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동작구에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바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휘영),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직무대행 유현석), 게임문화재단(이사장 유병환)이 게임 과몰입 아동·청소년 대상 게임에 관한 올바른 인식 개선과 게임 이용 방법 교육을 위해 지원하는 '게임과몰입힐링센터'다.
중앙대학교병원 전경. 게임과몰입힐링센터는 병원 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운영된다. (본인 촬영)
특히 이곳은 전국 8개 센터 중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중앙대학교병원(서울특별시 동작구 흑석로 102 중앙관 2층) 정신건강의학과 내에 자리 잡고 있다.
요즘 게임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일상이 됐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과몰입과 정서 문제라는 또 다른 고민도 함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방법으로 도움을 주고 있을까? 이번 취재에서는 관련 프로그램을 찾아 게임 과몰입 치료 시스템을 직접 체험하고, 그 과정을 살펴봤다. 기대 반, 떨림 반으로 찾아간 게임과몰입힐링센터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정신건강의학과' 안내 표지판이었다.
병원 내 안내 표지판. 게임 과몰입 힐링센터는 2층 정신건강의학과에 위치한다. (본인 촬영)
◆ '치료'는 상담이 아니라 '의료'로 시작된다.
센터 이용은 단순 상담이 아니라 정식 의료 절차를 기반으로 진행된다. 절차는 다음과 같다.
전화 상담·및 학교·기관 의뢰 상담 → 외래 진료 → 심리·뇌 기능 검사 → 치료 결정 → 치료 진행
특히, 인상적인 점은 단순한 의지 문제로 보지 않고 뇌 기능, 심리 상태, 동반 질환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한다는 점이다.
바로 이곳이 전문적인 검사와 치료가 이루어지는 게임과몰입힐링센터 입구 모습 (본인 촬영)
◆ 4~5시간 검사, 생각보다 훨씬 정밀하다.
센터에서는 검사만도 20여 가지, 여기에 MRI(자기공명영상: 강한 자기장과 전파를 이용해 인체 내부를 방사선 없이 정밀하게 촬영하는 검사)까지 포함한다. 4~5시간이 걸릴 정도로 생각보다 훨씬 정밀한 과정이다.
중앙대학교 게임과몰입힐링센터 임상심리 전문가 한지원 박사는 "구체적인 검사 항목은 내담자의 상태와 상황을 바탕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료와 임상심리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개별적으로 결정된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동일한 검사 절차가 아닌 개인 맞춤형 평가로 이루어진다는 의미로, 단순한 중독 여부 판단을 넘어 내담자의 전반적인 심리 상태와 삶의 맥락을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다.
진료가 진행 중인 상담실 앞 모습. 실제 상담과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다. (본인 촬영)
◆ 치료는 '금지'가 아니라 '이해'에서 시작된다.
현장에서 들은 설명 중 가장 인상 깊은 말은 바로 이것이다.
"대부분 게임 문제는 우울, 불안, 타인과의 관계에서 함께 나타나는 문제가 많습니다."
게임 중독만으로 문제 행동이 드러나기보다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다양한 문제 행동으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치료 방식도 단순히 게임을 끊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인지행동치료(CBT)처럼 생각 → 감정 → 행동으로 연결하는 치료법이다. 예를 들어, '게임을 해야만 마음이 편해진다.'라고 자동으로 생각하는 것을 스스로 알아차리고, 이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며 게임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정서적 안정을 찾도록 연습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도록 돕는다.
* 개인 상담 (주 1~2회 70~90분) ⊙ 집단 상담 (청소년 8회 / 성인 14회)
* 가족 치료, 체육 치료 (운동 기반 회복 프로그램)
* 약물 치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처방에 따라 필요시)
핵심은 통제가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이해라고 조절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임상심리전문가가 내담자와 상담을 진행하며 평가 및 치료를 수행하는 모습(본인 촬영)
◆ 90%는 부모의 선택으로 시작된다.
현장에서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는 접근의 시작점이다. 센터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 청소년의 경우 대부분 부모의 결정으로 내원합니다. 특히 학교에서의 낙인과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시선, 비용 부담감 때문에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과 개입이 이루어질수록 그만큼 회복 가능성은 훨씬 높아질 것입니다."
◆ 검사 비용은 '무료', 치료는 '선택'
이 정책의 가장 큰 특징은 접근성을 낮췄다는 점이다. 검사 비용을 전액 지원해 누구나 쉽게 진단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심리 검사와 MRI 검사 비용은 센터에서 100% 지원하지만, 진료비와 약물 비용은 개인이 부담한다. 초기 문턱을 낮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한 구조다.
현장에서 느낀 것은 낙인에 대한 두려움보다 치료비 부담이 더 큰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치료가 필요한 내담자가 비용 부담으로 치료를 미루다 적절한 시기를 놓치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게임 과몰입은 단순한 개인의 습관 문제를 넘어 정신 건강 교육과 문화 전반과 연결된 사회적 이슈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교육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부처가 각 기관의 역할에 따라 예방, 상담, 치유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통합적으로 대응하며 범정부 차원의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 정책 기자의 체험 한마디
이번 취재를 통해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게임 과몰입 문제는 단순한 중독이 아니라 심리, 사회, 가족이 연결된 복합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미 우리 사회에 이를 돕기 위한 의료 기반 시스템과 정책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 게임은 더 이상 특별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비난'이 아니라 '이해'며, '방치'가 아니라 '개입'이다. 게임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통제'에서 '이해'로 바뀔 때 비로소 '변화'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 출발점이 바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오늘도 우리 곁에는 말하지 못한 채, 조용히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누군가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멀티미디어 뉴스) [K-희망사다리] 게임 과몰입 치유 프로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