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코드를 작성하고 솔루션을 구현하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기업이 찾는 인재의 기준은 오히려 기술 밖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정해진 문제를 기계적으로 빠르게 푸는 사람보다 현업과 시장을 이해하고 ‘무엇을 풀어야 하는가’를 스스로 정의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8일 워크모어 여의도당산역점에서 열린 ‘AX 인재전쟁 2026―OpenAI × 조코딩AX 대기업 AX 채용 해커톤’(이하 AX 인재전쟁 2026) 본선 현장에서 만난 기업 심사위원과 주최 측 관계자들의 메시지는 업종과 과제를 넘어 한 지점으로 모였다.
AX 인재전쟁 2026 — OpenAI × 조코딩AX파트너스 채용 해커톤
고성현 조코딩AX파트너스 부대표는 “이번 해커톤은 가상의 사회문제나 퍼즐형 알고리즘을 푸는 기존 방식과 달리, 참여 기업이 업무 현장에서 직접 마주한 고민이나 이미 해결한 비즈니스 과제와 데이터를 참가자에게 제시한다”며 “참여 기업의 테크 리더가 결과물을 직접 평가한다는 점에서도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마이리얼트립, 무신사, 메디테라피, 삼일PwC, 채널코퍼레이션, 카카오페이증권 등 6개 기업이 참여했고, 예선 지원자 5천여 명 가운데 본선에 진출한 60여 명이 이날 해커톤 현장을 찾았다.
예선은 학력과 연령, 이력 등의 정보를 평가에서 제외한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됐다. 별도의 서류 심사 없이 참가자가 AI 도구를 활용해 온라인 과제를 해결하고 결과물을 제출했다. 본선 현장에서는 대학생과 주니어 개발자뿐 아니라 실무 경력을 갖춘 시니어 개발자들도 노트북을 펼쳐놓고 기업 과제에 몰두했다.
OpenAI와 조코딩AX파트너스가 공동 개최한 ‘AX 인재전쟁 2026’ 본선에서 참가자들이 실제 기업의 AI 과제를 해결하며 문제 정의와 솔루션 구현에 집중하고 있다.
AI가 심사하고, 현업이 검증했다
예선 제출물 평가에는 조코딩AX파트너스가 자체 개발한 AI 심사 에이전트가 활용됐다.
문경원 조코딩AX파트너스 CEO는 “이번 해커톤은 참가자의 AI 활용 역량뿐 아니라 평가 과정 자체에도 AI를 적용한 ‘AI 네이티브형 인재 선발’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예선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참가자의 결과물을 직접 채점했고, 우수 인재를 선별하는 데 유의미하게 작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본선 진출자들의 문제 해결 능력이 매우 높아 참여 기업에 적극적인 채용 검토를 권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AI가 단순한 보조 도구에 머물지 않고 인재 평가와 선발 과정에 실제로 활용됐다는 점도 이번 행사의 특징이다. 여기에 참여 기업의 테크 리더가 직접 심사에 참여하면서 단순 경진대회를 넘어 채용 가능성과 현업 적합성을 함께 검증하는 구조를 갖췄다.
조코딩AX파트너스 관계자는 가상의 문제가 아닌 실무 현장의 과제를 그대로 출제한 점, 기업의 현업 담당자와 테크 리더가 결과물과 문제 해결 과정을 직접 검증한 점, 서류 전형 없이 AI 심사 에이전트가 결과물만으로 참가자를 평가한 점을 기존 해커톤과의 차별점으로 꼽았다.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 기업별 과제 공개와 함께 시작됐다. 과제가 공개되자 참가자들은 노트북 화면에 생성형 AI 도구와 개발 도구를 띄우고 데이터 구조와 해결 방향을 모색했다.
기업별 심사위원 좌석 주변에서는 과제 범위와 데이터 활용 조건, 평가 기준을 묻는 참가자들의 질문이 이어졌고, 심사위원들은 참가자들이 문제의 범위를 스스로 좁힐 수 있도록 질문의 취지와 기업이 실제로 겪고 있는 고민을 설명했다.
참여 기업들은 서로 다른 산업과 업무 환경을 반영한 미션을 제시했다. 채널코퍼레이션은 ‘이커머스 에이전트 구현’, 메디테라피는 ‘매출을 만드는 인플루언서 시딩 엔진 기획’, 무신사는 ‘패션·뷰티 트렌드 포착’을 과제로 내놨다. 마이리얼트립은 ‘실제로 떠날 수 있는 여행 AI 플래닝’, 카카오페이증권은 ‘주식 매수·매도 지원 시스템’, 삼일PwC는 ‘Trusted CEO Agent Challenge’를 각각 제시했다. 과제 내용뿐 아니라 제공 데이터와 평가 기준도 기업별로 달랐다.
‘AX 인재전쟁 2026’ 본선 현장에서 기업 심사위원들이 참가자들의 결과물과 문제 해결 과정을 직접 검토하며 실무 역량과 현업 적합성을 평가했따.
AI가 답을 빠르게 구현할수록 사람은 문제를 깊이 정의해야 한다
메디테라피 최창진 상무는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매출 확대 과제에는 정형화된 접근보다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는 발산적 사고가 필요하다”며 “조직 내부에서는 기존 경험에 따라 사고가 고착되기 쉬운 만큼 외부 참가자들의 새로운 관점과 해법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AI 시대에는 솔루션을 구현하는 능력보다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는 역량이 중요하다”며 “현업에서 도메인 지식을 쌓고 세부 업무를 처음부터 끝까지 경험해야 실효성 있는 솔루션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무신사 김상범 전사 테크 리더는 “AI 발전으로 문제를 구현하는 비용과 시간은 줄어든 반면,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를 정의하는 역량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며 “이번 해커톤에서는 참가자가 제한된 시간 안에 과제의 범위를 좁히고 문제를 스스로 정의한 뒤, 제시한 솔루션이 실제 문제를 해결했는지를 논리적으로 연결하는 능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신사와 메디테라피 심사위원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인재상은 단순히 AI 도구를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이 아니었다. AI가 구현과 실행의 상당 부분을 빠르게 자동화할수록 사람의 경쟁력은 현업과 시장을 이해하고, 풀어야 할 문제를 규정하며, 도출된 해법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지를 검증하는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문경원 조코딩AX파트너스 CEO는 AI가 정해진 문제를 푸는 능력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기업의 실제 문제를 발견하고 AI를 활용해 끝까지 해결하는 역량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AX 인재전쟁 2026은 AI가 구현과 실행의 상당 부분을 맡기 시작한 시대에 기업의 인재 기준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보여준 현장이었다. 이제 기업들은 코딩 실력이나 AI 도구 활용 능력보다 문제를 정의하고 비즈니스를 이해하며, 해법을 실제 성과로 연결하는 역량을 새로운 경쟁력으로 평가하기 시작했다. 본선 우수 참가자는 과제를 출제한 기업의 채용 검토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스타트업 생태계 기자단으로 KAIA와 벤처스퀘어가 함께 운영하며 스타트업 현장의 다양한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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