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일은 처음으로 ‘노동절’이라는 이름으로 맞이한 법정 공휴일이었어요. 63년 만에 ‘근로자의 날’에서 이름이 바뀌면서 노동을 경제활동을 넘어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실현할 수 있는 가치로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됐죠. 하지만 노동절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드는 산업재해 소식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어요.
2025년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는 전년보다 16명 늘어난 605명이었어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4년이 지났지만 산업재해는 오히려 증가했어요. 정부는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산재 발생 기업에 대한 책임을 대폭 강화하고 있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엇갈리고 있어요. 노동계는 ”법은 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경영계는 ”처벌 강화만으론 산재를 줄일 수 없다“며 예방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거든요. MZ세대는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변화 없어 화가 난다“ 50.9%
현재 다니는 직장의 안전 및 노동환경 수준을 묻자 ‘대체로 괜찮다’는 응답이 36.5%로 가장 많았어요. ‘매우 안전하다’는 26.8%였어요. ‘보통이다’는 11.3%, ‘별로 괜찮지 않다’는 3.4%였어요. ‘매우 나쁘다’는 응답은 없었고 ‘해당 없음(현재 미취업·학생·프리랜서 등)’은 22.0%였어요.
다만 응답자의 대부분이 사무직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산재가 빈번한 건설·제조·물류 현장의 현실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어요.
Z세대 H 님은 ”산재가 자주 발생하는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전 사무직원이었지만 사무 업무 시스템만 봐도 물류 현장이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되더라고요. 사고 뉴스를 볼 때마다 우리 회사 물류 직원들의 업무 환경이 떠올랐습니다“라고 말했어요.
산재 뉴스를 볼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으로는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는데도 변화가 없어 화가 난다’가 50.9%로 가장 많았어요. 이어 ‘기업 구조(인력·시간·하청 등)의 문제가 크다’가 35.7%였어요. 86.6%가 산재를 개인의 실수보다 기업과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예요.
M세대 꽁꽁이 님은 ”특히 어린 청년 노동자의 사고 소식을 들으면 더 마음이 아프다“고 했고 M세대 2060 님은 ”항상 같은 사고가 반복되는데도 시간이 지나면 또 모르쇠로 영업하는 기업을 보면 답답하다“고 말했어요.
반면 ‘피해자는 안타깝지만 내 일상과 거리가 있다고 느낀다’는 7.9%, ‘누구의 잘못인지 사실관계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5.5%에 그쳤어요.
다만 현장 책임 문제를 복합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었어요. M세대 보라씨 님은 ”안전관리자가 교육하고 감독해도 현장에서 안전장비를 소홀히 다루는 경우를 막기 어렵다“며 ”100% 한쪽만의 책임인 사고는 드물다“고 말했어요.
불매운동 ”가능한 한 동참“ 53.4%
산재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에 대해선 ‘가능한 한 동참하는 편이다’가 53.4%로 가장 많았어요. ‘상황에 따라 다르다(사고 규모·대응에 따라)’는 32.9%였죠. 86.3%가 불매운동에 긍정적이거나 상황에 따라 참여 의향이 있다는 의미예요.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는 환경에서 산재는 더 이상 기업 내부 문제가 아니라 소비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는 셈이에요.
Z세대 요술공주 님은 ”산재가 발생했는데 제대로 조치하지 않은 기업이라면 로고에 ‘산재’라는 문구를 넣어야 한다고 생각해요“라는 의견을 냈어요. Z세대 우냐냐 님은 ”한 식품회사를 몇 년째 불매 중“이라고 말했어요.
Z세대 동냥온각설이 님은 ”재발 방지와 보상이 없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불매운동“이라고 말했어요. 반면 ‘불매운동의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 같다’ 10.1%, ‘동참하지 않는다’ 2.7%로 불매운동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어요.
Z세대 레트로 님은 ”2022년부터 불매를 했지만 뭐가 바뀌었는지 잘 모르겠다“며 무력감을 토로했어요.
Z세대 안녕구르미 님은 ”불매운동보다 과징금 같은 경제적 규제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고 Z세대 셈타코 님은 ”불매운동이 오히려 하청업체 노동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어요.
가장 필요한 조치 ”재발방지 의무 강화“
산재 기업에 대해 가장 필요한 조치로는 ‘재발 방지 의무 강화’가 37.7%로 가장 많았어요. 처벌보다 중요한 것은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바꾸는 일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이죠.
M세대 뿌 님은 ”원인을 찾아 개선 공사를 완료한 뒤에 영업정지를 풀어줘야 기업도 압박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어요.
이어 ‘영업정지, 정부지원·공공조달 제한’은 16.8%, ‘벌금·과징금 등 금전적 처벌 강화’는 16.2%, ‘경영진 형사처벌 강화’는 15.9%, ‘피해자 지원·보상 강화’는 13.4% 순이었어요.
한편 M세대 고등어누님 님은 ”산재 기업 제재 강화가 결국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요“라고 지적했고 M세대 초이초이 님은 ”예방 가능했던 사고와 불가피한 사고는 구분해 처벌도 비례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M세대 동헌 님은 ”원청과 하청 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사고 이후 책임을 미루기보다 진정성 있는 대응과 공동 책임 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어요.
어피티의 코멘트
가치소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MZ세대는 산재 문제를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기업 윤리와 노동 존엄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어요. 동시에 이들은 문제의 복잡성도 인식하고 있어요. 33.5%는 ‘기업의 후속 조치를 보고 판단한다’고 답했고 32.9%는 불매운동 참여 여부를 상황에 따라 결정한다고 했어요. 무조건적인 배척보다는 기업이 어떤 책임과 변화를 보여주는지 지켜보겠다는 태도였어요. 처벌 강화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재발 방지 시스템과 하청 구조 개선을 더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어요. 기업의 진정성 있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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