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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반등, 구조조정으로 이어가야 한다

2026년 1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기대치를 훌쩍 넘어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전기 대비 1.7%, 전년 동기 대비 3.6% 성장했다. 직전 분기인 2025년 4분기 -0.2%에서 곧바로 1%대 후반으로 반등한 것이다. 실질 국내총소득(GDI)도 전기 대비 7.5%,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생산이 늘었을 뿐 아니라 교역조건 개선으로 국민경제의 실질 구매력까지 크게 좋아졌다는 점에서 이번 지표는 긍정적이다. 특히 2024년 불법 계엄 전후로 한국 경제가 저성장과 체감경기 부진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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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기대치를 훌쩍 넘어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전기 대비 1.7%, 전년 동기 대비 3.6% 성장했다. 직전 분기인 2025년 4분기 -0.2%에서 곧바로 1%대 후반으로 반등한 것이다. 실질 국내총소득(GDI)도 전기 대비 7.5%,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생산이 늘었을 뿐 아니라 교역조건 개선으로 국민경제의 실질 구매력까지 크게 좋아졌다는 점에서 이번 지표는 긍정적이다. 특히 2024년 불법 계엄 전후로 한국 경제가 저성장과 체감경기 부진 사이에서 흔들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1분기 성장은 경기 흐름이 다시 위쪽으로 반등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다.

경기 회복의 동력이 살아나고 있다
과거 추세와 비교해도 이번 반등은 작지 않다. 한국 경제는 코로나19 충격 이후 2021년 4.6% 성장하며 강하게 회복했지만 이후 성장률은 2022년 2.7%, 2023년 1.6%, 2024년 2.0%, 2025년 1.0%로 낮아졌다. 특히 2025년 분기별 성장률은 -0.2%, 0.7%, 1.3%, -0.2%로 등락이 컸고 연간으로는 1% 성장에 그쳤다. 이런 흐름 속에서 2026년 1분기 1.7% 성장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경기 회복의 동력이 다시 살아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수출과 투자가 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이다. 1분기 수출은 반도체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5.1% 증가했고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늘며 4.8% 증가했다. 제조업도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를 중심으로 3.9% 성장했다. 한국 경제의 전통적 회복 경로인 ‘수출 증가·제조업 생산 확대·설비투자 회복’의 고리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한 셈이다. 반도체 호황은 단순히 한 품목의 수출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 이익, 투자, 고용, 세수, 지역경제로 이어질 수 있는 파급력이 크다.

내수도 완전히 뒤처진 것은 아니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재화 소비가 늘면서 전기 대비 0.5%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2.6% 늘었다. 건설투자도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며 전기 대비 2.8% 증가했다. 2024년과 2025년 건설투자는 한국 경제의 가장 약한 고리였다. 2025년 건설투자는 연간 -9.8%를 기록했고 이는 내수와 고용의 체감 부진을 키웠다. 그런데 1분기에는 전기 대비 반등이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아직 -1.4%지만 적어도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소비, 건설, 설비투자가 동시에 개선된 점은 이번 성장을 수출만의 성과로 축소해서 볼 필요가 없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잠재성장률 저하다
하지만 1분기 GDP 성장률이 높다고 해서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됐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잠재성장률 저하 문제를 정면으로 봐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25년 1.92%에서 올해 1.71%, 내년 1.57%로 계속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잠재성장률은 한 경제가 물가 불안을 크게 자극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성장 능력이다. 이 수치가 1%대 중반까지 내려간다는 것은 단기 경기 반등에도 불구하고 경제의 기본 체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2025~2030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기준 시나리오에서 1.5% 수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인구 감소, 생산성 둔화, 투자 정체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GDP 반등은 안주의 근거가 아니라 구조개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먼저, 산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반도체 호황은 중요하지만 특정 산업과 특정 대기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성장 구조는 위험하다. AI, 바이오, 방산, 로봇, 에너지 전환, K-콘텐츠 등 제2, 제3의 성장축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구호가 아니라 인력, 전력, 용수, 데이터, 규제, 금융을 정비하는 산업정책이 필요하다. 성장성이 높은 부문에는 자원이 빠르게 흘러가게 하고 생산성이 낮은 부문에는 단순 연명이 아니라 전환과 재배치의 경로를 제공해야 한다.

둘째, 재정 구조조정이 병행돼야 한다. 적극적 재정정책은 경기 회복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지출을 늘리는 방식이어서는 곤란하다. 연구개발, AI 인프라, 직업훈련, 돌봄, 교육, 에너지 전환처럼 미래 생산성을 높이는 지출은 과감히 확대해야 한다. 반면 성과가 낮고 관성적으로 유지되는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 재정의 역할은 단순한 경기부양이 아니라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전략적 배분이어야 한다. 이제는 돈을 얼마나 쓰느냐보다 어디에, 어떤 성과를 목표로 쓰느냐가 중요하다.

셋째, 노동시장과 인구구조 대응이 절실하다. 잠재성장률 하락의 핵심 원인 중 하나는 생산가능인구 감소다. 여성, 청년, 고령층, 외국인 인력이 더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 제도와 교육훈련 체계를 바꿔야 한다. 산업 전환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전직 지원과 평생학습도 강화해야 한다. 구조조정은 사람을 버리는 정책이 아니라 사람과 자원을 더 생산적인 곳으로 옮기는 정책이어야 한다.

2026년 1분기 GDP는 분명 좋은 출발이다. 수출이 살아났고, 설비투자가 반등했으며, 소비와 건설도 개선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더 중요한 과제는 반등을 일시적 경기 회복으로 끝낼 것인가, 아니면 잠재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리는 구조개혁의 출발점으로 삼을 것인가다. 한국 경제가 1%대 잠재성장률에 갇히지 않으려면 지금의 호황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개혁의 기회로 사용해야 한다.

우석진 명지대 경상·통계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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