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밀해진 짝퉁(가품) 유통, 110억 원대 조직적 범행의 전말
최근 서울본부세관은 수개월간의 거래 내역 분석과 잠복수사를 통해 현장에서 위조품 전량을 압수하고, 제조 및 유통 조직을 검거했다.
이번 사건이 과거의 짝퉁 유통과 다른 점은 수입 단계부터 단속을 피하려 철저히 계획됐다는 사실이다. 범죄 조직은 해외에서 상표가 없는 무지 의류를 대량 수입했다. 완제품 형태의 짝퉁은 통관 과정에서 적발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들은 국내에 별도의 작업장을 두고, 수입한 의류에 정교하게 제작된 가짜 라벨을 부착하는 방식을 택했다. 해외 제조 단계부터 국내 유통망까지 연계된 이 조직적 범행은 단순한 상표법 위반을 넘어 공정한 무역 질서를 조직적으로 파괴하려 한 중대한 범죄 행위다.
◆ 가격의 배신, 6000원짜리 옷이 17만 원 정품으로 둔갑하는 과정
해외에서 들여온 상표 미부착 의류의 원가는 장당 약 6000원에 불과했다. 여기에 가짜 상표를 새기고 라벨을 부착하는 공정을 거치자마자 해당 의류는 정가 17만 원 상당의 정품으로 둔갑했다.
짝퉁 구매 기록 (본인 촬영)
필자도 과거 비공식 경로로 브랜드 제품을 구매했다가 짝퉁 피해 경험이 있다. 당시에는 공식 누리집이 아니라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사고 싶다는 마음이 앞섰다. 공식 아울렛에서 비슷한 가격으로 같은 모델의 원피스를 구매한 적이 있어 온라인 오픈마켓에서도 의심 없이 구매했었다. 한참 원피스를 입고 다닐 무렵, 아울렛에서 구매한 원피스는 품질이 처음 상태와 비슷했던 반면, 온라인에서 구매한 원피스는 바느질이 허술했고 모양도 쉽게 변형됐다. 세탁을 잘못했나 싶어 세탁 라벨을 확인했을 때, 무언가 잘못됐다고 느꼈다.
짝퉁 세탁 라벨 (본인 촬영)
주소부터 전화, 품질 보증 기간에 해당하는 글씨가 모두 엉망이었다. 당시 필자는 자신의 부주의를 탓하며 조용히 사건을 덮었지만, 이번 사건의 수치를 확인하며 이것이 개인의 실수가 아닌 거대한 범죄의 타깃이 된 것임을 깨달았다.
◆ 전문가도 속는 지능형 짝퉁, 육안 식별의 한계와 주의사항
소비자들은 흔히 품질 택이나 자수의 정교함으로 짝퉁을 구별하지만, 최근 위조 상품은 전문가조차 식별하기 어려울 만큼 진화했다. 국내에서 라벨을 따로 부착하거나 정품 부자재를 섞는 수법까지 등장해, 외형만 보기보다 유통 경로까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따라서 공식 대리점이나 백화점 쇼핑몰이 아닌 곳에서 지나치게 저렴하게 판매하는 제품은 일단 의심해야 한다.
관세청 125번 전화 상담
◆ 기억해야 할 숫자 125, 관세청 콜센터를 통한 적극적 신고
짝퉁 피해 소비자들의 반응은 대부분 '침묵'이다. 저렴한 곳을 찾은 본인 탓을 하거나, 신고 절차가 복잡할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침묵은 짝퉁 유통 조직에 범죄 자금을 제공하는 꼴이 된다. 위조 상품의 수입과 제조는 엄연한 상표법 위반이자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범죄다.
만약, 위조 상품을 구매했거나 유통 정황을 발견했다면 국번 없이 125번으로 전화해야 한다. 관세청 콜센터인 125는 밀수나 위조 상품 유통 등 부정 무역 행위를 전문적으로 상담하고 제보받는 창구다. 자책하기보다 125번을 누르는 용기가 또 다른 피해를 막는 길이다.
◆ 정책을 통한 권리 보호와 건강한 소비문화의 확립
정부는 해외 직구 시장의 급성장에 발맞춰 지식재산권 보호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관세청은 해외 제조 단계부터 국내 유통까지 이어지는 공급망 전체를 감시하며 위조 상품의 유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위조 상품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발생 시 이를 효과적으로 구제하기 위한 가이드라인도 지속적으로 배포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공식 판매처를 이용하는 올바른 습관을 갖는 동시에 제도적 보호 장치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청년 세대에게 브랜드는 단순한 옷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그 가치를 소유하기 위한 과정이 범죄 조직의 배를 불리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여러분의 제보 한 통이 공정한 무역 질서를 세우고 우리 사회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시작점이 된다. 가격의 유혹 앞에 잠시 멈춰 서서 판매처를 다시 확인하고 피해를 봤다면 125를 기억해 보자.
☞ (멀티미디어 뉴스) 국내 짝퉁 폴로(POLO) 5만 장 대량 유통?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수현 shlp6033@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