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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더 똑똑해질수록 왜 ‘세종’을 찾을까?…600년 전 리더십에서 찾은 인재와 창의의 조건

AI가 더 똑똑해질수록 왜 ‘세종’을 찾을까?…600년 전 리더십에서 찾은 인재와 창의의 조건

AI 시대의 리더십을 논하는 자리에 600년 전 세종이 등장했다. 제91회 도전과나눔 기업가정신 포럼에서 박현모 세종국가경영연구원 원장은 사람을 알아보고 적재적소에 배치해 권한을 맡기는 세종의 인재경영을, 김진명 작가는 독서를 통해 ‘문리’를 깨우치고 창의로 나아간 세... The post AI가 더 똑똑해질수록 왜 ‘세종’을 찾을까?…600년 전 리더십에서 찾은 인재와 창의의 조건 appeared first on 벤처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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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사람보다 빠르게 정보를 찾고 답을 내놓는 시대, 기업을 이끄는 리더에게 필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새로운 기술을 누구보다 빨리 익히는 능력일 수도 있지만, 이날 포럼이 꺼내 든 답은 의외로 600년 전의 인물이었다. 세종이다.

(사)도전과나눔은 19일 제91회 기업가정신 포럼을 열고 ‘AI 시대, 왜 다시 세종인가’를 화두로 던졌다. 급격한 기술 변화 속에서 어떤 사람과 함께해야 하는지, 사람의 능력을 어떻게 알아보고 조직의 성과로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세종의 인재경영과 훈민정음 창제 과정에서 찾아보는 자리였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박현모 세종국가경영연구원 원장은 ‘세종은 어떻게 인재 왕성의 시대를 만들었는가?’를 주제로 세종의 인재경영을 들여다봤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김진명 작가가 ‘조선시대 최대 문샷 프로젝트: 훈민정음 창제’를 통해 세종의 지성과 창의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를 짚었다.

두 강연의 출발점은 달랐지만 질문은 맞닿아 있었다. AI가 인간의 능력을 빠르게 대체하고 확장하는 시대에 조직은 어떤 사람을 찾아야 하며, 리더는 그 사람의 능력을 어떻게 끌어낼 것인가.

박현모 세종국가경영연구원 원장이 제91회 도전과나눔 기업가정신 포럼에서 ‘세종은 어떻게 인재 왕성의 시대를 만들었는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6년간 세종을 연구한 까닭…“사람을 어떻게 알아볼 것인가”
박현모 원장이 세종을 연구해온 시간은 26년에 이른다. 그가 오랫동안 세종실록을 들여다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세종이 사람을 어떻게 알아보고 썼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어떻게 사람을 알아볼 것인가. 저 사람이 나라 일을 잘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리고 그 사람을 믿고 맡겨 성과를 내게 할 것인가.”

박 원장이 세종의 인재경영에서 주목한 질문들이다. 뛰어난 인재를 찾아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일을 맡기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까지 리더의 역할로 봤다. 세종실록에는 이러한 선택과 판단이 축적돼 있다는 설명이다.

발표 자료에서 그는 세종의 인재경영을 ‘적소적재(適所適材)’라는 표현으로 풀었다. 기존의 인사, 인재 관점에서 출발해 세종의 시스템인 적소적재로 연결하고, 그 안에 국정사명(Mission)과 필요역량(Skills), 적임인재(Talent)를 맞추는 구조를 제시했다. “사람과 사람의 자리를 맞추는 것”이 세종 리더십의 중요한 원리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는 일이다. 박 원장은 세종의 인재경영 원칙 가운데 하나로 ‘득인위최(得人爲最)’를 제시했다. 사람을 얻는 일을 가장 중요한 경영 과제로 삼았다는 의미다. 여기에 사람의 겉보다 실제 능력을 살피는 ‘성문출찰’과 임현사능, 즉 현명한 사람에게 직위를 맡기고 능력 있는 사람에게 직책을 맡기는 원칙을 연결했다.

인재를 발견한 뒤에는 권한을 줘야 한다. 박 원장의 발표 자료에는 세종이 이징옥을 북방으로 보내며 상당한 권한을 부여했던 사례가 등장한다. 리더가 모든 것을 직접 결정하는 방식보다 적임자를 선택한 뒤 일을 맡기고 책임 있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리더십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익숙한 말에서 한발 더 나아가, 누구를 뽑느냐만큼 그 사람에게 어떤 자리를 주고 얼마나 믿고 맡길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AI 시대에 이 질문은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기술이 개인의 생산성을 빠르게 높이고 직무의 경계까지 바꾸면서 조직에는 기존의 학력이나 경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역량이 등장하고 있다. 사람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적절한 역할과 권한을 부여하는 리더의 판단이 다시 중요해지는 이유다.

김진명 작가가 ‘조선시대 최대 문샷 프로젝트: 훈민정음 창제’를 주제로 세종의 독서와 창의의 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을 읽어 문리가 트여야 창의가 나온다”
김진명 작가는 세종의 ‘사람 보는 법’보다 세종이라는 한 인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파고들었다. 그가 던진 질문은 단순했다.

“세종대왕은 왜 이렇게 훌륭한 사람일까. 세종은 어떻게 이렇게 완벽에 가까운 지성인이 되었을까.”

김 작가가 찾은 중요한 단서는 책이었다. 그는 세종이 엄청난 양의 책을 읽었던 인물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여기서 독서는 지식을 많이 쌓기 위한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과 세상을 바라보는 힘을 만드는 과정으로 연결된다.

김 작가는 “책을 읽지 않고는 고급 인간이 되기 어렵다”는 취지로 독서와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회가 성적과 경쟁, 외형적인 성취에 집중해 사람의 ‘외면의 힘’을 키우는 동안 독서와 인문학은 쉽게 보이지 않는 ‘내면의 힘’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그가 특히 강조한 단어는 ‘문리(文理)’였다. 글월 문(文), 이치 리(理). 많은 책을 읽고 생각이 축적되면 개별적인 지식을 아는 수준을 넘어 사물과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는 단계에 도달하고, 여기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의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문리가 트여야 창의가 나온다.”

이 말은 AI 시대의 독서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으로도 이어졌다. AI는 인간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빠르게 찾아주고 정리한다. 필요한 지식을 얻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사람이 직접 수많은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이전보다 줄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김 작가가 이야기한 독서의 목적은 정보의 양과는 다른 곳에 있었다. 축적된 읽기와 사고를 통해 스스로 연결하고 판단할 수 있는 내면의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AI가 답을 만드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인간에게 남는 질문은 결국 그 답을 어떻게 이해하고 무엇과 연결해 새로운 질문과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것인가로 향한다.

제91회 도전과나눔 기업가정신 포럼 ‘AI 시대, 왜 다시 세종인가’에 참석한 연사와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I 시대에 다시 꺼낸 600년 전의 질문
세종의 인재경영과 훈민정음 창제는 서로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이날 두 세션을 관통한 것은 결국 ‘사람’이었다.

박 원장이 이야기한 세종은 사람의 능력을 알아보고 그에 맞는 자리를 찾아 권한을 맡긴 리더였다. 김 작가가 바라본 세종은 끊임없이 읽고 생각하며 문리를 깨우쳐 이전에 없던 것을 만들어낸 지성인이었다. 하나는 사람의 능력을 발견하는 리더십, 다른 하나는 그 능력을 만들어내는 내면의 힘에 가깝다.

특히 훈민정음은 이미 존재하는 것을 조금 개선한 결과가 아니었다. 김 작가가 이를 ‘조선시대 최대 문샷 프로젝트’라고 표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존 질서 안에서 답을 찾기보다 새로운 문자 체계를 만들고 이를 실제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세상에 내놓은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600년이 지난 지금 기업들도 비슷한 질문 앞에 서 있다. AI가 기존 직무와 산업의 경계를 흔드는 상황에서 과거에 잘했던 사람을 찾는 것만으로 충분한지, 아직 이름 붙지 않은 일을 해낼 사람을 어떻게 발견할지, 그리고 그런 사람이 능력을 발휘하도록 조직은 어떤 역할과 권한을 줘야 할지다.

새로운 대전환의 시대에 누구와 함께할 것인가. 이날 포럼이 세종을 통해 던진 질문은 과거의 성공한 왕을 다시 배우자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사람을 알아보고, 맞는 자리를 맡기고, 스스로 생각할 힘을 키우는 것. AI가 더 많은 능력을 갖게 될수록 오히려 인간과 조직이 다시 마주하게 되는 오래되고도 본질적인 질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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