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혁 님 돌아오는 1일 휴일 대체 적용 안 된다고 연락 왔어요!"
주간 업무를 마치고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물류회사에 출근하자 담당자가 휴일 대체에 관한 회사 공지사항을 공유해 줬다. 안그래도 5월 1일 노동절이 법정 공휴일로 지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회사 내에서도 휴일 대체 적용 여부에 관한 이야기가 많았다.
올해 법정 공휴일로 지정된 노동절, 많은 변화가 찾아온 노동자를 위한 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노동'이라는 단어의 어감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근로자의 날'로 기억하는 국민이 더 많은 5월 1일은 우리나라만의 기념일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기념일이다. 노동절이 시작된 시점을 찾아보니, 18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최초의 노동절은 과도한 근로 시간 단축과 갑의 위치에 있던 사측으로부터 불합리한 대우에 저항하기 위한 연대의 성격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미국 노동운동과 유럽 주요 국가의 노동운동의 영향으로 세계 각국은 일 년 중 특정 하루를 정해 기념해 왔는데, 해외에서는 5월에 열리는 행사라는 뜻에서 메이데이(May Day) 혹은 워커스 데이(Workers Day)라고 불렸다고 한다.
올해부터 5월 1일은 노동절로 불린다. 정부는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며 대한민국 모든 근로자가 노동절을 기념할 수 있게 조처했다. (고용노동부 누리집)
우리나라에서 노동절이 정해진 때는 1963년이다. 노동조합법, 노동쟁의 조정법, 노동위원회법 등이 개정되는 과정에서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이 공포됐고, 이에 따라 정식 명칭은 '근로자의 날'로 정해지게 됐다. 근로자의 날 제정 이후 노동계는 명칭 변경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한다.
'근로자와 근로'라는 수동적인 명칭보다 '노동자와 노동'이라는 본래 명칭이 더 적합하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국회 역시 이 같은 의견을 받아들여 2025년 하반기 국회 본회의에서 근로자의 날 명칭을 노동절로 변경하는 법안을 최종 통과시켰다.
법안 통과 이후 처음으로 맞는 노동절이라는 명칭이 익숙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나는 물론 내 주변 청년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굳이 노동이라는 명칭을 써야 하는지 물음표를 던지는 경우가 많지만, '국회입법예고(pal.assembly.go.kr)' 누리집을 통한 변경 이유를 살펴보면 그 의미에는 충분히 공감하게 된다.
누리집에 따르면 근로는 부지런히 일한다는 의미로 사용자의 통제 및 수동적 느낌이 강하다는 비판이 많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노동'이라는 명칭 자체가 사람의 생계 및 가치 창출을 위한 능동적 활동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으며, 노동자의 주체성과 권리 회복을 강조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 노동절로 명칭 변경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유독 날이 좋은 5월 1일, 평소 책가방을 메고 등교해야 할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열려있어야 할 교문도 닫혀있다. 교사들이 처음으로 휴식을 갖게 되는 노동절인 만큼 재충전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 (본인 촬영)
정부는 노동절이라는 명칭 변경에 국한되지 않고, 온 국민이 노동의 가치를 기릴 수 있도록 기존 기념일에서 법정 공휴일로 정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조치로 공무원, 교사 등 기존 노동절에 쉬지 못했던 직군까지도 공식적으로 쉬게 됐으니 노동절이 정말로 모든 노동자를 위한 날이 됐다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한편, 이번 노동절의 법정 공휴일 지정을 앞두고 주요 포털과 아르바이트 플랫폼을 중심으로 휴일 대체 적용여부 등 수당 지급 여부에 관한 질문이 쏟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선 내가 다니는 회사처럼 휴일 대체가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불가능하다'이다.
휴일 대체는 사측이 근로자 대표와 합의하여 특정 날로 지정해 쉴 수 있도록 정하는 제도로 변경된 특정 요일이 휴일의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별도의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휴무일을 갖곤 했다.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는 노동절이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며 공휴일에 관한 법률에 적용받기 이전 노동절 제정에 관한 법률에 5월 1일을 쉬도록 지정해 놓고 있기에 다른 공휴일처럼 휴일의 대체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관련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는 노동절과 관련해 휴일 대체 등 법정 공휴일과 충돌하는 부분에 있어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해석을 제시했다. (고용노동부 누리집)
그렇다면 노동절에 근무하는 경우와 근로하지 않는 경우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 보자. 올해 최저시급 1만 320원을 기준으로 하루 8시간 일하는 시급제 혹은 일급제 근로자가 노동절에 근무할 경우 유급휴일 수당 100%에 당일 근로에 따른 임금 100%, 가산 수당 50%를 적용받아 평소 대비 2.5배의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참고로 월급제 근로자는 월급 외에 추가 1.5배의 수당을 받게 된다.
5인 미만 사업장도 노동절 근로에 따른 유급휴일 수당 100%는 지급해야 한다. 여기에 당일 근로 임금 100%를 더해 만약 5인 미만 사업장에서 근로할 경우 평소 대비 2배의 급여를 받게 된다.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가산 수당에 대한 지급 의무가 없어 2배만 적용되는 것이다.
사업장 근로자의 수와 관계없이 노동절에 쉴 경우 유급휴일 수당 100%를 받을 수 있다. 말 그대로 노동절은 유급휴일로 지정되어 있어 일을 하지 않아도 하루치의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교육을 듣기 위해 들린 이른 아침 잠실역, 이미 많은 시민이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이동하고 있었다. 노동절이 대한민국 많은 근로자에게 휴식의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본인 촬영)
일 년에 단 하루, 대한민국의 일하는 국민을 위한 노동절이 법정 공휴일로 찾아온다. 이른 아침 가볍게 산책을 해보니 노동절의 첫 법정 공휴일이 체감됐다. 굳게 닫혀있던 교문, 평소보다 조금 줄어든 수원역 인근의 유동 인구, 오늘 일정이 있냐고 물어보는 친구까지. 법정 공휴일로 지정된 노동절의 새로운 모습이었다.
누군가에게는 꿀맛 같은 휴식, 누군가에게는 미래를 위한 출근을 하고 있는 노동절이다. 아직은 노동절이라는 명칭이 조금은 어색하지만, 단순히 하루 쉬는 날이 아닌 노동절이 갖는 의의와 노동의 가치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 (정책뉴스) 올해부터 전 국민 5월 1일에 쉰다…63년 만에 공휴일 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