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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음을 품어 지혜로 돌려주는 산

지리산 천왕봉(1915m)은 남한 내륙의 최고봉이다. 그러나 이 산의 가치는 숫자로는 가늠하기 어렵다. 설악산이 날카로운 바위의 미학을, 한라산이 고립된 화산섬의 신비를 보여준다면 지리산은 사람을 품는 산이다. ‘어리석은 이가 머물면 지혜로워진다(智異)’는 뜻의 이름처럼, 이곳은 누구든 받아들여 서서히 바꾸어 놓는다. 1967년 대한민국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리산은 경남·전남·전북 세 도를 가로지르며 묵묵히 인간의 시간을 내려다보고 있다. 예로부터 신령한 ‘어머니 산’으로 여겨졌던 지리산은 구름 위로 솟아오른 봉우리가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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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천왕봉(1915m)은 남한 내륙의 최고봉이다. 그러나 이 산의 가치는 숫자로는 가늠하기 어렵다. 설악산이 날카로운 바위의 미학을, 한라산이 고립된 화산섬의 신비를 보여준다면 지리산은 사람을 품는 산이다. ‘어리석은 이가 머물면 지혜로워진다(智異)’는 뜻의 이름처럼, 이곳은 누구든 받아들여 서서히 바꾸어 놓는다.

1967년 대한민국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리산은 경남·전남·전북 세 도를 가로지르며 묵묵히 인간의 시간을 내려다보고 있다. 예로부터 신령한 ‘어머니 산’으로 여겨졌던 지리산은 구름 위로 솟아오른 봉우리가 마치 하늘을 떠받드는 기둥처럼 보여 ‘천주(天柱)’라고도 불렸다.

지리산의 진정한 매력은 넓은 품과 산그리메다. 면적 483㎢, 둘레 320㎞에 이르는 거대한 산군은 ‘산의 왕국’이라 불릴 만하다. 그 한가운데 우뚝 솟은 봉우리가 바로 천왕봉이다.

지리산의 매력은 부드러움에 있다. 흙이 많은 육산(肉山)답게 둥글둥글한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능선이 겹겹이 이어지는 ‘산그리메’ 풍경은 한국 산세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꼽힌다. 실제로 등산 동호인 선호도 조사와 인터넷 검색 수치, 국립공원 방문자 수를 종합했을 때 지리산은 오랫동안 정상을 지켜왔다. 여기에는 천왕봉과 대피소의 몫이 크다.

특히 천왕봉은 사계절 내내 열려있다. 산불 위험 기간에도 기상특보가 없는 한 등산이 가능하다. 널찍한 정상은 수십 명이 올라서도 답답하지 않다. 발 아래 펼쳐지는 능선과 계곡을 내려다보는 순간, 성취감은 국내 어느 산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천왕봉 산행의 백미는 단연 ‘천왕일출’이다. 한국인이라면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장관 중 하나로 꼽힌다. 대피소에서 쪽잠을 자고 새벽 공기를 가르며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고요한 수행의 시간이다. 날씨 변화가 심해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말이 있다.

해가 떠오르는 순간 붉은 기운이 능선을 타고 번지며 온 산하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장면은 장엄한 대서사시다. 어둠을 밀어내고 올라오는 빛 앞에서 마음의 응어리가 씻겨 내려가며 새로운 삶의 에너지를 얻었다는 이가 많다.

능선 종주의 천국
지리산이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산장(대피소)이다. 총 7곳의 대피소가 능선과 계곡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숙박 가능한 산장이 없는 치악산, 오대산, 월악산, 가야산 등과 비교하면 등산 동호인에게 지리산은 ‘등산 천국’이다.

덕분에 체력이 약한 사람도 일출과 일몰, 별무리를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며칠에 걸쳐 능선을 종주하며 대자연의 감동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는 국내 거의 유일한 곳이다. 온종일 걸어도 끝없이 펼쳐진 둥글둥글한 능선, 그 한가운데서 느끼는 안도감은 특별하다. 이틀 이상 걷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고 어느 순간 ‘내가 산을 보는 것이 아니라 산이 나를 보고 있었다’는 깨달음에 닿는다. 그렇다고 산행이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가파른 돌길이 많아 무릎에 무리가 가기 쉬우므로 단단한 등산화와 스틱은 필수다. 산행 중 만나는 식생의 변화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고산지대에서만 자라는 구상나무 군락과 바위 사이를 수놓은 야생화가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하산 길 계곡의 물소리는 고된 산행으로 뜨거워진 발과 마음을 씻어준다. 천왕봉 일출을 가슴에 담고 내려온 사람의 눈빛은 이전과 다르다. 어떤 오르막도 두렵지 않은 단단한 몸과 함께 지리산이 선물한 지혜가 그 안에 자리 잡기 때문이다. 설악산이 진정한 산경을 보여주는 산이라면 지리산은 진정한 나를 보여주는 산이다. 그래서 많은 이가 다시 이곳을 찾는다.

신준범 월간<산> 기자

알고 가면 좋은 정보
추천 코스(당일 산행) : 중산리~로타리대피소~천왕봉~장터목대피소~ 백무동(15㎞, 8~10시간 소요) 천왕봉 최단 코스인 중산리로 올라 완만한 백무동으로 하산

추천 코스(1박 2일) : 백무동~장터목대피소(1박) / 장터목~천왕봉 일출 감상~중산리(자가용 이용 시 백무동 하산) 백무동~장터목 코스 중산리에 비해 완만해서 상대적으로 수월

대피소 예약 : 국립공원공단예약시스템(reservation.knps.or.kr)을 통한 사전 예약이 필수다. 장터목대피소는 천왕봉 일출을 보기 위한 전초기지로 워낙 인기가 높아 주말 예약은 ‘하늘의 별 따기’이므로 미리 일정을 확인해야 한다.

일출 준비 : 도시의 온도를 감안해서 장비를 준비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특히 새벽 산행은 기온이 급격히 낮고 시야가 좁다. 밝은 헤드랜턴과 보온 의류(경량 패딩 등), 방풍 재킷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입산 시간 지정제 : 산 입구를 비롯해 구간별로 통과 가능한 시간이 정해져 있다. 백무동과 중산리는 하절기(4~10월) 새벽 3시부터 입산 가능하다.

대피소 취사 및 판매 물품 : 대피소 취사장에서만 버너를 사용한 취사가 가능하다. 대피소에서는 햇반, 초코바, 생수, 부탄가스, 건전지, 우의 등을 판매한다. 대피소에는 쓰레기통이 없다. 모든 쓰레기는 본인이 수거해 하산해야 한다.

주의 사항 : 매주 토요일마다 청바지와 운동화로 천왕봉을 오르는 초보자가 넘쳐난다. 지리산 유명세에 이끌려 준비 없이 와서 10시간 동안 고행에 가까운 산행을 하고 나면 다시는 산에 오를 엄두를 못 낸다. 초보자는 집 근처 쉬운 산부터 올라 근육을 다지고 경험을 쌓은 후 중등산화를 준비해야 한다. 운동화 형태의 목 낮은 신발은 가파른 돌길의 충격파를 그대로 관절에 전달한다. 창이 단단하고 두꺼운 미드컷 등산화를 신어야 관절과 연골 부상을 예방하고 발의 피로를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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