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처리를 위해 월요일 오전 일찍부터 행정복지센터에 방문했을 때 생각보다 많은 인원에 흠칫 놀랐다. 지역에 특별한 행사가 있는지 조심스럽게 앞으로 이동해보니 안내를 담당하는 직원이 앞을 막아서며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하러 오셨나요?"라고 말을 건네왔다. 그 말을 듣고 보니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1차 신청 첫날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업무를 위해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했을 때,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현장 신청하는 많은 노인과 안내 직원을 마주할 수 있었다. (본인 촬영)
정부는 미국, 이스라엘, 이란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중동 전쟁의 충격에 대비해 관계 기관 점검과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진행해 왔다. 빨리 끝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다르게 전쟁은 장기화 됐고, 정부는 중동 전쟁 위기 극복을 위한 2026년도 추가 경정예산 편성을 확정했다. 이번 추가 경정예산은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국내 산업 전반에 이어지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어려움을 겪는 국민을 직접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실제로 최고가격제와 석유 유래 물질 수입 지원을 위한 금액이 다수 포함됐고, 침체된 고용 환경 활성화를 위한 직업훈련과 시장 개척 지원금도 편성됐다.
일반 국민은 추가 경정예산 중 '고유가 피해지원금'에 대해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정부는 고유가로 인해 생활이 어려운 국민이 많다고 판단하며, 소득 하위 70%에 대한 고유가 피해 회복 지원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고 4월 27일 월요일부터 1차 신청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사용하는 카드사 중 한 곳에서 1차 지원금 신청을 마쳤다. 1차는 대상자가 명확하게 확보된 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정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하나카드 누리집 고유가 피해지원금 페이지)
이번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특징은 신속성과 보편 지급과 차등 지급을 적절하게 섞어 운영한다는 데 있다. 실제로 정부가 추가 경정예산을 발표한 이후 국회 본회의에 예산안이 상장됐고, 여야의 초당적 합의로 빠르게 국회를 통과하며 4월 10일 국회 본회의 이후 약 2주가 조금 지난 시점에 1차 신청이 가능하도록 신속히 지급되고 있다.
1차 신청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1차 신청 대상이 정부 행정망에 이미 확보된 대상인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정을 대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신청 기간은 27일 월요일부터 5월 8일 금요일까지로 신청 첫 주에는 신청 인원 쏠림을 고려해 생년 끝자리에 맞춰 5부제로 운영한다.
정부는 건강보험료 등을 기준으로 2차 신청 대상을 산정 중인데 대한민국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국민은 오는 5월 18일 월요일부터 7월 3일 금요일까지 진행하는 2차 신청 기간에 신청해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신청 기간이 진행 중인 지금, 나는 첫 주 5부제에 맞춰 신청을 마쳤다. 신청 후 이튿날 지원금 지급이 완료됐다는 문자를 받을 수 있었다. (하나카드 누리집 고유가 피해지원금 페이지)
지원금은 1인당 10만 원에서 최대 60만 원으로 수도권, 비수도권, 인구 감소 지역 등으로 나뉘는 지역별,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및 한 부모, 일반 소득 하위 70% 등으로 나뉘는 소득별 기준에 따라 상이하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차상위 계층인 나는 1인당 45만 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다.
필자는 1차 신청 기간 첫주에 내가 자주 사용하는 카드사 중 한 곳을 선택해 지원금을 신청했다. 정부 행정망으로 본인 확인이 진행되기에 별도로 필요한 서류는 없었고, 카드사에서 마련한 전용 신청 페이지를 통해 클릭 몇 번으로 신청을 마칠 수 있었다. 신청을 마치자, 신청 내용이 전송됐다는 알림과 함께 신청일 기준 다음 날 최종 송인 알림을 받은 후부터 포인트 선 차감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안내됐다.
이튿날, 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핸드폰 알림톡을 통해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에 대한 안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내가 신청한 금액이 정상 충전됐으며, 이미 지급된 포인트의 변경 및 취소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사용 지역은 주민등록상 거주지역인 경기도 수원시 내 등록된 가맹점으로 한정됐다.
특별시, 광역시, 세종시, 제주도는 그 지역 전체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며, 만약 중간에 이사 갈 경우 사용 지역 변경 신청을 통해 변경할 수도 있다. 사용처는 전통시장, 동네 상점, 소상공인 가맹점 등으로 대부분의 골목상권에서는 사용 가능하다고 이해됐다.
우리 가족 중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가장 큰 수혜자는 아들이다. 가장 먼저 여름을 맞아 새 신발을 사달라고 해 수원 남문시장 인근 매장을 찾아 신발을 구매했다. (본인 촬영)
카드 포인트가 지급된 당일, 점심 식사 후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평소처럼 카드 결제를 진행했더니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차감됐다는 안내 문자가 발송됐다. 마침, 시험기간으로 학교를 조금 빨리 마친 아이를 데리고 여름옷을 사러 시장에 가보기로 했다.
평일 낮시간이어서인지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있지 않아, 조금은 더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던 시장은 사람이 가득한 주말과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아이와 함께 상점을 돌아다니며 필요한 여름옷을 구매했고, 카드 결제를 진행하자, 역시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차감됐다는 문자가 도착했다.
신발 구매를 마친 아이는 여름 반팔과 반바지까지 야무지게 구매했다. 평소라면 부담스러웠을 의류비를 고유가 피해지원금으로 해결하자 나와 아이는 물론, 사장님도 적지 않은 매출에 웃음을 지으며 소소한 서비스를 챙겨주셨다. (본인 촬영)
그렇게 아이의 이름으로 지급된 지원금은 아이의 여름옷과 신발을 구매하는 데 사용됐고, 조금 남은 잔액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외식하는 데 썼으면 좋겠다는 아들의 바람대로 다가오는 주말 온 가족이 모여 아이가 쏘는 저녁을 누리기로 했다. 고유가 피해 지원금으로 매개로 여름 준비와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경험이 만들어진 것이다.
시장에서 만난 상인분들은 지급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당장 눈에 띄는 매출 증가는 없다면서도 "이전 민생 회복 지원금이 지급됐을 당시 주말에는 확실히 손님이 많아지고,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도 훨씬 많았었다며 이번에도 역시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고유가지원금 사용의 마지막은 가족과 함께하는 외식이 아닐까? 이번 지원금으로 외식업종 역시 적지 않은 기대를 가질 것 같다. (본인 촬영)
한부모가정으로 1차 신청 기간을 앞둔 지인은 정부에서 생활이 어려운 국민을 위해 조금 더 배려해 준 것에 감사한다면서 "지급된 지원금으로 아이의 공부방 비용과 먹거리 구매비, 아이와 외식 몇 차례를 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라며 지원금 지급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필자 역시 지급된 고유가 피해지원금 대부분을 점심과 장을 보는 등의 식비에 사용하게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인 만큼 주유소에서도 사용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가까운 주유소들은 연 매출 30억 제한에 걸리는 등 사용 가능 대상이 아니기에 주유소 사용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은 이번 지원금은 고유가로 인한 피해 회복 성격의 민생 지원금이지만, 국민의 목소리에 공감해 예외적으로 연 매출 상관없이 거주지 관할 주유소에서도 5월 1일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조처했다)
회사에서 가까운 한 편의점,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출입문에 크게 붙어있다. (본인 촬영)
한편 정부는 지원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정책 취지에 맞게 사용될 수 있도록 강조하며, 기존 민생 지원금 지원 때에도 발생한 현금화 등의 부정 사용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피해지원금에 대한 빠른 상담을 위해 전담 콜센터(1670-2626)를 운영한다고 밝히며, 고유가 피해지원금과 관련된 궁금증이 있다면 정부 운영 전담 콜센터나 지자체 자체 상담 창구를 이용해 달라고 이야기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1차 신청이 큰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다. 아직은 우리 경제에 눈에 띄는 변화는 없지만, 이번 지원금과 추가 경정예산이 중동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 경제에 든든한 버팀목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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