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토끼’ 등 34곳 첫 긴급차단 ▶ 창작자·콘텐츠업계 보호 새 대응체계 가동 ▶ 대체 사이트 재생성까지 지속 점검
문화체육관광부가 ‘K-컬처’를 좀먹는 불법 콘텐츠 유통 사이트에 대해 발견 즉시 긴급차단에 나서는 새 대응체계를 본격 가동했다. 문체부는 ‘저작권법’ 개정에 따라 도입된 ‘불법사이트 긴급차단 및 접속차단 제도’를 5월 11일부터 시행하고 시행 첫날 웹소설·웹툰 불법 게시 사이트인 ‘뉴토끼’를 비롯한 저작권침해 사이트 34곳에 대해 첫 긴급차단 명령을 내렸다.
불법사이트 긴급차단 및 접속차단 제도는 문체부 장관이 정보통신망을 통해 유통되는 불법복제물 등을 적발하면 즉시 해당 사이트 접속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기존에는 불법사이트를 확인하더라도 심의와 행정 절차를 거치는 동안 피해가 계속 커지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웹툰, 웹소설, 영상, 방송, 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는 복제와 확산 속도가 빨라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한번 불법사이트에 올라간 콘텐츠는 짧은 시간 안에 여러 경로로 퍼질 수 있어 창작자와 콘텐츠 기업의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긴급차단 제도는 이러한 피해 확산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
문체부가 이날 긴급차단 명령을 내린 사이트는 모두 34곳으로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KT, 삼성SDS, 드림라인, 세종네트웍스, KINX 등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에게 통지됐다. 각 사업자는 내부 절차를 거쳐 해당 사이트 접속을 차단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이번 첫 긴급차단 명령 과정에서 저작권법상 요건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긴급차단을 위해서는 불법의 명확성, 손해 예방의 긴급성 등이 충족돼야 한다. 해당 사이트가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하고 그대로 둘 경우 피해가 빠르게 커질 우려가 있으며 일반적인 절차만으로는 피해를 막기 어려운 경우에 적용된다.
긴급차단은 임시적 성격의 신속 조치다. 긴급차단 사실을 통보받은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는 5일 이내에 해당 사이트에 대한 정식 접속차단 여부를 심의해야 한다. 심의 결과 접속차단이 필요하다고 의결되면 문체부 장관은 해당 사이트에 대한 접속차단을 최종 확정한다.
5일 이내 이의신청 즉시 사이트 차단
긴급차단된 사이트의 운영자 등은 조치 이후 5일 이내에 문체부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문체부는 즉시 차단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문체부는 실제로 불법사이트 운영자가 이의신청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의신청 과정에서 이름·주소·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기재해야 하고 자신이 해당 사이트 운영자임을 증명하는 서류도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올 2월 저작권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이후 약 3개월 동안 공포 절차와 하위법령 제정, 관계기관 협의, 현장 준비 과정을 거쳐 5월 11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문체부는 시행에 앞서 4월 27일 한국저작권보호원에서 콘텐츠업계와 인터넷서비스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제도 시행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제도 도입은 창작자와 콘텐츠업계의 오랜 요구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웹툰·웹소설·영상·방송·게임 등 한국 콘텐츠의 시장가치는 커지고 있지만 동시에 불법 복제와 불법 유통 피해도 확대되고 있다. 불법사이트는 정상적인 이용료 없이 콘텐츠를 제공해 이용자를 끌어모은 뒤 광고 수익 등을 얻는 구조여서 창작자와 콘텐츠 기업의 정당한 수익을 잠식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문체부는 앞으로도 불법사이트의 동향을 지속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불법사이트는 한 번 차단되더라도 주소를 바꾸거나 대체 사이트를 만들어 다시 등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대체 사이트 재생성 여부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긴급차단 대상 사이트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그간 저작권 침해로 고통받아온 창작자와 콘텐츠업계의 오랜 염원과 저작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문체부의 사명감이 긴급차단 및 접속차단 제도를 마련하는 데 원동력이 됐다“며 ”불법사이트 운영자들이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인식하고 있지만 신속한 차단 조치로 불법사이트의 수명을 최대한으로 단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