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AI 기업의 성장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매출 확대에서 손실을 얼마나 빠르게 줄이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루닛은 올해 상반기 매출을 두 자릿수로 늘리는 동시에 영업손실과 현금 영업 적자를 함께 축소했다. 2026년 상반기 연결 매출은 457억66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 증가하며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해외에서 전체 매출의 95%가 발생해 글로벌 사업이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비용 효율화와 하반기 매출 집중 구조를 바탕으로 올해 EBITDA 기준 연간 손익분기점 달성 목표도 유지했다.
루닛, 상반기 매출 458억원 기록 (자료 제공: 루닛)
지역별 매출은 해외 434억3300만원, 국내 23억33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매출 비중은 약 95%로, 암 검진 솔루션과 글로벌 제약사 협업 사업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수익성 지표도 개선됐다. 상반기 영업손실은 289억62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19억1100만원보다 약 31% 줄었다. 현금 영업지표인 EBITDA 적자는 292억5200만원에서 146억4800만원으로 약 50% 감소했다.
루닛은 올해 초 비용 효율화 전담 조직을 구성해 사업별 예산 계획과 집행 구조를 점검했다. 업무 우선순위와 예산 투입 기준을 조정하고, 매출 성장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손실 규모를 낮췄다. 하반기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 EBITDA 기준 연간 손익분기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북미 암 검진 30%·루닛 스코프 114% 성장…하반기 매출 인식이 관건
사업별로는 암 검진 AI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가 상반기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암 검진 사업 매출은 428억37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했다.
북미 매출은 같은 기간 30% 늘었다. 영상 판독을 보조하는 루닛 인사이트 제품군과 검진 운영 인프라를 제공하는 자회사 루닛 인터내셔널의 제품군을 함께 공급한 결과다. 기존 루닛 인터내셔널 고객에게 새로운 제품을 추가로 판매하는 업셀링 기회도 발생하고 있다.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의 상반기 매출은 29억29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4% 증가했다. 글로벌 제약사와 진행한 협업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미주와 유럽에서 매출이 집중됐다.
최근에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 개발과 함께 조직 내 단백질 발현을 분석하는 ‘루닛 스코프 uIHC’에 대한 제약사 문의도 늘고 있다. 루닛은 제약사 협업 계약의 매출 인식이 하반기에 집중되는 만큼 4분기로 갈수록 스코프 매출 증가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의료기관과 제약사는 통상 하반기에 예산 집행을 집중하고 건강검진 수요도 하반기에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루닛 역시 지난해 하반기에 약 4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상반기 매출을 웃돌았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이미 지난해 하반기 수준에 근접한 만큼, 회사는 하반기 매출이 다시 상반기를 넘어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암 검진 사업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고, 루닛 스코프도 여러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하고 있다”며 “매출 인식이 몰리는 하반기에는 손실 규모를 추가로 줄이고 더 큰 매출 성장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루닛의 연간 EBITDA 손익분기점 달성 여부는 하반기 제약사 협업 매출이 예정대로 인식되고 상반기에 시작한 비용 효율화가 지속되는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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