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소년 10명 중 4명, 성인 6명 중 1명이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확산과 맞물려 이를 활용한 사이버폭력에 대한 문제의식도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3월 30일 발표한 ‘2025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42.3%, 성인의 15.8%가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청소년은 전년보다 0.5%p 감소한 반면 성인은 2.3%p 증가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11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그리고 19〜69세 성인 등 총 1만 681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익명의 타인·온라인 매개 위협 증가
사이버폭력은 가해·피해·목격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연령대별로는 청소년의 경우 중학생(가해 21.5%, 피해 40.8%, 목격 7.8%), 성인은 20대(가해 12.5%, 피해 21.5%, 목격 17.9%)에서 경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발생경로는 청소년(가해 43.8%, 피해 41.4%)과 성인(가해 51.4%, 피해 58.0%) 모두 ‘문자 및 인스턴트 메시지’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청소년은 온라인게임(가해 35.7%, 피해 35.3%), 성인은 누리소통망(가해 31.2%, 피해 33.5%)이 주요 경로로 나타났다.
특히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피해를 경험했다는 응답이 청소년 51.9%, 성인 45.5%로 가장 높았고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청소년 8.6%, 성인 12.1%)에 의한 피해도 증가했다. 익명성과 온라인 관계를 매개로 사이버폭력 위험이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형별로는 사이버 언어폭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성인의 경우 사이버 언어폭력 가해·피해 경험이 모두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가해 동기는 청소년과 성인 모두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보복’이 각각 36.5%, 40.6%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성인은 ‘상대방이 싫거나 화가 나서’(30.7%→34.9%), ‘상대방과 의견이 달라서’(18.4%→27.8%) 등 타인과의 관계에서 비롯한 갈등 요인이 크게 늘었다. 디지털 혐오표현 사용 경험은 청소년 19.3%, 성인 21.0%로 전년 대비 모두 증가했다. 청소년은 신체·외모(10.0%), 성인은 정치 성향(14.9%) 관련 혐오표현이 전년에 이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가해 이후 심리상태에서는 청소년 60.8%가 ‘미안·후회’를 느낀다고 한 반면 성인 응답자는 57.6%가 ‘정당하다’고 답해 뚜렷한 인식 차이를 보였다.
”AI 활용한 사이버폭력 우려“ 90% 달해
생성형 AI의 확산은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지목됐다. 실제 청소년의 89.4%, 성인의 87.6%가 AI를 활용한 사이버폭력이 심각하다고 인식했다. 청소년은 ‘제작 용이성에 따른 피해 보편성’(48.7%), 성인은 ‘반복·지속 피해 가능성’(28.3%)을 주요 위험 요소로 꼽았다.
방미통위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응한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성인에게는 사이버폭력 경험률 증가와 교육 참여 기회 부족을 고려해 민간기업, 공공기관과 함께 디지털 윤리 교육을 확대할 방침이다.
청소년에게는 딥페이크 및 생성형 AI 윤리 교육을 강화하고 체험형 토론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또 낯선 사람과 문자·인스턴트 메시지를 통한 사이버폭력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언어폭력, 온라인 그루밍 등 주요 위험에 대한 디지털 소통 교육 등을 중점 추진한다.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은 ”사이버폭력은 단순히 온라인상의 윤리적 문제를 넘어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고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사안“이라며 ”건전한 디지털 이용 문화를 확산하고 AI를 악용한 최신 피해 예방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