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산업은 생산부터 유통, 재해 대응, 농촌 생활에 이르기까지 AI가 활용될 수 있는 영역이 가장 넓은 산업 가운데 하나입니다.”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2026 농식품 테크 스타트업 창업박람회(AFPRO 2026)’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이 말이 왜 현실이 되고 있는지를 보여준 현장이었다. 스마트농업과 푸드테크, 그린바이오, 펫테크를 비롯해 올해 처음 마련된 농식품 AX 특별관까지 전시장 곳곳에서는 AI와 로보틱스가 농식품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 펼쳐졌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한국농업기술진흥원, NH농협은행, 코엑스가 공동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200여개 스타트업이 360개 부스를 꾸렸다. 투자기관과 유통사 등 20여 개 기관도 함께 참여해 기술 전시를 넘어 투자와 판로, 글로벌 진출까지 연결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농식품 스타트업 박람회로 마련됐다. 무엇보다 올해 AFPRO는 기후변화와 농촌 고령화, 만성적인 인력 부족이라는 농업의 구조적 문제를 AI와 데이터, 로보틱스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새롭게 보여주는 산업 현장이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AFPRO 2026 개막식에서 “농식품 산업은 생산부터 유통, 재해 대응, 생활에 이르기까지 AI가 활용될 수 있는 영역이 매우 넓다”고 강조했다.
“농식품 AX의 주인공은 스타트업”…정부도 AI 전환 지원
개막식에서 송미령 장관은 농식품 산업이야말로 AI가 가장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자의 소비 패턴과 유통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이제 AI를 빼고 농식품 산업을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생산과 유통, 재해 대응은 물론 농촌 생활까지 AI가 활용될 수 있는 영역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를 갖고도 투자와 인프라 부족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창업기업들이 많다”며 “정부는 스마트농업과 푸드테크, 그린바이오 등 유망 분야의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AI 응용기술이 현장과 시장으로 빠르게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AFPRO 2026 개막식 이후 전시장을 둘러보며 AI 기반 농식품 기술을 살펴보고 참가 기업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이석형 원장도 “오늘의 주인공은 농식품 벤처기업”이라며 “농업기술진흥원이 기술과 산업, 시장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메타파머스는 AI와 로보틱스를 결합한 ‘Physical AI Smart Farm’을 공개하며 작물 생육 분석부터 수확까지 자동화하는 미래 농업 기술을 선보였다.
AI는 농장을 움직이기 시작했다…스마트팜에서 피지컬 AI까지
올해 AFPRO를 관통한 키워드는 ‘피지컬 AI(Physical AI)’였다. 기존 스마트팜이 온도와 습도, 광량 등 재배 환경을 자동으로 관리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작물의 생육 상태를 스스로 분석하고 로봇이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었다.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을 넘어 현실 공간에서 직접 움직이며 작업하는 AI가 농업 현장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메타파머스는 AI와 로보틱스를 결합한 ‘Physical AI Smart Farm’을 선보였다. 딸기의 생육 상태를 분석해 수확 시기를 판단하고, 로봇이 반복 작업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사람이 담당하던 농작업을 자동화한 미래형 스마트팜을 구현했다.
리브팜은 ‘수익형 도심 농장’ 모델을 소개했다. Farming-as-a-Service(FaaS) 기반으로 도심 내 다양한 공간에서 농산물을 생산·운영하는 방식으로, 뉴욕 대형마트를 비롯해 서울 강남과 신촌, 가산 등 실제 구축 사례를 함께 공개했다. 부스에서는 무농약 재배를 의미하는 ‘Pesticide-Free’, 수확 직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Just-Harvested’, 생산지와 소비지를 가까이 연결하는 ‘Hyper-Local’, 계절 영향을 최소화하는 ‘Always-in-Season’ 등을 제시하며 지속 가능한 도심형 농업 플랫폼의 방향성을 소개했다.
두 기업은 서로 다른 접근 방식으로 농업의 디지털 전환이 생산 자동화를 넘어 데이터와 AI, 로보틱스가 결합된 운영 체계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리브팜이 AI 기반 컨테이너형 식물공장을 선보였다. 외부 환경과 관계없이 AI가 재배 환경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스마트팜 기술로 미래형 식량 생산 모델을 제시했다.
생산부터 제조, 소비까지…AI가 농식품 가치사슬을 연결하다
AI의 적용 범위는 생산 현장을 넘어 유통과 제조, 소비 경험까지 농식품 가치사슬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었다.
미스터아빠는 AI 기반 농산물 판로 매칭 서비스 ‘나는 솔농’을 공개했다. 농산물과 판로를 연애 프로그램 콘셉트로 풀어낸 체험형 서비스로, AI가 농산물에 적합한 판로를 추천한다. ‘자기소개-최종선택-데이트-커플성사’로 이어지는 구성은 복잡한 기술을 쉽고 직관적으로 전달하며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푸드테크 분야에서는 주미당이 AI 기반 맞춤형 음료 서비스를 선보였다. 여기에 적용된 센리티(SENLYT)의 향미 AI는 3만 건 이상의 GC-MS 데이터를 학습해 분자 단위로 향을 설계하고, 향료 개발 기간을 기존 약 12개월에서 약 2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외식 분야에서는 고피자가 자동화 피자 조리 시스템을 선보이며 현장에서 직접 피자를 판매했다. 자체 개발한 조리 기술을 기반으로 인도에서 6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춘천 감자밭은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브랜드 사례를 소개했다. 원물 생산에 스토리와 브랜딩을 더해 부가가치를 높인 로컬푸드 모델은 기술 중심의 전시장 속에서 농식품 산업의 또 다른 경쟁력을 제시했다.
생산과 유통, 제조, 소비까지 하나의 데이터 흐름으로 연결되는 모습은 올해 AFPRO가 던진 가장 큰 메시지였다. AI는 개별 기술을 넘어 농식품 산업의 운영 방식을 바꾸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했다.
고피자가 AI 기반 스마트 키친과 자동화 조리 시스템을 선보이며 외식 산업의 디지털 전환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전시를 넘어 투자와 산업으로…농식품 AX 생태계가 만들어지다
AI의 활용 범위는 작물 재배와 식품 제조를 넘어 축산과 반려동물 산업까지 확장됐다.
로보스(ROBOS)는 돼지 도축 과정의 내장 적출 작업을 자동화하는 로봇 시스템을 선보였다. AI 비전과 로보틱스를 결합해 개체마다 다른 형태와 위치를 인식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로, 숙련 인력에 의존하던 축산 현장의 반복적이고 위험한 공정을 자동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펠즈(FELZ)는 이동형 검진 차량을 활용한 반려동물 임상시험 서비스를 소개했다. 검진 차량이 직접 현장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반려동물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임상시험 참여 문턱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반려동물 헬스케어가 진료를 넘어 신약과 기능성 제품 개발 분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행사 기간에는 Scale-up Summit과 투자상담회, 농식품 창업콘테스트,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데모데이(GMEP Demo-Day), CONNECT STAGE 등이 이어지며 스타트업과 투자기관, 유통사, 대기업이 기술과 사업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AFPRO 2026은 기술 전시를 넘어 투자와 사업화, 글로벌 진출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농식품 AX(AI Transformation) 생태계의 현재를 보여줬다. 농업 생산을 중심으로 발전한 AI는 이제 축산과 푸드테크, 펫테크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며 농식품 산업 전반의 운영 방식을 바꾸고 있다.
올해 처음 마련된 ‘농식품 AX 특별관’. AI와 로보틱스, 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농업과 푸드테크, 축산·유통 혁신 기술이 전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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