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AI를 활용하려면 정형 데이터와 문서·이미지 같은 비정형 데이터, 개체 간 관계 정보를 함께 검색하고 분석해야 한다. 하지만 데이터 유형마다 서로 다른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면 시스템 연동과 운영 과정이 복잡해진다.
엔터프라이즈 AI 데이터 인프라 기업 그래파이는 그래프·벡터·관계형 데이터베이스를 하나의 엔진으로 통합한 ‘아카식DB’를 개발해 이 문제를 풀고 있다. 그래파이는 해당 기술과 산업 적용 성과를 바탕으로 17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라운드까지 누적 투자액은 206억원이다.
이번 투자는 케이투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가 주도했다. 에이벤처스와 지유투자가 신규 투자자로 합류했으며 2024년 9월 프리 시리즈A에 참여한 쿼드벤처스, 키움인베스트먼트, 위벤처스도 후속 투자했다.
그래파이, 170억 원 규모 시리즈 A 투자 유치 (자료 제공: 그래파이)
국제 벤치마크 최대 142배…국방·금융 폐쇄망까지 적용
그래파이는 KAIST 전산학부 교수인 김민수 대표가 2022년 설립했다. 기업 곳곳에 흩어진 데이터를 연결하고 수집·변환하는 과정부터 AI 추론과 에이전틱 AI 실행 환경까지 지원하는 ‘아카식’ 플랫폼을 공급한다.
핵심 제품인 아카식DB는 개체 간 관계를 분석하는 그래프 DB와 비정형 데이터의 의미를 검색하는 벡터 DB, 정형 데이터를 처리하는 관계형 DB를 하나로 통합한 AI 네이티브 데이터베이스 엔진이다. 서로 다른 데이터 유형을 한 번의 질의로 검색해 AI가 기업 데이터와 업무 맥락을 함께 파악하도록 설계했다.
회사 자료에 따르면 아카식DB는 국제 표준 그래프 데이터베이스 벤치마크인 LDBC SNB에서 기존 그래프 DB 대비 최대 142배 빠른 처리 성능을 기록했다. 글로벌 벡터 DB ‘밀버스’와 비교한 회사 자체 평가에서는 동일한 정확도를 기준으로 초당 질의 처리량(QPS)이 4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그래프·벡터·관계형 검색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검색증강생성(RAG) 기술도 개발했다. KAIST와 진행한 공동 연구에서는 기존 RAG보다 답변 정확도가 최대 78% 향상됐으며 관련 연구 결과는 데이터베이스 분야 국제학술대회 ‘ACM SIGMOD 2026’에서 발표됐다.
그래파이는 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오션, 현대자동차, 한국타이어, KB증권, 키움증권, LG유플러스, KT 등을 대상으로 본사업과 실증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외부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전송하기 어려운 국방·금융 환경을 고려해 고객사 내부에 시스템을 구축하는 온프레미스 방식도 지원한다.
투자금은 아카식 플랫폼 고도화와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제품 개발, 글로벌 시장 진출, 연구개발 인재 채용에 사용한다. 현재 실증 단계인 사업을 정식 도입으로 전환하고 국내 산업 현장에서 확보한 사례를 해외 사업의 기반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권혁률 케이투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전무는 “국제 학술 무대에서 원천기술을 검증받고 개방형과 폐쇄망 환경을 아우르는 여러 산업에서 실증해 온 그래파이의 실행력에 주목했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김민수 그래파이 대표는 “기업 AI의 성패는 모델보다 데이터와 업무 맥락을 얼마나 이해하느냐에 달렸다는 문제의식으로 하이브리드 RAG DB 엔진 개발에 집중해 왔다”며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아카식 플랫폼을 글로벌 수준으로 고도화하고 AI 에이전트의 자율성과 안전성을 뒷받침하는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기술 성능과 산업 실증을 기반으로 170억원을 확보한 그래파이의 다음 지표는 실증 사업의 정식 도입 전환과 해외 고객 확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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