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 25일은 '법의 날'이다. 법을 가까이하며 살아가는 법조인은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도 법의 존엄성과 준법정신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만들어진 국가기념일이다.
법원전시관 (본인 촬영)
하지만 솔직히,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낯선 기념일이기도 하다.
우선 법이란 단어 자체가 일상과 가깝게 느껴지지 않기도 하고, 조금은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 또한 이번에 처음으로 '법의 날'에 대해 알게 됐다.
마침 그런 법을 조금은 더 쉽고 재미있게, 가깝게 느낄 수 있는 '법원 전시관'이 있다고 해서 직접 찾아가 봤다.
법원전시관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안에 있는 전시 공간이다.
법과 사법제도, 그리고 법원을 더욱 쉽게 이해하고 즐겁게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이곳은 무료로 운영되며, 평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관람할 수 있다.
법원전시관 (본인 촬영)
'법원 안에 전시관'이라고 하면 왠지 딱딱하고 무거운 공간을 상상하기 쉽지만,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법문화 교육 프로그램도 별도로 마련돼 있고, 성인 관람객에게도 아주 흥미롭게 구성돼 있었다.
상설 전시 공간인 '법과법원실'에서는 인류의 재판 역사와 법의 기원부터 시작해, 조선시대의 전통 법제와 조선의 법·재판 방식, 근대 사법제도의 도입과 일제강점기를 거쳐, 광복 이후 대한민국 법원의 재건과 현재에 이르는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었다.
국민참여재판 법정 모형, 민사재판 법정 모형, 가사조정실 모형 등 실제 법원 공간을 재현해 둔 체험 구역도 있어서, 평소에는 접근하기 어려운 법정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양형 기준 체험 코너도 인상적이었는데, 같은 범죄라도 상황에 따라 판결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직접 선택하고 비교해 볼 수 있는 구성이었다.
법정의 모습 (본인 촬영)
국민참여재판 법정 모습 미니어처 (본인 촬영)
관람하면서 느낀 건, 이곳이 일상에서 멀리 느껴질 수 있는 법을 직접 경험하게 하는 공간이라는 점이었다.
법정에 선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판사 앞에 어떤 방식으로 자리가 배치돼 있는지, 재판이 어떤 절차로 진행되는지를 모형과 설명을 통해 몸으로 익힐 수 있어서 특히 청소년들에게 좋은 공간이 아닐까 싶다.
'회생, 다시 시작' (본인 촬영)
이날 방문의 또 다른 목적은 현재 운영 중인 기획 전시 '회생, 다시 시작'을 관람하기 위함이었다.
나는 현재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활동하면서 기업, 공공기관, 방송사 등 여러 콘텐츠 진행을 맡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회생과 파산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법무법인 콘텐츠다.
이 콘텐츠를 진행하면서 회생 또는 파산을 직접 신청한 의뢰인들을 만나 인터뷰한 적이 많았고, 그 과정에서 회생과 파산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그 필요성을 이해하게 됐다.
그래서 이 전시가 어떻게 그 이야기를 풀어냈는지 무척 궁금했다.
직접 가보니 전시 공간은 크지 않았지만 꽤 알차게 구성돼 있었다.
기획 전시 '회생, 다시 시작' (본인 촬영)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것은 만화동영상(애니메이션)이었다.
회생 절차의 흐름과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풀어내 복잡한 법률 용어와 절차를 친근하게 전달하고 있었다.
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주제를 이렇게 부드럽고 따뜻하게 시각화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법원전시관, 세계 속의 우리 법원 (본인 촬영)
법원이라는 공간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어딘가 먼 곳, 자신과 관계없는 곳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법원전시관을 통해 법이 우리 생활에 얼마나 가까운지 알게 됐고, 앞으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됐다.
법이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또는 아이들과 함께 법에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다면 다가오는 법의 날을 맞아 법원전시관에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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