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와 뉴스 등을 통해 도서관의 공공도서 훼손에 대한 소식을 접했다.
필자 역시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으로서 서가에서 훼손된 도서를 종종 발견하곤 한다. 표지가 반쯤 찢어져 테이프 처리가 된 도서도 있고, 물에 젖어 낱장이 뒤틀린 도서도 있다. 그런가 하면 연필이나 색깔 펜으로 밑줄이 잔뜩 그어져 있거나 메모가 휘갈겨진 책도 있다. 심지어 누군가가 뜯어가는 바람에 일부 페이지가 없는 책도 있다.
이전 이용자가 책에 메모를 잔뜩 적어놨다. (본인 촬영)
언젠가 전공책이 필요해서 도서관에 갔다가 훼손된 도서 때문에 낭패를 본 적이 있다.
하필이면 중요한 핵심 문장마다 짙은 색깔을 칠해 놓은 이전 이용자 때문에 내용을 읽을 수가 없었다. 결국 도서관의 자료를 이용하지 못하고 책을 따로 구매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전공책을 보러 도서관에 갔더니, 이전 이용자가 색깔 펜으로 밑줄을 잔뜩 그어놓았다. (본인 촬영)
내가 훼손된 도서에 대해 더욱 시선을 두곤 하는 이유는, 작년에 도서관에서 공공근로를 했던 기억 때문일지도 모른다.
도서관 공공근로를 하며 수리가 필요한 도서를 골라냈다. (본인 촬영)
공공근로 때 내가 맡았던 역할은 훼손 도서를 수리하는 작업이었다.
책 위에 그어진 연필 자국을 지우개로 지우고, 찢어진 페이지는 테이프 칠을 조심스럽게 했지만 아무리 조심스럽게 해도 책이 망가졌던 흔적을 완벽하게 지울 수는 없었다.
내지가 찢어져 너덜거리는 책을 테이프 수리했다. (본인 촬영)
나와 함께 작업을 했던 사서 선생님은 해당 도서관에서 1년 동안 발견되는 훼손 도서만 대략 5000권 정도 나온다고 말씀하셨다.
내가 근무했던 도서관 (본인 촬영)
도서관에서 보수하는 책들은 그나마 상태가 나은 것이라며, 훼손이 너무 심하면 폐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씀하셨다. 결국 할당된 예산으로 같은 책을 또 구매해야 하고, 원하는 자료를 이용하지 못하는 이용객이 많아졌다고 덧붙이셨다. 즉, 한 권의 훼손이 도서관 이용자 모두의 손해가 되는 셈이다.
이렇게 많은 훼손 도서가 발생하다니.
도서관 규정에 도서 이용과 관련된 내용이 어떻게 명시돼 있는지 궁금해 직접 찾아봤다.
공공도서관의 자료관리 규정에 따르면, 도서를 분실하거나 훼손하면 같은 자료로 변상하거나 도서관이 정하는 방법에 따라 배상해야 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의 경우, 이용자가 준수해야 할 사항으로 '국립중앙도서관과 그 소속 도서관 이용규칙'을 제시하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의 이용자 준수사항 (국립중앙도서관)
그 중 "건전한 열람 분위기 조성 및 도서관 질서 유지를 위해서 도서관 자료, 비품, 기타 시설 등을 오·훼손하거나 본래의 사용 목적에 지장을 주는 행위는 금지"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내용은 법제처의 '국가법령정보센터(www.law.go.kr)' 누리집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22년 12월 8일부터 시행 중인 '국립중앙도서관과 그 소속 도서관 이용규칙'을 살펴보자.
제7조 제2호에 따르면, "이용자는 도서관 자료 및 비품과 시설의 오손, 훼손 또는 파손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라고 규정돼 있다.
그러니 책에 밑줄을 긋거나, 구기거나 찢는 행위는 명확히 금지된 셈이다.
국립중앙도서관과 그 소속 도서관 이용규칙 제7조와 제8조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누가 훼손했는지 찾을 수 없다는 생각은 하지 말고, 모두 함께 이용하는 공공재인 만큼 내 것처럼 소중히 대하고자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만약 제7조의 금지 사항을 어겼을 경우, 제8조 질서유지 항목에 의해 도서관장이 이용자의 도서관 이용을 중지하게 하거나 도서관 출입을 제한할 수 있으니 이 점을 기억하면 좋겠다.
이와 더불어 제10조도 함께 살펴볼까?
국립중앙도서관과 그 소속 도서관 이용규칙 제10조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제10조 1항에 따르면 이용자가 도서관 자료 및 시설을 더럽히거나, 찢거나 깨뜨려 못 쓰게 하거나 잃어버린 경우 변상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와 더불어 2023년 4월 18일부터 시행 중인 '책이음 서비스 운영규정'도 함께 살펴보면 좋을 듯하다.
☞ '책이음서비스 운영규정' 확인하기
책이음 서비스 운영규정 제10조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책이음 서비스 운영규정 제10조에는 "자료의 분실 및 훼손에 대해 보상하지 않거나, 장기 연체(1년 이상)에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 책이음 회원을 탈퇴 처리할 수 있다"라고 명시돼 있다.
공공도서관을 이용하는 회원이라면 대부분 책이음 서비스도 함께 가입해 이용하고 있을 텐데, 자료를 분실하거나 훼손해 보상하지 않으면 책이음 회원에서도 탈퇴될 수 있으니 자료를 소중히 사용하는 태도를 꼭 갖췄으면 좋겠다.
오는 4월 12일은 도서관의 날이다. 도서관의 날 포스터 (도서관의 날 누리집)
4월 12일부터 4월 18일까지를 '도서관주간'이라고 한다.
'도서관의 날(www.libraryday.kr)' 누리집에 접속해 올해 도서관의 날을 상징하는 문구를 찾아보니, '도서관 속 작은 펼침, 세상을 여는 큰 열림'이라고 한다.
2026 도서관의 날 상징 문구는 도서관 속 작은 펼침, 세상을 여는 큰 열림이다. (도서관의 날 누리집)
'작은 펼침'은 책을 여는 손끝의 호기심에서 시작되는 학습과 창조의 시작이며, '큰 열림'은 그 지식이 인공지능, 과학기술, 문화예술 등으로 확장돼 모두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열린 미래라고 한다.
도서관의 책을 통해 세상과 마주하는 '큰 열림'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깨끗한 자료 이용과 함께 자료를 소중히 대하는 태도가 우선되어야 한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이용자들도 온전히 큰 열림을 즐기고 이용하기 위해서는 깨끗한 자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가 직접 구매해 소유하지 않는다고 해서 마구 사용하면 안 된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책을 사랑하거나, 독서를 즐기는 마음에서 찾아왔으리라 생각한다. 독서를 즐기는 만큼 자료 역시 소중하게 다루는 마음을 함께 가져줬으면 한다!
☞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 '이용자 준수사항' 안내 바로가기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한지민 hanrosa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