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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GDP 반등, 이제는 구조개혁으로 이어가야

2026년 1분기 GDP 성장은 분명 좋은 출발이다. 수출이 살아났고, 설비투자가 반등했으며, 소비와 건설도 개선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 경제가 1%대 잠재성장률에 갇히지 않으려면 지금의 회복세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성장률 숫자에 대한 낙관이 아니라, 그 반등을 지속 가능한 성장 경로로 바꾸는 정책적 결단이다.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게 반등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전기 대비 1.7%,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직전 분기였던 2025년 4분기 성장률이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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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분기 GDP 성장은 분명 좋은 출발이다. 수출이 살아났고, 설비투자가 반등했으며, 소비와 건설도 개선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 경제가 1%대 잠재성장률에 갇히지 않으려면 지금의 회복세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성장률 숫자에 대한 낙관이 아니라, 그 반등을 지속 가능한 성장 경로로 바꾸는 정책적 결단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상통계학부/응용데이터사이언스 교수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게 반등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전기 대비 1.7%,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직전 분기였던 2025년 4분기 성장률이 -0.2%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뚜렷한 회복이다. 실질 국내총소득도 전기 대비 7.5%, 전년 동기 대비 12.3% 늘었다. 생산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교역조건 개선으로 국민경제의 실질 구매력까지 좋아졌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지표다.

이번 성장은 한국 경제가 다시 상승 흐름을 탈 수 있다는 신호를 보여준다. 코로나19 충격 이후 한국 경제는 2021년 4.6% 성장하며 빠르게 회복했지만, 이후 성장세는 점차 약해졌다. 2022년 2.7%, 2023년 1.6%, 2024년 2.0%, 2025년 1.0%로 성장률은 낮아졌다. 특히 2025년에는 분기별 성장률이 -0.2%, 0.7%, 1.3%, -0.2%로 불안정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2026년 1분기 1.7% 성장은 경기 회복의 불씨가 다시 살아났음을 보여준다.

2026년 1분기 한국 경제 성장률.(자료=한국은행)

회복의 중심에는 수출과 투자가 있다. 1분기 수출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 품목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5.1% 증가했다. 설비투자도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함께 늘며 4.8% 증가했다. 제조업 생산 역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를 중심으로 3.9% 성장했다. 한국 경제의 전통적 회복 경로인 '수출 증가-제조업 생산 확대-설비투자 회복'의 고리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한 셈이다.

특히 반도체 경기 회복은 중요하다. 반도체는 단순한 수출 품목 하나가 아니다. 기업 이익, 투자, 고용, 세수, 지역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핵심 산업이다. 세계적인 인공지능 투자 확대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수출 반등은 이러한 글로벌 수요 변화와 맞물려 나타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내수도 완전히 뒤처지지는 않았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재화 소비가 늘면서 전기 대비 0.5%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2.6% 늘었다. 건설투자도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함께 개선되며 전기 대비 2.8% 증가했다. 2024년과 2025년 건설투자는 한국 경제의 가장 취약한 고리였다. 2025년 건설투자는 연간 -9.8%를 기록하며 내수와 고용 부진을 키웠다. 아직 전년 동기 대비로는 -1.4%에 머물러 있지만, 적어도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신호는 확인된다.

2026년 1분기 성장 반등 요인.(자료=한국은행)

다만 1분기 성장률이 좋았다고 해서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을 냉정하게 점검해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잠재성장률의 하락이다. 잠재성장률은 한 경제가 물가 불안을 크게 자극하지 않으면서 지속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능력을 뜻한다. 이 수치가 낮아진다는 것은 단기적으로 경기가 좋아 보여도 장기 성장 기반이 약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OECD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25년 1.92%에서 2026년 1.71%, 2027년 1.57%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KDI 역시 2025~2030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기준 시나리오에서 1.5% 수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인구 감소, 생산성 둔화, 투자 정체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따라서 이번 GDP 반등은 안주의 근거가 아니라 구조개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첫째, 산업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 반도체 호황은 반갑지만 특정 산업과 일부 대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성장 구조는 위험하다. 세계 경기와 기술 사이클이 흔들릴 때마다 한국 경제 전체가 함께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바이오, 방산, 로봇, 에너지 전환, K-콘텐츠 등 제2, 제3의 성장축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력, 전력, 용수, 데이터, 규제, 금융을 함께 정비하는 실질적 산업정책이 필요하다.

둘째, 재정도 구조조정할 필요가 있다. 경기 회복기에 적극적 재정정책은 필요하다. 그러나 모든 지출을 늘리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연구개발, 인공지능 인프라, 직업훈련, 돌봄, 교육, 에너지 전환처럼 미래 생산성을 높이는 지출은 확대해야 한다. 반대로 성과가 낮고 관행적으로 유지되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이제 재정의 역할은 단순한 경기부양이 아니라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전략적 배분이어야 한다.

셋째, 노동시장과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잠재성장률 하락의 핵심 원인 중 하나는 생산가능인구 감소다. 여성, 청년, 고령층, 외국인 인력이 더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 제도와 교육훈련 체계를 바꿔야 한다. 산업 전환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전직 지원과 평생학습도 강화해야 한다. 구조조정은 사람을 버리는 정책이 아니라 사람과 자원을 더 생산적인 곳으로 옮기는 정책이어야 한다.

8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2026.5.8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6년 1분기 GDP 성장은 분명 좋은 출발이다. 수출이 살아났고, 설비투자가 반등했으며, 소비와 건설도 개선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더 중요한 질문은 이번 반등을 일시적 경기 회복으로 끝낼 것인가, 아니면 잠재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리는 구조개혁의 출발점으로 삼을 것인가이다. 한국 경제가 1%대 잠재성장률에 갇히지 않으려면 지금의 회복세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반등은 반가운 신호지만, 그 자체가 해답은 아니다. 이번 분기에 높았기 때문에, 이후 분기의 성장률은 낮아질 것이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어지기 마련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성장률 숫자에 대한 낙관이 아니라, 그 반등을 지속 가능한 성장 경로로 바꾸는 정책적 결단이다.

◆ 우석진 명지대 경상통계학부 / 응용데이터사이언스 교수

서울대 경제학 학·석사, 美 위스콘신대 경제학 박사로 2008년부터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구 분야는 공공경제·재정학(출산·지방재정·기초소득), 노동경제학(최저임금·고령자 노동), 복지정책평가(보육·빈곤), 조세정책(종부세·조특법), 빅데이터·데이터사이언스이다. 빅데이터연구소장을 맡아 정책 평가와 실증분석을 수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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