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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이야기

스타트업의 유튜브 홍보채널 운영,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겠다. 정답은, “불가능하니 포기해야 한다”이다.

마케팅 관련 커뮤니티나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다. 팀장님(대표님)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으로 홍보를 시작해 보자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유튜브를 시청하는 대부분의 시청자들과, 유튜브 홍보를 제안한 스타트업의 관리자들은 유튜브 영상 한 편이 기획되고, 만들어지고, 다듬어지고, 공개되는 일련의 과정에 얼마나 큰 노력이 들어가는지 전혀 이해를 못 하는 것 같다. 또한, 광고소재를 제작하는 것과 유튜브를 제작하는 것은 결이 전혀 다르다는 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많은 경우에, 어떤 방식을 취해야 효과적일지, 비용은 얼마나 투자해야 하고, 성과가 없을 때 매몰비용의 한계는 어디까지로 잡을지, 관련 인력은 어떻게 운영해야 할 지. 이런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이해하지도 않고, 남들 하니까 우리도 해야지 않겠냐는 식으로 접근한다. 그러니 잘 될 턱이 있나.

사실,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긴 했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경력 3년차 이상의, 유튜브 전담인력 2~3명을 유튜브에만 집중하게 만들어주면 가능하다. 인건비, 장비비, 제작실비를 따져보면 최소 연간 1억원 정도의 예산이 잡힌다. 월로 환산하면 800만원 정도를 꾸준히 투입하면 되겠다. 물론 이보다 가격을 낮출 수는 있겠지만, 회사의 홍보라는 목적성을 감안해 볼 때, 누구나 찾아볼만한 퀄리티를 만들어야 하니 인건비가 비싸지는 것이다. 또한, 외주제작사의 제작비용은 이보다 높으면 높았지, 낮지는 않다.

그래도, 안된다고만 하지 말고, 어렵더라도 되는 이야기를 해 보자. 유튜브 자체가 비즈니스가 아닌 경우, 특정한 성과를 위해 유튜브를 운영할 수 있는 방안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조회수를 높일 수 있는 토픽으로 영상을 시리즈로 만들어 브랜딩을 하는 방법. 두번째는, 회사의 상품이나 서비스가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보여주는 시리즈를 제작하는 방법. 세번째는 유튜브를 하지 않는 방법이다. 할당 가능한 인력과 예산에 따라, 그리고 회사 내부의 컨텐츠가 얼마나 있는지에 따라 효과적인 방법은 서로 다르다.

 

브랜딩 중심

첫번째 방안은 회사와 관련있는 토픽에 대해 퀄리티있는 영상을 뽑아내는 것이다. 상품이나 서비스에 관한 설명은 PPL수준으로 최소화하거나, 아예 노출되지 않기도 한다. 우리은행은 금융과 경제를 주제로 한 말랑말랑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은 자사의 공장과 본사 탐방, 입사자의 후기 등 내부자가 아니면 들여다볼 수 없는 이야기를 B급 감성으로 풀어내고 있다. 핵심은, 흥미나 관심을 일으킬 수 있을만한 토픽과, “재미”다. 그러나 이 방법은, 채널에 들어가는 제작비가 ROAS와 직결되지 않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시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지표로 측정 불가능한 ‘브랜딩’이라는 가치에 큰 예산을 쏟아붓는 것이니까 말이다. 

 

구매전환 중심

두번째는 제품의 구매와 매출을 일으키는 데에 조금 더 집중된 형태다. 강형욱씨의 보듬TV는 자사의 반려견 교육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해 훈련 영상을 촬영하고, 리얼클래스는 타일러를 비롯한 강사들의 짧은 강의 영상을 올려둔다. 주방용품 회사에서 쿡방 유튜브를 찍거나, 뷰티 제품 회사에서 메이크업 팁을 영상으로 제작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의 인지도를 높여서, 고객의 Top-of-mind Awareness에 올려놓고, 단기 혹은 중기 텀을 둔 구매전환을 노리는 방식이다. 광고소재보다는 Awareness/브랜딩 캠페인에 가깝고, 브랜딩이라고 하기에는 구매전환을 함께 노리는 하이브리드 형태다. 다만 이 역시, 전술한 것처럼 팀이나 부서 하나정도를 온전히 유튜브 인력으로 돌리거나, 외주 제작사와 함께 제작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 어찌되었든, 유튜브는 비싼 플랫폼이다. [광고: 드림스토리미디어그룹 테스티모니얼 영상제작 패키지]

 

유튜브 버리고 블로그로

두 방법 다 운용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면, 그저 홍보영상 다섯개 정도를 제작해서 유튜브에 올려놓는 정도에서 끝내거나, 구글 광고에 영상을 넣기 위한 목적으로만 쓰고 덮어두는 것이 좋다. 혹은, 블로그에 집중해보는 것도 좋다. 카메라나 고성능 컴퓨터같은 장비도 필요 없고, 외주 필진을 고용하기도 쉽고, 제작을 위한 고정비용도 매우 적다. 그리고, 딥링크를 기반으로 한 동선 추적이나 전환율 체크도 매우 쉽다. 금융 앱 토스가 블로그를 굉장히 잘 운용하고 있고, 메신저 기반 협업툴 잔디도 자사 블로그를 잘 꾸며놓았다. 블로그 운영은 잘 정리된 웹 매거진으로서의 기능이 중요하다. 제품홍보, 회사구성원 소개, 관련 이슈 리뷰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양질의 정보를 잘 담아내야 한다. 역시 쉬운 방법은 아니지만, 동일한 자원으로 유튜브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네이버나 티스토리같은 타사 플랫폼 사용은 절대 금지다. 워드프레스 등 자체 홈페이지를 무조건 구축해야 한다. 

 

스타트업의 블로그 운영, 인플루언서 마케팅 운영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다뤄보도록 하겠다. 전국의 스타트업 마케터들이여, 밑도끝도없이 유튜브 하자는 관리자에게 이 글을 보여주며 안된다고 하길 바란다. 그리고 마케터들이여 부디, 힘을 내시길:) 나도 그 마음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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