전을 그대로 보여주는 증거다. 가까이서 바라보는 순간, 이 사건이 먼 과거가 아니라 실제로 벌어졌던 '현장'임을 실감하게 된다.

인양된 참수리 357호정. 붉은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총탄이 관통한 자리다. (본인 촬영)

전시 공간 한편에는 당시 교전 상황 속에서 사용된 개인 화기도 함께 전시돼 있다. 그중 한 자루의 소총은 특히 눈길을 끌었다. 설명에 따르면 해당 총기는 부상 속에서도 끝까지 놓지 않았던 권기형 상병의 개인 화기였다. 손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무기를 놓지 않았던 그 순간은 끝까지 조국을 수호하려 했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교전 당시 권기형 상병의 개인 화기 (본인 촬영)

서해 수호관에서 이어지는 천안함 기념관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는 공간이다. 전시를 보는 순간 '사건'이 아니라 '현장'과 마주하게 된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절단된 천안함 선체다. 선체는 매끈하게 잘린 것이 아니라 안쪽에서 터져 나온 듯 거칠게 찢겨 있었다. 철판은 뒤틀려 있었고, 내부 구조물과 전선은 서로 얽혀 있었다. 폭발의 순간이 그대로 멈춰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기록으로 접할 때와는 전혀 다른 현실감이 전해졌다.

인양된 천안함의 모습 (본인 촬영)

반파된 모습은 북한의 공격이 얼마나 치밀했는지 보여준다. (본인 촬영)

전시관 내부에는 당시 승조원들의 유품도 함께 전시돼 있다. 군복, 신발, 개인 물품 등 일상의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특별한 물건이 아닌 평범한 물건들이었지만, 그렇기에 더 크게 다가왔다. 이들은 그날까지도 평범한 하루를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승조원들의 유품 (본인 촬영)

특히 인상 깊었던 공간은 식당을 재현한 부분이었다. 천안함 승조원들이 마지막으로 식사했던 식단과 식당 환경이 그대로 재현돼 있었기 때문이다. 식판과 음식, 배치까지 실제 상황과 유사하게 구성돼 있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준다. 천안함 기념관은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일상이 얼마나 갑작스럽게 멈춰버렸는지를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마지막으로 식사했던 식단과 환경을 재현했다. (본인 촬영)

◆ 이름으로 남은 사람들…기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해군 제2함대사령부의 서해 수호관과 천안함 기념관의 전시가 '사건'을 보여주는 공간이라면, 국립대전현충원은 그 사건이 '사람'으로 남아 있는 공간이다.

국립대전현충원 (본인 촬영)

국립대전현충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끝없이 이어진 묘역이다. 가지런히 정렬된 묘비와 그 앞에 놓인 꽃들은 조용하지만 묵직한 분위기를 만든다. 이곳에는 천안함 46용사, 참수리 357호정 6용사, 그리고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인 故 서정우 하사와 故 문광욱 일병이 잠들어 있다.

'서해수호 55용사' 부조 앞에 서면 숫자로만 인식되던 희생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로 다가온다. 각자의 이름과 모습이 새겨진 부조는 이들이 단순한 '희생자'가 아니라, 우리와 같은 삶을 살던 사람들이었음을 보여준다.

국립대전현충원 초입에 있는 서해수호 55용사 (본인 촬영)

서해수호 55용사 묘역에 다다르자 공간의 의미는 무겁게 다가왔다.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사건, 그리고 연평도 포격전에서 전사한 장병들이 한 곳에 잠들어 있는 국립대전현충원은 서해에서의 희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묘비 하나하나에는 이름과 계급, 그리고 짧은 생애가 새겨져 있었고, 그 앞에는 여전히 기억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흔적들이 놓여 있었다. 먼저 찾은 천안함 46용사 묘역은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가지런히 이어진 묘비를 보면 전시관에서 보았던 절단된 선체와 식당 재현 공간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그날의 일상이 멈춘 자리와 그 이후 시간이 흐른 자리 사이의 간극이 이곳에서 이어지고 있었다.

천안함 46용사 묘역 (본인 촬영)

참수리 357호정 6용사 묘역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묘비 앞에는 국화꽃과 함께 작은 태극기가 꽂혀 있었고, 일부 묘비에는 누군가가 남긴 메시지도 보였다. 전시관에서 보았던 총탄 자국은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이름'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제2연평해전 참수리 357호정 6용사 묘역 (본인 촬영)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인 故 서정우 하사와 故 문광욱 일병을 기리는 공간에서는 또 다른 형태의 기억과 마주하게 된다. 전투가 아닌 민간인 거주 지역까지 포격이 이어졌던 사건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무겁게 다가온다. 군인뿐만 아니라 민간인 피해까지 발생했던 그날의 상황은 서해의 긴장이 단순한 군사적 충돌을 넘어 우리 일상과도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인 故 서정우 하사와 故 문광욱 일병 (본인 촬영)

故 서정우 하사와 故 문광욱 일병의 묘. (본인 촬영)

서해수호의 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다. 바다에서 시작된 역사가 우리의 일상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다. 평택 해군 제2함대에서 마주한 총탄의 흔적과 절단된 선체, 그리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만난 이름과 꽃 한 송이는 모두 같은 말을 전한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평범한 하루는 결코 당연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국립대전현충원 전경. 역사는 우리에게 기억을 전한다. (본인 촬영)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지만, 현장을 마주하면 다시 또렷해진다. 서해수호의 날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도 그 지점에 있다. 이름으로 남은 이들의 이야기를 잊지 않고 이어가는 것, 그리고 그 의미를 오늘의 삶 속에서 되새기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실천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 국립대전현충원 누리집 바로가기

정책기자단|조수연suyeoncho@ut.ac.kr

대학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와 윤리를 전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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